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대공황의 습격

억스리 2008. 11. 20. 09:58

자본주의의 파국 그리고 미래
대공황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있다. 개인도 국가도 오로지 생존이 문제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조종이 울리고 있다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찾아서
송희식 지음 (98년 10월 30일 도서출판 모색)

부는 누군가의 채무이다. 그런데 채무는 계속적으로 증가할 수 없기에 부도 계속적으로 증대될 수 없다. 어느 순간에 이르면 채무는 상환할 수 없게 되고 그와 동시에 부는 파괴된다. 즉 채무를 받을 수 없으므로 부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세계 경제는 계속 부를 증대시켜왔으며 이것은 채무가 계속 증대되어왔음을 말한다. 그 채무가 상환 될 수 없을 때 부는 파괴된다.


이 채무들이 언제까지 계속 증대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는 그 한계는 어디일까?
환상으로서의 부는 현시점에서 폭발적으로 증대되고 있으며 이 부가 오늘날 세계 경제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파생금융상품이라는 부는 그야말로 환상의 극치이다. 오늘날 부는 실체적인 모습이 없어도 다른 누구에 대한 채권이 아니면서도 성립할 수 있다. 이것이 그야말로 자본주의 고유의 발명품이다. 20p



화투판이 깨지는 날

결론적으로 이러한 자본주의 경제는 유지될 수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가 유지된다는 것은 부 . 즉 채무와 환상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런데 부는 너무 증대 되었고 그 근거마저 없기 때문에 이제는 그 부가 파괴될 시점에 이르렀으며 이미 파괴되고 있다. 22p



오늘날 세계 경제는 거대한 화투판과 같다 이 화투판에서는 현금이 아니라 칩으로 화투를 치고 있다. 패가 몇 번 돌아 노름꾼들이 가진 칩은 수천만원 어치가 되었고 그들은 또 물주로부터 계속 칩을 빌려 판돈을 키운다. 그런데 실제 칩을 빌려준 사람은 현금 백만원을 갖고 이중삼중으로 여러 사람에게 빌려준 것이었다. 이 화투판에서 몇사람이 손을 털고 일어섰다. 그 사람들은 돈을 많이 땄기 때문에 아무래도 예감이 불길하여 일찌감치 현금을 확보하려는 속셈이엇다. 그런데 그들이 칩으로 돈을 바꾸려고 하자 현금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고함이 오고가고 그 바람에 화투판은 깨지고 남은 현금을 서로 차지하려고 난투극이 벌어졌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화투판이 깨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화투판이 깨지는 날 , 그날은 화투판 밖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먼저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23p

공황이란 부의 파괴 현상이다. 이제까지 축적한 부가 하루 아침에 파괴되는 것. 그리고 그 때문에 경제 전체가 마비되는 것 이것이 공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황에 대해서 간결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즉 소수의 부가 너무 증대되어 어느 한계에 이르면 그 부가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거나 파괴된다는 것이다. 부는 채무이며 환상이다. 결국 채무는 상황되지 못하고 언젠가 환상은 깨어진다. 26p


소수의 부가 계속 증대되는 과정은 결국 그 부의 이면으로서 채무가 누적되고 환상이 환상을 부르는 과정일 따름이다. 어느날 본질로서의 채무는 더 이상 상환되지 못하고 사람들은 환상에서 깨어나 실체를 확보하려고 한다. 그 시점에서 공황이 폭발하는 것이다. 26p

자본주의 경제에서 공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가 그만큼 부의 다양한 형태를 발전시켰기 때문에 쉽게 부가 증대되고 쉽게 파괴되기 때문이다. ... 채무와 환상의 형태를 보다 다양하게 개발해 왔다는 것이다. 26p


미국에 있어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빈부의 격차가 증대하는 것이 왜 대공황을 야기하는가? 그것은 동양 왕조의 붕괴가 주는 교훈과 마찬가지로 부자가 벌어들이는 불로소득을 가난한 사람들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27p1920년대의 끝에 대공황의 붕괴가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호황은 늘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35p


세계를 움직이는 채무와 환상의 부가 붕괴되고 결국은 미국의 세뇨리지까지 소멸하는 대공황, 그리고 천년단위의 거대한 문명의 전환을 가져오는 자본주의 최후의 대공황이 시작되고 있다 36p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렇지만 살면서 매순간 죽음을 의식하지는 않는다. 경제적 호황도 그렇다. 호황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호황에도 끝이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다. 전혀 실감할 수 없는 일이기에 , 지금 미국이 그렇다. 미국 이외의 전 세계 모든 지역이 불황속에 허덕이는데도 미국의 호황은 수십년 더 갈 것이며 심지어 미국은 경기변동이 없는 신경제로 이행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다.

