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강자와 약자

억스리 2008. 12. 9. 17:49

 

 

 

 


강자와 약자
폴 투르니에
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스위스의 유명한 정신병 의사이며 제네바 대학의 교수인 폴 투르니에 박사는 병든 자와 외로움에 거하는 자와 고통 당하는 자들에게 새 희망을 주신 분이다. 그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람들은 믿음으로 모든 질병을 고치며 마음과 정신을 새로이 함으로써 어떠한 육체적 질병도 고칠 수 있음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강자와 약자의 심리로 우리의 개인, 가정, 사회 및 국가 세계가 존재해 감을 보았고 또 개선되어지고 쇠퇴해가는 면을 보여 주었다. 그는 수많은 것들을 직접 경험하고 상담한 케이스 스터디를 기록했으며, 어떻게 강자와 약자의 심리에서 우리가 스스로 자신을 계발하여 자신의 부족한 면을 채워 훌륭한 인격자로 성장해 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는 전문적인 심리학자이기 때문에 이 책은 어떤 피상적인 면을 다루기보다는 더욱 구체적인 면을 다루어서 상담자들, 교사들 및 목회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제 1 부 인간에 관해서 

1. 외양과 실제 

우리 모두는 사람을 강자와 약자, 둘로 구분하는 습관이 있는데, 패배당하고 짓밟힐 운명의 소유자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 경쟁사회에서 빈번히 패배를 해서 언제나 또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바로 그와같은 생각이 그들의 힘을 빼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은 그 점을 기대하고 자신들에 대한 힘과 확신을 얻는다.  설사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직감적으로 그들의 약점을 알아내서 겸손하게 혹은 호존적으로 대하지만 겸손하든지 호전적이든지 그 모두는 그 사람들에게 창피를 주는 셈이다.  반면에 상대편이 힘이 있다고 느낄 때는 상대편의 힘을 확실케 해주는 겁먹은 혹은 복종하는 태도를 보인다.

우리는 모두 어떤 사람에게는 강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약하다.  사무실에서 못된 상관에게 계속 모욕을 당하는 사람은 그의 부인이나 아이들을 못살게 굴어 복수를 하고, 그 상사는 집에서 부인에게 당하는 것을 사무실에 나와서 갚는다.  부하 직원은 해고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꼼짝없이 당하고, 자기는 물질적 이익 때문에 자기 명분의 정당성을 희생시키는 비겁자라는 생각에 모욕감을 더 느끼게 되고, 또한 자기 멸시의 요소를 늘리는 셈이 된다.  그래서 결국 집에서는 더욱 화를 내게 된다. 그러나 주위 사람을 못살게 굴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흔히 짓눌려버린 이 후회감은 그의 성질을 더욱 나쁘게 만든다.
"신경성 질환자"들은 남의 성공과 자기들의 실패는 과장하고, 자기들의 성공은 과소평가한다. 약자의 절망 강자의 불만 그리고 그 모두의 불행에는 큰 환상이 개재되어 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 모두는 다같이 두려워하기 때문에 약하다. 우리는 모두 짓밟히는 것을 무서워하고 내부의 나약함을 남이 알까 봐 두려워한다.  누구든지 남이 모르는 결점을 갖고 있다. 인간은 숨기고 싶은 어떤 행위 때문에 나쁜 양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사람과 신과 자신과 인생, 그리고 또한 죽음을 두려워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그들의 평판이 다소나마 실상과 다르다고 느끼고 있고, 그 사실이 밝혀질까봐 겁을 낸다. 인간도 마음의 번민에 강한 반응을 보이거나 반대로 약한 반응을 나타내는 형이 있다.  강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우리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또 상대편을 두렵게 만들어서 자신의 두려움을 숨기기위해 덕을 과시하는 것이다.  또 약한 반응은 어떠한가?  좌절하게 되어 숨기고자 하는 약점을 노출하게 되면, 그 약점을 의식함으로써 강자의 약점을 감추게 하는 은폐반응이 작용을 못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약자가 항상 강자보다 정직해 보인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사실 강자는 결국 자신을 속이게 되는데, 왜냐하면 남에게 약하게 보이지 않으려 함으로써 결국에는 그 약점을 자기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약점을 제거하지 않고 억누름으로써 자신의 약점에 대한 무의식적인 의식을 늘 갖게 되고, 그것은 더 큰 은폐반응을 조장하게 된다.

