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공황 전야

억스리 2008. 11. 23. 20:21

공황

전야

한국경제의 파국을 대비하라

 

 

 

 

경제방 초고수 ‘SDE’ 냉철한 현실경제 해부와 전망

 

 

 

안녕하세요.
아고라가 차암 빠르긴 하네요.
SDE 님의 책이 모레 나온다는 낭보를 전하려 왔다가, 어떤 분께서 올리셨더군요.
댓글도 주주룩.... ^^

 

저는 SDE 님의 <공황전야 : 한국경제의 파국을 대비하라>를 맡은 담당 에디터입니다. .

이 책을 기획하고(표현이 주제넘네요. "SDE님을  설득하고"로 수정^^)

한달 꼬박 편집했습니다. 

 

먼저 홍보자료는 저희 블로그에 올려놓았습니다.

궁금하신 분이 많으신데... 책도 "미리보기" 하실 수 있구요,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http://blog.daum.net/jianbooks

http://blog.naver.com/jianbooks

 

책 만드는 사람으로서, 아주 아주 사적으로는, 무척이나 뿌듯합니다.

아고라는 저도 애독하는 미디어인데...

아마 제 짐작이 맞다면,

아고라에서 올라신 재야의 고수가 내신 책은

<금융공황>이 첫 책이 아닐까 싶어서 그렇습니다...^^

 

아고라가 보수 진영의 십자포화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최고 지성이라는 것을

작심하고 보여준 듯해서, 개인적으로 속이 시원합니다.^^

그리고 훗날 어느 역사학자가 아고라의 '집단지성'에 대해 논할 때,

아고라 고수의 첫 책인 <금융공황>이 언급되지는 않을까....

야밤에 혼자 배시시 웃어보기도 합니다.

(책 한 권 출산하면서 진을 뺀 뒤 나타나는 후유증입니다.ㅎㅎ)

 

무엇보다, 그동안 구독료도, 수강료도 안내고 아고라에서 많은 것을 배웠던 마음 빚도

이 책을 내느라 한 달 꼬박 고생한 것으로 조금은 덜어낸 듯도 하구요. 

 

홍보는 한 발 늦었으니,

우여곡절이 많았던 뒷이야기를 올릴까 합니다.

몇일 전  책 마감하고 블로그에 끄적였던 글인데요. 약간 손봐서 다시 올립니다^^

 

요즘 하루 하루 우울한 뉴스만 들립니다.

주가, 환율, 부도, 위기, 디플레이션, 구조조정...

10여년 전 IMF 구제금융 시절이 다시 돌아온 듯합니다.

 

몇달 전만해도 몇달 전부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싶었습니다.

미국에서 집값이 떨어지고 대출금 못갚는다고 우리까지 다들 이런 어려움을 겪는건가???

MBC 뉴스데스크를 꼬박 봐도 뭔지 모르겠고,

신문을 매일 두 개씩 습관적으로 보지만 고개가 갸우뚱해질 때가 많았습니다.

뭐 좀 안좋다고는 하는데... 별 것은 아니라는 투였거든요.

 

나만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는 건가?? 

 

참고로 저는 경제에는 "젬병" 수준에 가깝습니다.

주식의 '주'자도, 펀드의 '펀'자도 모르고, 당연히 한번도 기웃거리지 않았습니다.

현금 보관소 정도로 쓰는 10년 넘은 '보통예금'도

은행 아가씨가 무슨 CDM인가 CDMA인가 하는 통장으로 바꾸는게 좋다고 했지만,

그냥 놔두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귀찮아서'입니다.

그냥 뭐 일한 만큼 벌고, 버는 만큼 쓴다, 는

참으로 '천민'스러운 마인드의 소유자입니다.

경제를 알려고 하지 않았으니, 자연히 알 턱이 없었지요.

 

그런데 친구, 동료들 보니 주식이랑 펀드를 안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몇달 전부터 반토막났다고 울상이지만, 그게 사실 무슨뜻인지 잘 몰랐습니다.

왜 그렇게 되지?? 라는 의구심 뿐이었지요.

몰라서 물어봐도, "나도 잘 몰라!"는 퉁명스런 답만 들었습니다.