그 끝은 어떻게 오는가? 공황은 부가 파괴되는 현상이다. 부는 채무와 환상이다. 그렇다면 부의 파괴는 채무가 상환되지 못하여 올수도 있고 환상이 깨지면서 올 수도 잇다. 37p


미국의 대붕괴는 어떻게 시작될 것인가? 1929년 월가의 주가폭락과 같이 환상의 붕괴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또는 채무가 상환되지 않아 붕괴가 시작될 수도 있다. 만약 환상이 깨어지는 것으로 대붕괴가 시작된다면 그것은 어느날 갑자기 일어날 것이다. 당장 몇 달후 1999년 혹은 2000년 어느날 갑자기 미국 주식시장이 굉음을 내면서 붕괴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몇 번에 걸친 상당한 규모의 붕괴가 있은 후 마지막으로 거대한 폭락이 일어날 것이다. 몇 차례의 폭락이후 미국의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알게 모르게 이제 끝이 다다랐다는 인식이 스며들다가 어느날 갑자기 투매가 시작된다. 1929 대공황 때가 그러하였다 38p


금융상품 시장. 은행을 포함한 모든 금융시장에서 거대한 파산자들이 하나둘 나타날 것이다. 그때마다 각국 정부들은 응급처방으로 대처할 것이다. 그것이 계속 누적되다가 어느날 마침내 환상이 깨어지는 날이 온다. 38p

대공황 제4시나리오

미국자체에서 야기되는 예상(그리고 환상)의 붕괴이다.
929년 대공황은 이러한 과정(부채상환불능)을 거치지 않았다. 그것은 환상의 붕괴로 �가됐다. 어느날 갑자기 주식시장이 대폭락을 한 것은 다른 곳에서 부채가 지불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 투자가들의 예상이 붕괴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많은 학자들이 미국 경제를 터지기 직전의 고무풍선에 비유한다. 오늘의 세계 금융체제에는 이러한 고무풍선을 터뜨릴 많은 바늘들이 너무나 많이 널려있다. 57p


지난 30년대 대공황 전야, 당시 월가의 큰손이던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아버지는 구두닦이들이 주식을 샀다고 떠드는 소리를 듣자마자 자신의 주식을 모두 팔아치워 재산을 보전했다. 주식이란 사는 사람이 있어야 값이 오르는데 구두닦이까지 주식을 샀다면 이제는 파는일만 남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오늘의 미국의 주식시장도 이런 상황에 다가서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 투기를 할 때 이제는 더 이상 살 사람이 없는 그때에 모든 사람들이 팔자고 돌아서 마침내 아무도 팔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주식이 폭락하여 살 사람이 없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실물시장에 비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금융시장의 규모 그 자체가 바로 거대한 경제 핵폭탄인 셈이다. 58p


장기에 걸쳐 달러는 지속적으로 신뢰를 상실하고 전 세계경제 시스템의 대붕괴가 일어나는 시점, 즉 달러화의 가치가 대폭락하여 마침내 세계의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사태 그리하여 새로운 기축화폐가 등장하거나 세계의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변혁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은 2007년 이전의 일이 될 것이다.
달러가 휴지가 되는 그날을 향해 세계는 지금 어둡고 긴 터널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뉴딜정책은 실패했다.



뉴정책이 미국 경제를 공황으로부터 구출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경제는 1937년에 다시 침체기로 들어가 증가세로 돌아서던 농촌구매력이 다시 급락하였으며 공업도 다시금 정체에 빠져 실업률도 1938년에는 다시금 19퍼센트로 상승하였다


미국 경제를 공황에서 구한 것은 다름 아닌 2차 세계대전이었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정부 지출은 두 배로 늘었다가 다시 또 두 배로 늘었다. 재정적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전쟁이 미국 경제를 구한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 자본주의를 비꼬는 사람은 미국 자본주의를 전쟁 자본주의라고 하는 것이다. 케인즈는 후에 이렇게 고백했다.