  반대로 약자는 자신들의 약점을 너무 많이 의식하기 때문에 병자처럼 보이거나 실패한 사람 혹은 인생에 끌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강자는 아프지는 않지만 그들의 은폐반응으로 사회를 병들게 한다.  약자는 강자의 힘이 위선임을 모르고 그대로 믿음으로써 좌절하고, 강자는 반대로 승리로 자신감을 얻기 위해 약자를 짓누른다. 약자가 자신의 번민에 시달리듯 강자도 또한 자신의 반응에 고심을 하는 것이다.


2. 패 배 자 

남들이 비난이나 비평을 해도 좌절하고, 이해와 친절로 대해 주어도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고, 비난을 받거나 애정 어린 대우를 받아도 꿋꿋하게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민한 사람은 대체로 여러가지 지각력이 날카로워 소음, 추위, 통증, 동정, 아름다움, 자연, 즐거움이나 슬픔, 지적인 문제나 도덕적 혹은 영적 문제에 민감하다. 지위가 높으면 도덕적으로 그만큼의 의무가 수반된다는 개념에 도달하게 되며, 바로 그 개념에 도달하게 되며, 바로 그 개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좌절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어릴 때부터 자신의 외모에 자신을 잃은 여성들이 많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 의심을 하면서 결혼을 했다면 그러한 의심은 결혼생활에도 연장이 되어 남편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자기의 사랑을 남편에게 기꺼이 주지도 못한다.  그것은 더 나아가서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정신 신체 상관의 교류에 의해 육체적 반사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여성들에게서 우리는 종종 난소 호르몬의 부족이라든가 월경불순 혹은 지나치게 털이 많은 현상을 볼 수 있다. 의심이 많으므로 여성의 여성다움이나 아름다움을 조정하는 내분비선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솔직한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을 비난 하지만 자신들의 결점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을 사랑으로 대우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한다는 것은 물론 자신의 죄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도 되지만, 신의 은총을 경험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이 된다. 교육의 결실을 맺으려면 아이를 존중해야 한다. 교육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어두운 면을 보게 해야 하는 반면, 또한 자신의 재능도 인정하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교육은 아이를 비판하는 대신 이해하려 해야 한다.

어머니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해 인생을 유아적 태도로 살아가는 어른을 많이 보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유아기를 무한정 연장시키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유아기 때에 본능이 요구하는 것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3. 두 려 움 

두려움은 암시의 촉매작용을 하고, 암시는 가장 지적이고 용기있는 사람의 마음속에조차 끈질기고도 불합리한 두려움을 심어 준다.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은 수상가를 찾고 그 손금쟁이의 어리석은 말로 인해 그릇된 두려움만 얻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민감하고 감수성이 강하고 겁이 많은 아이들을 위협하고자 하는 충동을 느낀다는 점이다.

고독에 대한 두려움, 가정이 없는 데 대한 두려움, 자기가 익숙한 환경을 떠나야 한다는 두려움, 책임에 대한 두려움, 미지의 사물에 대한 두려움, 돈이 없다는 두려움, 누구를 상심하게 했다는 두려움.  그 두려움으로 진실성이 결여되게 된다.  혹은 오해를 받는다는 두려움, 예를 들면 남편과 아내가 서로 솔직하지 못하고 둘 사이의 오해의 도랑을 파게 된다. 혼자 남아 있게 된 데 대한 두려움. 이러한 경우는 진실된 사랑이 결여된 약혼을 결국 깨뜨리지 못하게 된다.

  친구에게서 실망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이러한 두려움이 수반되면 우정에 금이 간다.  즐거움은 언젠가 끝난다는 생각 때문에 그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게 하는 두려움, 현실에 실망할까 두려워 환상을 추구하게 되는 일.  충고에 대한 두려움, 남의 영향을 받을까 하는 두려움, 충고를 따를 경우 얻게 되는 착하다는 칭찬 혹은 따르지 않을 경우 듣게 되는 나쁘다는 책망에 대한 두려움, 남을 실망시키지는 않을까? 그래서 그들에게 꾸지람을 듣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등 수없이 많은 두려움이 있다.

모든 두려움은 성 프린시스 드살이 말한 대로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식으로 두려움은 또 다른 두려움을 낳게 한다. 그 두려움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마음이 두려움에 대한 저항력을 일으키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이 혼란을 일으키게 한다. 우리는 성공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듯이 서로 배타적인 두려움에 시달린다.

또한 고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없는 실수를 범해 결국 끝없이 고통을 겪게 되고 돈이 없다는 두려움에 투기를 해서 몇 푼 가진 것조차 날려 버리기도 한다.  실직하면 어쩌나 해서 다른 직업을 택하다 결국 영원히 직업을 잃어버리는 젊은이도 있고, 좋은 직업을 갖고 있지 못해 결혼을 못한다는 두려움으로 그 직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정력을 잃는다. 