 

저의 기준으로는 그저 단지, 아파트 대출금 이자가 꽤 많이 올라서 부담이 된다는 것,

아파트 값이 꽤나 떨어져서(요 몇년 떨어진 적은 없었지요) 동네 아주머니들이 걱정에 걱정인거랑, 

이름만 대면 알만한 큰 출판사들이 곧 어떻게 된다더라, 건물 팔려고 내놨더라...는 흉흉한 이야기...

그리고,

요 몇달 책 판매 수금액이 떨어져 월급날이 미뤄졌다는 것,

정도였습니다.

 

석달 전쯤 자수성가한 중소기업 사장님을 간만에 뵀습니다.

중졸 출신이신데,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서 청소부터 시작해 40년 일해 일가를 이루신 분입니다.

3년 전쯤인가요.

"이 업에 평생을 바쳤는데 결국 남는 건 땅값뿐이더라"며 씁쓸하게 웃으시며 은퇴하시더군요.

공장 부지가 수용되서 큰 돈이 되기는 했고,

대한민국에서 제조업의 희망이 없다면서 손주 재롱이나 보며 사시겠다는 것이죠.

40년 일한 기름밥 먹으며 일한 보람이 결국 공장 땅값이었다니...

그것이 해피엔딩인지 잘 가름이 되지 않더군요.

 

그 분과 식사를 하는데 그러시더군요.

"쌀 몇 가미니 사두고, 대출금 있으면 최대한 갚고,

 돈 쓸 일은 하지 말고 2-3년 버틸 준비하라" 그러셨습니다.

아파트 대출금이 꽤 되는 것을 아시고는 "당장 팔수있으면 팔고, 전세 들어가라"고 하시더군요.

"쪽팔림"은 순간이지만, 견디는 시간은 오래 갈 것이라구요.

(여기 어느 분의 말고 참 비슷한 것이... 놀랍습니다. 석달 전인데요^^)

 

그때만해도 사실 좀 뜨악하긴 했습니다.

나만 분위기 파악 못하나?

그래서 어찌어찌 아고라 '경제방'을 처음으로 들락거리면서 눈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생 코스피 지수가 얼마나 되는지, 환율이 얼마인지,

한번도 찾아볼 일이 없었던 저로서는 참으로 난해한 별쳔지 공간이더군요. 

 

그렇게 뜨믄뜨믄 눈팅하다보니, 

많은 분들의 번뜩이는 글들을 보면서 스스로 조금씩 계몽도 됐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 나름 배울 점도 많았구요.

무엇보다 제가, 경제란 돈 좀 있고 재테크라는 걸 하는 사람들이나 신경쓰는 것이라는,

참으로 무지한 생각에 젖었던 제가 슬슬 재미를 느끼게 되었구요.

 

모르는 말은 네이버 지식검색 뒤지고...

생에 처음 경제서도 두 권 사서 봤구요.

'미네르바'는 다시 말할 것도 없고 '상승미소' 'SDE' 'Readme' 같은

'경방 고수님'들의 아이디도 자연히 눈에 들어오고,

기약 없는 연서 기다리듯, 고수님 글이 올라올 때를 손꼽게 되고요.

 

개인적으로는 개인적으로 SDE 님의 글이 좋았습니다.

제가 다소 경제적 지적 수준이 낮다는 약점이 있어서인지,처음 개념부터 말해주시는 것이 좋았고,

옛날 IMF 등 통시적, 공시적 방법으로 설명해주시는 것도 그랬지요.

(물론 게중에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를... 어려운 내용도 있었지만요)

 

그리고 뉴스가 나오면, 그것의 의미에 대해 글을 올려주실 때는,

비교삼아 신문과 비교해봐도, 그것이 지 입장과 관점 차이가 아니라,

이것은 정말 내공과 수준의 문제라고 밖에 볼 수 없을 만큼 극명하게 대비되더군요.

 

그리고 굵직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친절한 해설과 풀이를 올려주시는 성실함이라니...

선정적인 수사를 동원하며 현란한 지적 유희를 즐기시는 것도 아니고, 

얼핏 글이 밋밋하게 고저가 없어 보이지만

밑줄을 치면서 진지하게 공부할 수 있게 해주신 분입니다.

 

무엇보다 심적으로 정말 이 나라 경제가 걱정스러워서,

그 걱정을 함께 여러분들과 나누려는 님의 진정성에 무척 마음이 끌렸구요.

