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삶의 의미를 찾아서

억스리 2008. 11. 23. 14:05
삶의 의미를 찾아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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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당신에게 “당신은 무엇을 위하여 사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나는 무엇(?)을 위하여 또는 누구를 위하여 살고 있습니다.” 라고 당당하게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사람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누구나 일생을 살아오는 동안에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하고 자기 자신에게 한두 번 물어본 경험은 있을 것이다. 특히 자신이 인생의 역경에 처하거나 깊은 좌절감에 빠져있을 때 말이다.


   언젠가 프랑스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때 응답자의 89%가 ‘그것이 사람이든 가치든 그 무언가를 위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대답하였다. 또 미국에서 대학생 8천명을 대상으로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78%의 학생이 ‘내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삶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인간의 극한 상황에서 여느 누구도 ‘삶의 의미’에 대하여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 1905-1997)보다 더 깊이 생각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오스트리아의 빈 대학의 신경정신의학 교수로 있다가 2차 대전 중에 아우슈비츠와 다카우 등지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프랭클 박사는 전쟁후 빈 대학에 다시돌아가서 수용소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Man's Search for Meaning, Man's Search for Ultimate Meaning 등 30여권의 책을 썼으며 ‘실존 심리학’과 ‘로고세라피(Logotherapy)' 이론을 창안하였고 미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심리치료에 크게 공헌하였다.


   프랭클 박사의 Logotherapy 는 그리스 말의 ‘logos=의미’와 치료에서 나온 것이며, 인간이란 존재의 의미를 묻고,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에 초점을 둔 과거보다 미래의 의미 지향적 심리치료법이라 하겠다. 프로이트의 ‘쾌락을 향유하려는 의지(will to pleasure)’나 아들러의 ‘군림하려는 권력에의 의지(will to power)’에 대비하여 프랭클은 ‘의미를 찾고자하는 의지(will to meaning)’를 인간의 원초적 욕구로 파악한다. 자기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책임감을 느끼지 못할 때에 즉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가 좌절될 때에 사람은 ‘정신인성 노이로제’에 걸리게 되며 무의미, 무책임, 나태에서 오는 덧없는 인생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프랭클 박사는 ‘삶의 의미’에 대하여 ‘인생의 추상적 의미를 찾아서는 안된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루어야 할 소명이나 사명이 있고 완수해야 할 구체적인 책무가 있다’고 말한다. 20세기 이후에  전세계적으로 만연한 실존적 공허감과 권태감, 상실감을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책임을 질 줄 알고 자기 인생의 드러나지 않은 삶의 참다운 의미를 이 세상 안에서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프랭클 박사는 ‘사랑을 통해서만 상대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으며, 또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실현되어야 할 자기 자신의 참모습에 눈 뜰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프랭클 박사는 니체의 말 가운데 “‘왜 사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 낼 수 있다”는 말을 가장 즐겨 인용한다. 어떻게 보면 '삶이란 결국 그렇고 그런 것이라'고 하겠지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 가운데서 ‘우리의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다시 한번 자신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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