욕망이 없는 삶은 없고, 두려움이 없는 욕망은 없다. 그러므로 그 욕망을 충족 시키지 못할까 두려워하지 않고 어떤 일을 갈구할 수는 없다. 즉 우리는 두려움이 없이 살 수 없다.  우리의 욕망을 달성하는데 안과 밖에서 방해를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없이  살 수 없다.  우리의 욕망을 달성하는데 안과 밖에서 방해를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없이 살 수는 없다.  밖에서 받는 방해한 자연의 힘과 다른 사람들의 뜻을 말하고, 안에서 받는 장애는 우리 자신의 도덕적 양심이다.  마음의 비난에서 도피하고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인간은 양심의 소리를 억누를 수는 있어도 그 소리에서 해방될 수는 없다.


두려워하면 할수록 그만큼 실패하기도 쉽다.  경쟁자는 상대방을 서로 두려워하고, 모든 일이 잘 안될 때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상당히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드러낸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남을 겁주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지만 또한 안심하고 싶어한다.  그들이 얻는 학사 학위 그들이 본을 삼는 성공한 사람들, 그들이 훌륭한 행동을 함으로써 얻으려 하는 존경, 그들이 보여 주는 용기, 그들의 관점을 방어하는 열정, 그들이 언제나 옳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인성, 그들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존경 그리고 그들의 재치있는 말들, 이 모든 것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무기이다.

  이 모든 것이 죄를 짓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려움은 두려움을 낳는다.  우리가 대항하여 싸우는 것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과의 싸움이다. 감정에 휩싸임으로써 죄를 범하지 않을까 두려워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들은 사랑에 너무 목말라 가장 순결한 애정도 죄를 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나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모든 노력과 결심에도 불구하고 결코 승리하지 못한 그리고 승리를 했다 해도 잠시 동안 갖게 되는 불완전한 것에 대한 약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우리의 자신감은 없어지고, 그것을 감추기 위한 약한 반응이 그만큼 많아지며, 또한 우리의 도덕적인 힘을 약화시킨다.  그러므로 그것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털어놓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 2 부  반  응

4. 약한 반응 

약한 반응들은 억제의 반응이고, 강한 반응은 자극의 반응들이다.  약한 반응에는 우울, 낙담, 슬픔, 자기연민, 자기비난, 삶의 권태, 지나친 자기비판, 공포, 도피주의,과묵, 침묵, 지둔 등이 있다.
  반면 강한 반응에는 환희, 행복감, 쾌활, 자기만족, 생색내는 것, 낙관주의, 타인에 대한 과장된 비판, 경솔함, 호전성, 쾌활, 다변, 그리고 흥분하기 쉬운 것 등이 있다.  다른 형태의 약반응은 무기력 상태로 심리학자들이나 병리학자들의 용어로는 "억제"라 한다.  번역을 할 수 없는 독일어 "헤뭉" (Hemmung)이란 단어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꼼짝없이 묶여 있는 듯한 이 기분을 훌륭하게 표현 해준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들에게서 일어나는 감정을 약화시키기 위해 생활에 제동을 건다.  그저 피상적인 대화를 끝낼 때 그들은 너무 감정에 북받칠까 두려워 나를 보러 온 일에 대해 상의할 용기가 안난다고 말을 하고, 잔뜩 감정이 격해져 낙담한 채 돌아간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활을 가로막을 때 우리는 잔뜩 누적된 실망 속에서 우리 자신을 격리시킨다.  그들은 마음의 긴장을 드러내는 징후를 감추기위해 쉭쉭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고 있을 뿐이지 쉭쉭거리는 남비와 같다.  결국 뚜껑이 막힌 남비는 폭발하고 만다.

우리가 감정을 막으면 그 감정은 더욱 난폭해지고 감정을 드러낼까 겁이 나 숨기기 위한 한 노력이 배가되어 그 악순환은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술을 좁은 술잔에 따르면 넓은 잔에 부을 때보다 더 높이 올라온다.  그와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사람들은 자기들 생활의 밑부분을 제한함으로써 감정도 높이 올라가는 것이다.
자기들의 애정을 한 곳에만 집중시킴으로써 친구를 신과 같이 완전하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결국 그들이 각성하게 될 시기가 있어 그 때는, 친구는 높은 곳에서 굴러 떨어져 전과 같이 격렬한 비방의 대상이 된다.  억제된 애정과 원한간의 마음속 갈등 때문에 감정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된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에 기만당할까 두려워한다.  불안하기 때문에 믿어야 할 때, 의심을 하고 의심을 해야 할 때 믿는다.  남편이 벌컥 화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부인은 은폐와 당혹으로 남편의 화만 더욱 자극한다.  고부간의 싸움에 겁을 먹는 약한 남편은 그 둘을 즐겁게 하려 한다.  그러나 그의 우유부단한 태도로 싸움만 일어나고 서로 그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압력을 가함으로써 그 자신이 싸움의 대상이 되고 만다.