(물론 다른 많은 아고리언들도 다 그러하십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새로운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것으로 밥을 빌어먹는 저로서는 불쑥 욕심이 났습니다.

이거 아고라 경방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읽히자.

그리고 참으로 믿기 힘든 정치권과 정부 사람들도 읽고 다들 공부했음 좋겠다...

무식하게, 뉴스만 보고, 모 보수신문만 보고, 안이하게 있다가

지난 IMF처럼 어느날 갑자기 뒷통수 맞지 말고,

이런 정보를 책으로 함 나눠보자....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출판사 내부에서 논의 끝에 출간을 추진해보기로 결정되었구요.

사실 경제 현업에서 일하시는 '선수'일 가능성이 높은데 

요즘 폭압적 분위기에서 여러 정황상 실명을 밝히고 책을 내시기는 힘들 것이라 짐작은 했지요.

그러면 익명의 한 네티즌이 펴내는 책이

과연 한국 독자들에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까... 저로서는 사실 긴가민가했지요.

 

(참고로 우리나라 독자처럼 '저자'의 출신 성분을 따지는 곳도 없지 싶습니다.

 그 분야의 학자나 교수나 전문가가 아닌 저자가 낸 책은 거의 무조건 '아류' 취급을 해버리니까요.

 반대로 이름께나 알려진 사람이 쓴(혹은 누가 대필해 준) 책은 품질과 관계 없이 잘 팔리구요.

 좋은 책을 기획해서 내는 편집자로서는 참 맥빠지는 현실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 분을 어떻게 수배할 것인가였습니다.

오만 가지 방법으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흔적을 찾았는데,

이상하게도 경제학계도 아니고, 금융산업 종사자도 아니고,

무슨 공학쪽...이 나오는게 아니겠습니다.

순간 좀 당혹스러웠죠.

 

공학 관련된 분이 SDE 님이라고??

그 때만 해도 좀 믿기지 않았습니다.

어떤 경제학과 교수님이 자기도 실물경제를 이렇게 빠삭하게 알지 못한다고 자백하신 바가 있는데,

그런 내공의 소유자가... 시쳇말로 '공돌이' 출신??

 

우연히 아이다 비슷한 것뿐이 아닐까... 싶어서 우물우물하고 있었는데,

옆에 동료가 한마디 쏘아붙이더군요.

"그거 고정관념 아냐?

 우리나라 주식 누가 젤 전문가야?  몇년전엔 모 변호사였자나?

 (지난해 누군가의 방패막이로 동원된 뒤 영전하신 그 분.)

 지금은 누구? 의사지?? 근데 왜 공돌이 출신은 경제 고수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구요.

(나중에, 이 역시 아고라에서 알게된 것인데,

 SDE 님 10여년 전 하이텔 PC 통신 시절부터 IMF 사태를 예견하며

 날리셨던 분이더군요. 10년여년 만의 귀환이라니...

 아직도 10년 전의 SDE 님을 기억하시는 분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암튼, 그쪽으로 일단 메일을 날렸습니다.

혹시 SDE 님 아니시냐... 맞다면 좀 연락을 달라. 예기좀 나누고 싶다...

그리고 한 이틀쯤 뒤에 참으로 간단한 내용의 답멜이 왔습니다.

본인, SDE 맞다구요.

 

저는 앞뒤 가리지 않고, 그때부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결론이야 한가지였조. 제발 책 좀 내자구요.

그렇게 해서 결국 책을 쓰도록 설득하기까지,

아니 SED 님께서 책을 내는 것을 결심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SDE 님 기준으로는 확고한 생각이 있으셨는데,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다,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다, 

경제 분야에서 일을 하거나 학계에 있는 것도 아닌데 책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일 것이다...

경제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악회되고 있어서 출간 타이밍을 못맞출 것이다... 등등.

 

그래도 "이 정보를 많은 이들을 정확히 현 상황을 정확하게 보는데 도움이 되어달라"

간곡히 부탁드렸고, 다소 밀고 당기기가 있었지만, 결국 오케이를 해주셨지요. 

그게 한달 전이었네요.