“ 생각하건데 자본주의적 민주국가에 있어서의 나의 이론을 실증할 만큼 대실험이 필요한 만큼의 대규모 지출을 계획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고서는 정치적으로는 불가능한 것 같다. ”

미국의 전쟁 중의 평균 성장률을 보면 불황기의 약 9배, 이전의 번영기의 약 4배에 이르고 있다. 미국 경제는 전쟁 중에 군사병력인 약 1천 4백만이 생산활동으로부터 제외되어 있음었음에도 총생산은 과거의 평화시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빵도 두배,대포도 두배로 증가했다. 아이젠 하워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된 그해 선거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2차대전이야 말로 뉴딜정책이 이룰 수 없었던 것을 이룩하였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70p



디플레이션에서 대공황으로

디플레이션에 의한 불경기는 일시적 경기후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디플레이션은 본질적으로 전 세계로 파급되어 세계적인 공황으로 발전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이점에서 일시적인 경기후퇴와는 다르다 . 지금 세계는 어느 한곳에서도 디플레이션을 정복해서 정상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곳이 없다.


디틀레이션에서 공황으로 진행되는 과정은 특별한 계기없이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동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완전히 경제가 괴멸해 버리고 끝나는 것일 수도 있다. 1929년 대공황은 세계 2차대전에 의하여 회복되었다. 그런데 만약 전쟁이 없었다면 저절로 회복될 수 있었을까? 다른 인위적인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결코 저절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 디플레이션이다 73p

이를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 각 왕조의 멸망,로마제국의 멸망 등이 장기적 과정의 종말을 보여준다. 로마제국의 경우 불경기가 시작되면서 다시는 회복되지 못한채 시장경제자체가 붕괴해서 자급자족 경제인 중세경제로 영원히 후퇴해 버렸다 73p


타이타닉호의 악사들


3등칸 인생과 1등칸 인생

영화 타이타닉을 보면 침몰하는 배에서 죽을 때까지 연주를 계속하는 악사들이 나온다. 거대한 타이타닉 호가 빙산에 부딪혀 침몰이 시작되었을 때 배안에는 연회가 한창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은 호화롭게 차려입고 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춤을 추는 상태에서 배가 침몰하기 시작햇다. 처음에 배가 침몰한다는 사실을 안 사람은 없었다. 배가 빙산에 부딪혀 일부 부서진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75p


대공황도 이와 같이 3등 인생은 정보가 가장 늦고 속수무책으로 제일 먼저 희생당한다. 그리고 1등칸 손님부터 구명보투에 타기 시작하지만 저 타이타닉호 악사들은 연주를 계속한다. 마지막 보트가 내려질 즈음에도 그들 타이타닉호의 악사들은 보트를 타려다말고 다시 돌아와 연주를 계속하고 배와 함께 침몰해간다.

이 위대한 악사들. 그러나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그 다음에는 3등칸 서민들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두 다 침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도 마치 침몰하지 않는 것처럼 연주를 계속했던 악사들. 이들이 대공황 시기이 언론들이다. 75p


대공황은 부채 상환 불능과 자산가치의 파괴라는 디플레이션 충격이 미국에서도 일어나 그것이 다시 한번 전 세계경제를 전복시키는 것이다. 결국 대공황은 다플레이션이 미국에서 충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자산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그 충격은 기축통화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세계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이 전세계에 부담한 자신이 채무를 지불할 수 없게 되고 그보다 먼저 미국은 전 세계에 투자한 자신의 채권을 받을 수 없고 미국을 중심으로한 금융메이저들의 자신이 하루 아침에 휴지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105p


이렇게 되면 미국의 달러가치가 폭락하여 세계 경제는 기축통화가 소멸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1930년 대공황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의 기축통화였던 영국의 파운드화에 대신하여 미국의 달러화가 등장하였지만 지금은 달러화를 대신해 세계의 기축토화로 등장할 만한 대체통화가 없다는 것이다 106p


대공황이 일어나거나 대공황에 다가설 때 과연 전쟁이 일어날 것인가?

일반적인 상식에 의하면 전쟁은 잔혹하고 비참하며 극단적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가나 장군에게 전쟁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 위대한 드라마이자 한번 해볼만한 것이 된다. 전쟁은 모든 문제를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극약처방에 해당한다. 특히 자본주의와 공황기에 있어서 전쟁의 효용성은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전쟁은 이제까지 디플레이션과 공황에 대한 유일한 치유책이기도 했다.

.. 경제적 공황을 만나 출구가 없는 경우 전쟁은 하나의 돌파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상당히 대규모의 전쟁이어야 한다.

