[출처] http://blog.naver.com/hong8706/40204260452
추천하는 역사책을 소개해달라는 글을 읽고 자판 두드려 봅니다. 아래의 5개의 책(세트)은 제 개인적인 기준에서 고른 것으로,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님을 먼저 밝힙니다.
이상의 추천 순서는 제가 생각한 '책 읽는 순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즉, 어떤 책이 더 낫다의 문제가 아닌.. 난이도? 혹은 이해 단계?의 문제라고 생각하심 좋겠습니다. 이제 본격 시작해 보겠습니다.

제가 이 책을 가지고 첫째 아들넘, 그리고 친구들을 데리고 '역사수업'을 진행했었는데.. 아주 호응이 좋았던 기억납니다(당시 아들넘 초등 4학년). 즉, 난이도가 아주 있는 책은 아니며, 적당한 유머도 섞여 있지만.. 서구중심적 세계관이 아닌 나름 객관적이려 노력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이건 영국 밖에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지적해야할 게 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영국이 산업화를 통해 급격히 앞서나가자 마자 즉각적으로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들이 꽤 있다는 겁니다. 즉, 영국은 매우 유니크한 사례로 이걸 가지고 모든 나라의 산업화 과정을 비교해버리면.. 모두 다 '열등한 국가'로 치부된다는 것이죠.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려면 1유형의 국가 만이 아닌, 2유형의 국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영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던 나라(미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그리고 식민지가 될 것이라는 공포를 느낀 나라(일본)들이 '위로부터의 산업화'에 성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다름 아닌 시장경제의 출현 여부라고 이 책의 저자, 하야미 아키라 교수는 강조합니다.
<표> 산업화(혹은 공업화)의 유형
유형 | 산업화의 주체 | 산업화의 조건 (혹은 여건) |
1 (영국) | + | + |
2 (일본과 서유럽 대부분 국가) | - | + |
3 (소련과 중국, 그리고 한국?) | + | - |
4 (그외 모두) | - | - |
출처: 책("근세 일본의 경제발전과 근면혁명") 39페이지.




만약 우리가 한 점의 미혹도 없이 마음을 바르게 세운다면 깨달음은 마치 거대한 강물이 터져나오듯 수월해 질 것이다. (중략) 그런고로 우리는 덕성을 함양하고 학문연구에 정진하자.우리가 학문을 연구하면서 게을리한 점은 없는지 덕성을 함양할 때 해이한 점은 없는지 매일 스스로에게 묻자. (중략) 만약 우리가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스스로를 갈고 닦는다면 어찌 발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휴우.. 서양인들이 중국과 교역할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탐험하고 아메리카로 배를 띄울 때, 자신을 돌아보자고 외친겁니다. 뭐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죠. 이런 식으로 자신을 돌이켜보고, 또 고전을 읽으면서 사색에 잠기는 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실사구시'의 태도를 버리고 자신의 생각 속에 빠져들면, 사회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혁신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질겁니다.
이제 우리는 성배를 찾은 걸까요? 주희에게 매달린 명 나라와 남송의 바보 정치가들 때문에 동양이 패배한걸까요?
이에 대해서 이안 모리스 교수님은 '아니다'라고 선언합니다. 이안 모리스 교수님의 주장을 인용해보겠습니다(책 583~585 페이지 부분).
1500년의 피렌체는 문학과 예술과 정치 사이를 편안하게 오가는 천재들로 넘쳐났다면, 1100년 북송의 수도 개봉도 마찬가지였다. 다빈치가 지닌 지식의 폭이 농업과 고고학, 지도제작, 기후 변화, 경전, 민속지, 지질학 에 대해 쓴 심괄의 지식이 드러내는 폭보다 더 놀라운 수준이었을까?송나라의 천재, 심괄은 운하의 갑문과 인쇄기 가동 활자의 원리와 작동법을 설명했고 새로운 종류의 물시계를 고안했으며 400제곱 킬로미터의 늪지에 고인 물을 빼낸 펌프를 제작했다. 마키아벨리처럼 다재다능한 그는 천문대장을 역임했고 유목민과의 조약을 협상했다.(중략)11세기 중국인과 15세기 유럽인은 다소 유사한 쟁점에 직면했다. 둘 다 사회가 발전하는 시기였다. (중략) 둘 다 그들의 '야만적인' 과거를 넘어 영광스러운 고대를 뒤돌아봤다. 그리고 둘다 가장 선진적인 학문 연구를 고대 문학과 예술에 적용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면서 대응했다.
명색이 사학과 출신이면서.. 이 책 덕분에 심괄에 대해 처음 알았습니다. 이안 모리스 교수가 얼치기 동양학자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이 대목에서 충격 많이 받았습니다. 그럼 '주자학 때문이 아니라면, 어떤 요인 때문에 동양이 서양에 뒤쳐지게 되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이안 모리스 교수님의 답은 바로 '지리학'입니다(책 593~594 페이지 부분).
우리는 이미 답을 안다. 이번에도 지도가 중국과 서양이 다른 경로를 가게 만들었다. (중략)유럽의 가장 명백한 지리적 이점은 물리적인 것이었다. 무역에 이로운 탁월풍, 식량과 식수를 조달하기 유리한 섬들의 위치, 대서양과 태평양의 규모 자체가 서양인에게 일을 더 쉽게 만들어주었다. (중략)서유럽 국가들이 흑사병 이후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을 때, 정치적인 지리는 경제적 유인에 힘을 더 보탰다. 대서양 변방에 위치한 통치자들(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은 더 많은 대포를 구입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반면, 돈을 벌 수 있는 일반적인 수단은 바닥나고 있었다. 그들은 새로운 조세 수입원을 제공할 수 있다면 누구가 하는 이야기라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예. 그리고 그 돈을 버는 방법은 동양을 상대로 무역하는 것이죠. 동양에서 생산된 물건을 수입해 서양에 가져오는 순간 엄청난 마진을 남길 수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즉, 두 가지 지리적 요소가 서양과 동양의 역전을 가져왔다는 게 이안 모리스 교수님의 주장입니다.
그리고 조선의 지리적 여건은? 해양은 일본에 막혀있고, 북쪽으로는 청나라에게 침탈당했습니다. 더 나아가 청나라가 명나라 왕족들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시행한 '해금정책'으로 조선까지 항해해 오는 서양의 선박들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중국의 빈자리를 채워 도자기를 판매하면서부터 더 더욱이 서양배가 조선까지 올 이유가 사라졌죠.
물론, 이런 환경에서 조선은 민중 반란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내부 단속에 신경 쓸 수 밖에 없었고, 두 차례에 걸친 반정으로 왕권이 신권에 비해 밀리게 되며.. 양반에게 군역을 부과하는 등의 가장 기본적인 조세 개혁 조차 '대원군' 때에나 가능해집니다.
어떻습니까? 대략 이 정도면, 역사의 전체 흐름과 발전 방향. 그리고 자본주의적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출처] 추천하는 역사책(입문용) Top5 |작성자 채훈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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