 

그로부터는 SDE 님께서는 밤샘을 해가시면서

일사천리로 방대한 양의 원고를 정리해서 보내주시기 시작했습니다.

당신께서는 다른 중요한(!) 본업 때문에 참으로 바쁘신 것이 분명했지만요.

 

아고라에 쓴 올리신 글이 일부 뼈대는 되었지만,

책을 기왕에 내는 것이면 많은 분들이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는

SED 님 본인의 의견으로  스스로 '자학' 모드에 들어간 것이죠.

잘 모르는 제가 봐도, 많은 통계와 자료를 책을 위해 새로이 수집하시는 것도

참 보통 일이 아니다 싶더군요.

 

그렇게 한달 가까이 서로 주말도 잊고 매진한 결과,

드디어 곧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책은 어제 나왔습니다. 서점까지 가려면 통상 2-3일 걸리거든요.)

 

여기 경방 아고리언들이야 SDE 님을 잘 아시니까 책이 어떨지 잘 아시겠지만,

몇 달전 SDE님이 우려했던 일들이 지금 차근차근 현실화되는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저 같은 새가슴에게는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공황 전야> 이 말에 다 담겨 있는 것이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앞으로 우리 경제의 미래가

(정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예측가능한 범위내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이

이 책의 독자분들에게는 위안이 되실지, 되레 우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르고 뒷통수 맞느니, 기왕이면 알고 맞으면 덜 아프고 덜 상하겠지요.

그리고 앞으로는 정치인들의 언사에 놀아나지 않고,

이제는 진짜 앞으로 어떻게 해야 뒷통수를 맞지 않을지... 알수 있겠구요.

 

이 책은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가 더불어 다 잘살기 위한

위대하지만, 작은 첫 첫걸음이라고,

이 책의 최초 독자인 에디터로서 "감히" 말씀올립니다.(급 흥분^^) 

 

지난주 편집 막바지에, 이 책의 본문 서두를 어떻게 고민하다가

SED님이 인용하신 어느 대목을 첫머리에 올렸습니다.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

 

미국 대공황기에 재무부에서 뉴딜정책을 추진했고,

버블경제론의 이론을 닦은 MIT 경제학과 교수인 故 찰스 킨들버거 교수의 말입니다.

이 말로 이 책의 존재이유는 충분히 설명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판단은 독자 여러분의 해주시겠지만요.

 

감히, 여러분께 한가지 부탁드리건대,

여기 경방에 계시는 분들이야 잘 아시고 대비하시겠지만,

주변 분들에게 널리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엊그제 뉴스를 보았더니

내년 예산 수정안에서 정부 여당은 서민과 빈곤층의 복지비는 대거 삭감하고,

청와대며 국회며, 자기들 업무활동비는 슬쩍 늘려놓았더군요.

정부 여당에서는 국정원이 국가기관의 모든 보안업무를 총괄해 감독하는,

그러니까 언론 등 밖으로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구요,

어제 대통령은 외국에서 "경제도, 환율도 정부가 개입하지 말고 놔둬야 한다"는 취지의,

얼핏 생뚱맞지만 나름 의미심장한 말을 기자들 앞에서 던지셨다더군요.

 

각자 알아서 살라는 것인가??

 

그런 것이겠지요. 정말 각자 위기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네르바'님 말처럼,

"닥치고 현금"이고, 실직을 대비해 가족들 6개월 생활비를 챙겨두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아울러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도 제대로 알고 계셔야 하지 않겠어요?

비록 그것이 개인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거대한 경제/권력 시스템의 작동원리라 하더라도요.

 

SDE님께서 이 책 머리말에서 밝혔듯, 

저 역시 이 책이 전망하는 우울한 우리 경제의 미래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결국 그리 되고야 마는 것은 아닌지 정말이지 걱정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리 현실을 제대로 아시는 분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진짜 시온을 찾는데 동참하실 분 역시 많아지리란 희망도 가져봅니다.

 

참고로,

이 책의 모든 미덕은 SDE 님의 것이며,

이 책의 모든 흠결은 에디터인 저의 불찰입니다.

 

많은 고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문화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소중한 나  (0) 2008.12.01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0) 2008.11.24
삶의 의미를 찾아서  (0) 2008.11.23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한비야  (0) 2008.11.23
대공황의 습격   (0) 2008.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