다음 세기의 세계적인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아마도 미국과 중국의 전쟁일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의 패권국가가 바뀔 때에는 항상 전쟁이 있어왔다. 세계적 전쟁이라는 것은 떠오르는 제 2위의 국가와 황혼의 패권국가가 세계패권을 다투는 전쟁이거나 결과적으로 패권의 변경을 가져오는 전쟁이었다 114p


근대문명을 이끌어온 것은 물질주의였다. 근대는 인류의 역사에서 물질적 부를 획기적으로 증대시켰다는 점에서 다른 모든 문명을 압도하엿다. 그런데 산업사회의 종언과 대공황은 그러한 물질적 부의 증대와 물질주의에 종말을 고하게 한다. 그렇다면 근대 문명을 추진해온 주요한 동력이 소멸하는 것인바 이를 대체할 새로운 추진력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셋째 대공황은 자본주의에 대하여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다. 자본주의가 왜 붕괴할 수 밖에 없는가는 다시 논의하겠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이 붕괴한다면 그것은 바로 근대문명의 종말을 의미한다. 근대문명은 바로 자본주의 문명이었기 때문이다. 120p


새로운 문명의 등장




근대문명이 쇠퇴하면서 과연 새로운 문명이 등장할 것인가?

먼저 명백한 역사의 추세는 이제까지 근대문명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문명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물질주의적 사회로부터 빗물질주의적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 이것은 지식문명,내지 지식정보문명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지식정보문명은 물질적 상품이 아니라 지식정보가 주요한 가치가 되는 문명이다.


기축통화 달러의 가치가 하락한다면 그것은 본격적인 공황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기축통화가 아닌 금의 보유를 증대시키면 그것은 이미 본격적인 공황이다. 대공황 당시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던 영국의 파운드화는 1931년에 4.86달러에서 며칠만에 5%를 하락하여 3.75달러가 되었다. 그해 12월에는 월평균 환률로 3.47달러까지 떨어졌다. 만일 오늘날 기축통화인 미국의 달러화가 일본의 엔화나 독일의 마르크화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그것은 본격적인 공황이 시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각국의 중앙은행이 달러화 보유를 버리고 달러로 금을 사들이 시작한다면 그것은 이미 공황이다. 대공황 시기에 총 25개국이 당시의 금본위제를 포기했으나 1931년 9월 22일 프랑스와 벨기에 중앙은행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달러로 금을 바꾸어갔다. 금 가격의 변화야말로 주목해야할 대상이다. 132p


세뇨리지 화폐주조 이익



세뇨리지란 화폐를 주조하는 정부의 이익을 말한다. 화폐를 만드는 사람은 종이로 돈을 찍어내어 다른 사람이 노동하여 만든 물건을 살 수 있다. 이것이 세뇨리지 혹은 세뇨리지 이익이다. 물론 한국은행 직원이 종이로 화폐를 찍어내어 남대문 시장에서 물건을 마구 사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화폐를 찍어내는 권리를 가진자는 분명히 큰 이익이 있다. 이것이 세계적 차원이 되면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은 세계 경제에서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된다. 이러한 기축 통화국의 경제적 이익을 세뇨리지라 부르기도 한다


미국은 자신들이 찍어내는 달러로 세계 모든 나라의 물건들을 얼마든지 살 수 있기 때무에 아예 외환이 필요없고 따라서 외환이 모자란다는 말 또한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달러가 없으면 국제시장에서 미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의 물건도 살 수 없고 달러가 부족한 것이 바로 외환위기이지만 미국은 우리 원화가 없이도 자신의 달러로 우리나라 물건을 살 수 있으며 필요하면 달러로 원화를 얼마든지 살 수 있는 것이다. 160p


세계화의 본질은 미국의 세뇨리지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미국이 달러를 들고 세계의 모든 곳에서 소비를 하고 투기를 하고 자본을 투자하고 이자를 얻고 이윤을 얻고 로열티를 얻는 일을 보다 쉽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163p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드는 세계화는 100명중 99명을 몰락시키고 1명의 성공자를 탄생시킨다. 즉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세계를 만든다. 그런데 이 패자들의 몰락이 쌓이면 금융자본들도 이익을 실현할 수 없게 된다. 미국 금융자본 자신들이 투기에서 손해를 보고 부실채권을 안게 되는 것이다.

