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g.naver.com/zisan2000/70170885262
정글만리
조정래 신작 장편소설
네이버 연재소설
저자 조정래. 설명이 필요 없으신 분이겠다. <태백산맥>은 책으로는 다 못읽어 봤어도 영화라도 거의 봤지 않을까 싶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책은 몰라도 '조정래'라는 이름 정도는 들어 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아리랑><한강>등의 대하소설은 너무나도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유명하신 분들의 책은 잘 안읽어져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장편이라 겁이나서 손대지 못했는지 나도 이렇게 인터넷으로 연재 되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좀 더 자세한 작가의 정보를 책 소개에서 퍼 와 봤다.
조정래
저자 : 조정래
저자 조정래(趙廷來)는 작가정신의 승리라 불릴 만큼 자신의 일생을 문학에 온전히 바쳐온 조정래 작가는 한국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조정래 작가 정신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대하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천3백만 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학교,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왜곡된 민족사에서 개인이 처한 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비롯해, 주요 작품으로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恨), 그 그늘의 자리』, 중편집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가 있으며, 이러한 조정래 전반기 문학은 『조정래 문학전집』(전9권)으로도 출간된 바 있다. 이 작품들은 2010년부터 새로운 장정과 편집으로 재출간되었고, 이중 중편 「비탈진 음지」와 「황토」는 장편소설로 개작해 새 ‘정본’으로 삼았다. 최근 장편소설 『인간연습』 『사람의 탈』 『허수아비춤』 등을 발표하면서 시대와 사회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산문집으로『누구나 홀로 선 나무』『황홀한 글감옥』을 펴냈고,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안중근』『한용운』『김구』『박태준』『세종대왕』『이순신』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만해대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 ㆍ 프랑스어 ㆍ 독일어 ㆍ 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중국어 ㆍ 스웨덴어 번역 중),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어마어마한 이력이신 분의 소설이 네이버에서 연재되고 있었고 이제 곧 연재를 마치고 출판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네이버 창을 열때 메인에 '정글만리'라는 제목과 '조정래'의 이름 그리고 일러스트를 보면서 웹툰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는 무심한 생각이었다.
일러스트와 제목만을 보고 웹툰이라고 생각을 하다니, 참 내가 생각해도 내가 한심하다.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보면 '조정래'라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었을텐데 하고 비웃겠다. 하지만, 뭐 이런 내가 나이니 어쩔 수가 있나. 여하튼, 지난 달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주머니도 가벼워져서 책 구입도 못하고 '체게바라 혁명의 경제학'을 마지막으로 책이 똑 떨어졌었기도 했다. 거기다 더불어 주제에 걸맞지 않은 어려운 경제학 책들을 좀 판다고 반년을 끙끙댔더니 머리가 오버히트가 된 듯해서 이제 좀 가벼운 책을 읽어야 겠다라고 생각햇다. 이런 시기에 네이버에 연재 되고 있는 '정글만리'는 몇 일 동안 나의 마음과 머리에 위로가 되었다.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으로 :)
시간 날때마다 휴계실 등에서 읽었다. 전용뷰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읽고 넘기고 다음 회차로 이동이 편리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뒤로 가면 갈 수록 점점 재밌었다. 중국,한국,일본 등의 사람들이 얽히고 섥혀서 벌어지는 비지니스의 세계. 중국을 배경으로 각 나라의 사람들의 심리를 어쩌면 그렇게 디테일하게 그려낼 수 있는지 작가의 이름이 허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등장인물 소개
전대광
대학을 졸업하고 종합상사에 취직해 중국에 파견된 이후 십여 년 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 속에서 사회주의에 침투한 자본주의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해 온 40대 중반의 한국인 비즈니스맨.
서하원
전도유망한 성형외과 의사였으나 예기치 못한 의료사고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성형외과 의사. 한류의 붐을 타고 중국 내 성형시장에서 재기를 꿈꾼다.
김현곤
한국 철강기업의 부장으로 열심히 일하던 중 수주한 프로젝트가 중국 내 알력 싸움으로 무산되자 중국 동부지방보다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서부의 시안으로 좌천된다.
샹신원
상하이 세관원에서는 높은 직위인 주임이자 중국 정치의 중심인 상하이방의 일원. 세관을 통과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정도로 막대한 권력을 가졌기에 그로 인한 비리로 부를 쌓고, 본처를 두고 축첩을 하는 등 중국 부유층의 세태를 두루 보여주는 인물이다.
송재형
중국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 베이징대에서 유학 중인 전대광의 조카. 부모님의 권유로 경영학과에 진학했지만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더 깊이 공부하고자 전과한다. 사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수재들조차 버리지 못하는 중화사상과 당에 대한 믿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리옌링
베이징대 역사학과에서 공부하는 광저우 거부의 딸로 송재형과 역사탐방을 다니며 사랑을 키운다. 보통의 20대 중국 여성들처럼 자유연애에는 거부감이 없지만, 아버지의 축첩 사실을 알고는 분노한다.