5. 강한 반응 

강한 반응에는 분노, 주먹으로 책상을 치는 일, 문을 꽝 닫고 나가는 일, 감정의 폭발, 약점을 잡아 상대편을 괴롭히려는 정직하지 못한 주장, 감정적 소동, 히스테리의 발작 등이 있다.  우리들은 각기 가정에서조차 가면을 쓰고 있다. 또한 우리는 수 천 가지의 방법을 동원하여 우리 자신이 혹은 남이 우리에게 부여한 그럴듯한 외양을 지키는데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역할을 하려 노력하며 가면을 벗고 감추어진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 언제나 모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우리는 아무도 성령의 기적이 없이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6. 상호 반응 

힘의 상호 관계는 강하고 약한 반응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곁으로 보기에 평화로운 상태로 정화하기 쉽다.  그리고 상호 묵인과 같은 것이 생기는데, 그것은 각 개인은 강하다고 인정한 자에게 굴복하고 약한 자들을 이용하며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매단계의 표면 밑에는 연합, 통합, 음모, 전투가 진행되고 있고 그 모든 경우에 있어 당하는 자는 언제나 똑같은 사람들이다. 수줍음과 자만이란 쌍둥이가 있는 데 너무나 똑같아 혼동하기가 십상이다. '자만심 양은 언제나 반격을 당하고 모욕을 당하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의 동생 수줍음 양과 똑같은 옷을 입음으로써 자신을 속이려 한다.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똑같은 사람에 관해 동시에 상반되는 감정을 갖고 있다.  열렬한 사랑 뒷면에는 지배하고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약자는 강자가 필요하다. 만일 그들은 지배하던 사람이 없어진다면 즉시 다른 사람이 나타나고 그들은 그가 자기들의 개성을 보이지 못하게 한다고 비난한다. 강자도 또한 약자가 필요하다.  횡포를 부리는 어머니의 딸이 결혼을 하면 어머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되고, 그 어머니는 횡포의 대상을 자기 남편으로 바꿔 그를 사위를 공격하는 장기알처럼 사용한다.
단순한 사람들은 대체로 강하며, 복잡한 사람들은 약하다.  예를 들어 정신적 구성이 단순하고 사물을 흑과 백으로만 보는 의사는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진단의 결과를 주저하지 않고 즉시 선언하고 권위있게 치료에 대한 처방을 하여 결과가 성공적일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도 흔히 존재한다. 아내는 남편이 논리적 사고를 갖고 모든 일을 설명하고 증명하는데 기가 죽고, 남편은 아내의 직관력과 민감함을 부러워한다. 왜냐하면 그 직관력과 민감성을 가진 아내는 영적 분야에서 그보다 낫고 그로 인해 남편은 아주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남편은 자신의 논리적 체계 속으로 움츠려 들어간다. 그는 아내가 남모르게 감정에 휩쓸리기 때문에 냉정한 철학 이면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고 과로로 자신을 지치게 한다고 업신여긴다.

남편과 아내는 그들이 서로 강하다고 생각하는 점에 대해 상대편에게 설교를 해댐으로써 자신의 약점을 감춘다. 또한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므로 상대도 똑같은 반격을 한다. 갈등이 그리 심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함으로써 부부는 서로를 견제하고 서로의 고민을 가중시킨다.