모든 패자들이 쓰러지고 그리고 마침내 승자도 쓰러지게 되는 날. 그날이 세계 대공황이 오는 날이다. 결국 금융자본과 IMF는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로 세계 대공황을 향해 열심히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지배의 망상이 세계 대공황을 폭발시키는 과정, 이것이 오늘의 세계현실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에게는 죽음을 향한 본능이 있다고 했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 결과적으로 죽음을 부른다는 것이다. 사회도 그런 것인지 모른다. 금융자본과 IMF는 스스로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질주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대공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후세의 사가들은 IMF가 대공황을 초래했다고 쓸 것이다. 1929년 대공황 때 후버 대통령의 역할처럼 그 이유는 자본주의 세계시장의 메커니즘에서 찾아야 한다. 세계시장, 그것은 위대한 완성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최후의 파국으로 이르는 입구이다. 그러면 자본주의의 행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190p


자본주의의 부는 부채와 환상의 형태로 축적된다. 부가 적을 때 즉 부채와 환상이 적을 때는 개개인의 노력과 사회적 노력으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자본이 대량으로 투입되면 경제는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다 . 자본이 대량으로 투입되면 경제는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이르면 부채가 상환될 수 없고 환상이 깨지는 순간이 온다. 부채가 상환되지 못하고 환상이 깨지면 경제는 급격하게 붕괴상태로 가는 것이다.

경제가 일단 디플레이션 상태로 들어가면 예상이 비관적으로 변화하며 이렇게 비관적으로 변화한 예상을 변경할 수 없게 된다. 케인즈가 말하듯이 전쟁의 경우와 같이 거대한 규모의 재정지출을 일으키는 국가주도 경제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종말을 맞게 되는 이유는 이러한 부채와 환상의 사이클이 대공황을 통한 파괴를 거쳐 다시금 순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이미 국가를 초월하는 수준이며 과거의 자본주의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과거의 자본주의는 국가가 뒷받침하는 자본주의라면 현재의 자본주의는 국가마저 지배하는 자본주의인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는 자본주의 자체를 파괴시키는 힘을 교정할 어떠한 힘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199-200


세계대공황과 함께 오는 재난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의 죽음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기 어렵다. 자본주의의 붕괴는 단순히 하나의 경제체제가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명이 붕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는 근대의 모든 것이 소멸하고 지금 익숙한 모든 것들과 결별하고 지금 생소한 모든 것들이 상식이 되는 사회와 문명에 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낙관적인 전망이다. (....) 중요한 것은 세계 대공황 그리고 자본주의의 죽음이 경제적인 공황의 범주에만 넣을 수 없는 다른 불행들과 함께 우리에게 닥쳐온다는 것이다. 이 고난의 시대에 인류의 마인드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인류는 시장 경제의 고난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자연재해를 함께 겪고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도 앞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고 엄습할 것이다. 혹서,혹한,가뭄,홍수,엘리뇨,적조,태풍,계절변동의이상,지진,전염병과새로운질병,지구자기의변화,오존층의파괴와오존경보,대기공해,바다수면의 상승등 이 모든 자연재해 내지 환경재해가 자본주의의 죽음과 동반하여 인류에게 덮쳐올 것이다. 224


과학의 한계를 넘어 닥친다.

과학의 한계를 넘는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그것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학이 말할 수 있는 것과 그 한계는 <러셀의 닭>이다. 즉 이제까지 그런 일이 없었으므로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그러나 이것은 주기의 문제이다. 지구상의 100만년 주기의 변동이 있다고 할 때 재수없게도 서기 2000년이 그 100만년의 주기의 마지막 해에 해당되는 가에 대해서는 과학은 검증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모든 재난들이 세기말과 21세기 초에 집중되어있다. 바로 경제적 디플레이션의 시기와 대공황의 시기에 함께 오는 재난들이고 인류가 함께 겪어야 할 고난들이다 229



인류는 다가오는 고난의 시대를 통과하면서 물질주의에 대한 가치가 바뀌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물질적 발전이 끝나면서 변화하는 사회질서,인간의 의식,문명의 전환 과정인 것이다. 물론 인류가 전쟁이나 재난에 의해 인구와 지식을 날려버리고 그로 인해 중세로 돌아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경제체제는 물질적 부를 중심으로 구성되지는 않을 것이며 인간의 노동과 의식도 물질적 생산이 중심이 되지 않을 것이다. 명백한 것은 오늘날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사회와 체제와 문명이 된다는 것이다.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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