왕링링
거침없는 사업수완으로 단기간에 재계의 큰손이 된 골드 그룹의 회장. 젊고 아름다운 외모로 상하이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었으나, 출신지나 자금의 근거 등은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낸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집에서는 아이패드1세대로 뒹굴거리며..1세대는 무거워..
미국과 일본과 한국인의 시각에서 각기 중국을 바라보는 모습을 그리는데, 그들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의 문화를 무시하며 수준낮게 보면서도 어느 순간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리고, G2가 되버린 중국의 압도적인 권력을 보여주고 공산당원들의 일상화된 정경유착과 문란한 사생활(적어도 우리나라 기준에는)을 이야기와 함께 버무려 낸다.
비지니스 맨들의 거래 성사와 실패를 보는 장면과 영업과정에서의 로비, 그리고 접대를 하면서 나누는 야한 이야기들은 마치 무협지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게 했고, 중간 중간 전대광이나 서하원, 김현곤 등의 입을 빌어 뜬금없이 내뱉는 노동자의 삶이나 오래된 문화유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마치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 보면, 중국의 역사가 보이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사회비판이 담겨져 살아서 펄덕거리며 튀어 올랐다. 작가의 공부의 깊이와 내공의 깊이가 화려한 수식어나 말장난보다 담담히 던지는 대화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껴 졌다.
▲때로는 컴퓨터 모니터로도 읽었다.
아무래도 웹으로 연재 되는 소설이다 보니 편의성은 있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종이책 손 맛을 아는 나에게는 한 이틀 지나자 모바일이 주는 편의성 보다 종이책의 감촉이 그리웠다. 다행히 7월에는 완결을 하고 책으로 발간한다고 한다. 지금은 예약만 가능한 상태.
모바일로 슉슉 넘겨 가면서 봤더니, 책갈피를 못해 놓은 불찰로 인해 좋은 대목을 인용하지도 못하겠다.
"벌써 1500년 전에 세운 건데, 저건 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건물인 셈이지요."
"참, 말이 안 나오네요. 저렇게 거대한 탑에, 그렇게 깨알만한 황금 딱따구리까지... 극대에서 극소까지 이미 오래전에 다 해버렸군요. 결국 모든 문화유산이란 황제나 귀족들의 노고나 업적이 아니라 천대받으며 산 미천한 사람들의 피땀이에요. 그래서 문화유산은 더 소중한지도 모르지요."
전대광이 진지하게 말했고,
"예. 나도 시안에 와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김현곤이 나지막하게 대꾸했다.
-정글만리 中
사실 좀 뜬금 없는 딴지 일 수 있겠지만, 비지니스의 세계는 정글과도 같고 중국이라는 곳의 상황이 무림같아서 그런지 무협지의 단편처럼 주인공들은 중국의 화려한 밤문화를 때론 즐기기도 하고, 중국의 관료들은 얼나이라고 말하는 첩을 당당히 거느리기도 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런 비지니스의 세계에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중간중간 중국의 문화재를 보면서 오래전의 노동자들을 생각하며 던지는 대사나 발전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며 토목건설을 밀어붙이며 뒷돈을 챙기는 관료들을 비판하는 대사들을 보고 있자니, 좀 뜬금없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아무리 중국이라고 치고 영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접대를 위해서 여자끼고 흥청거리던 사람들이 갑자기 도덕군자가 된 듯이 던지는 멘트는 사회비판적 의식을 담고 있어도 좀 안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또 돌이켜 내 자신을 돌아 보니 그건 또 아니었다. 나는 평소에 삶을 얼마나 도덕적으로 살았다고 정치인 욕을 하고 사회를 비판했나 싶다. 결국 사람이란 도덕적이면서도 타락했고, 이기적이면서도 이타적이고, 선하면서도 악하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조정래 작가는 이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군상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었다. 베이징,상하이 등의 여러 명소들을 둘러보며 묘사를 하는 부분들은 너무나도 디테일했다. 개인적으론 거의 십년전에 다녀온 중국의 모습이 겹쳐져서 더욱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재미있다. 하지만, 종이책이 간절하다. 내가 이렇게 종이책을 좋아 했었나 싶다. 중국의 모습과 역사,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비지니스 정글의 세계. 수 많은 불합리함. 중국만의 일이라고 보기에는 뜨끔한 시선들이 어우러져 소설속에서 펼쳐 진다. 스마트폰으로 게임만하시는 분들에게 간편히 볼 수 있는 이 '정글만리'를 권해드리고 싶다. 스마트폰은 게임전용기로 사용하지 마시고 이렇게 책 한 권 보시는데 써 보시라. 헤어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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