아내가 수줍어하면 남편은 대담한 척하고, 남편이 걱정을 많이 하면 할수록 아내는 더욱 두려워진다. 남편이 경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아내는 사치스러워지고자 하는 걷잡을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아내가 돈을 많이 쓸수록 남편은 절약을 강요한다. 아내가 말이 많으면 남편을 더욱 침묵을 지키고, 말이 적을수록 아내는 무서운 침묵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말을 한다. 아내가 자기의 종교적 믿음에 대해 더욱 시끄럽게 떠들어 대면 남편은 자기의 신념을 더욱 숨기고, 그럴수록 아내는 그를 전도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서로는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장을 취한다. 그래서 상대편 태도에 대한 잘못을 서로 탓한다. 이것이 견제효과를 영속시키고 심화시키며 서로의 태도를 변화시킬 기회를 감소시키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이나 나약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그 힘이나 나약함을 사용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강하고 약한 것은 자연의 사실에 불과하며, 그러므로 자연에서 생기는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중립적인 것이다. 그것들은 선악에 대한 위험, 특권, 잠재력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강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약하다. 바로 이런 차이가 그들과의 관계를 다르게 만든다. 한 집단에서 가장 강한 자가 되는 사람은 가장 큰 위험을 수반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힘이 다른 모두로부터 그를 분리시키고, 그래서 그는 외롭기 때문이다.
강하고 약한 것은 인간에게 가면을 씌우고 이웃과의 친교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한 벌의 갑주이다. 바로 그것이 강자와 약자가 안고 있는 큰 문제의 비극적인 측면이다. 우리는 조롱과 마찬가지로 찬양에 의해서 격리될 수도 있다. 또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남에게 두려움을 갖게 함으로써 격리되기도 한다.

"시기와 두려움으로 인간의 모든 관계가 고갈된다."고구스타프 티보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쟝드 루즈몽은 "인간은 자기로부터 달아나는 동료를 찾고 있으며, 또한 자기를 찾고 있는 자로부터 자기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도망가고 있다"라고 썼다.

제 3 부  심리학과 신앙

7. 정당한 방어 

성경에는 비저항 요구가 있다. 그리스도께서 산상에서 설교하실 때 그는 한 대를 맞으면 한 대를 칠 수 있는 강자가 그러한 기회를 버린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보복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에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이와 같은 사람에게 제시한 무저항은 비겁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힘의 승리인 것이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강자가 예수를 따르고 하나님에게 복종하기 위해 그 힘을 버리는 것과 자기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고 두려워하며 나약하게 굴복을 하는 것과 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성경의 계시에 바탕을 둔 인간의 정당한 방어가 있고 이 정당한 방어를 억제한다는 것은 기독교의 무저항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복종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악하게 보일까 두려워 약자들은 방어의 정당한 반사작용을 억제하고, 그렇게 되면 자기를 해친 자들에 대한 그렇게 많은 원한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는 사실에 자신들을 꾸짖는다. 그는 자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사악하다고 믿기 시작하고 그럼으로써 자기의 사악함을 숨기기 위해 더욱 억제를 하게 된다. 억제는 우울을 낳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건강이 나쁜 것은 그가 당한 침해를 용서할 수 없었던 자신의 사악함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희생의 컴플렉스는 사실을 왜곡한다. 당사자는 남모르게는 비평을 하면서도 남들이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남 모르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실제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길이를 잴 때 앞에 육인치가 없는 자로 재었기 때문에 자를 옮길 때마다 육인치를 더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모든 인상과 판단을 고쳐야만 한다. 강한 반응과 약한 반응은 모두 성경의 자유로윤 영감으로부터 인간을 차단시키고 그들의 심리과정에 맹목적인 결정으로 끌어들임으로 인간을 파괴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자기방어의 적당한 권리를 포기할 때 자존심도 파괴되고 만다. 그들은 자신들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성격을 헐뜯는다. 때로 그들은 마치 그들의 면전에서 자신들을 멸시해야 할 거대한 욕구에 몰리는 것처럼 악에 자신들을 던져 버린다. 그들은 자신들을 증오하고, 사용하면 남들이 못마땅하게 여길 용어를 사용하며, 자신들에게 거칠고 공격적으로 말을 한다.
자기비하의 습관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습관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을 돌보고 자신을 위해 돈을 쓰며, 다른 사람의 시간을 허비하고 자신을 변호하는 것으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는 큰 인내가 필요하며, 그 자존심없이 자기 자신을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나님은 만인을 평등하게 완전히 사랑하고 계시다는 다짐인,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것이 그의 사랑에 대한 지울수 없는 보증이라는 것만큼 자존심을 회복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은 없다. 


저자 :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

폴 투르니에 (Paul Tournier, 1899-1986)는 스위스의 내과의사이자 정신의학자로서 기술적인 의학만이 존재하던 시기에 의사와 환자가 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인격 의학'을 주창했으며, 현대 심리학과 기독교를 통합시키는 데 크게 공헌했다. 그의 심오하고도 실제적인 사상은 저서와 강연을 통해 세계 각지의 사람들을 변화시켰다. 특히 20세기 후반에 가장 영향력 있는 필자로 꼽히는 그의 저서들은 18개 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인의 피로와 휴식」(나침반사 역간), 「인생의 사계절」(종로 서적 역간),「강자와 약자」,「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여성, 그대의 사명은」,「모험으로 사는 인생」,「비밀」,「고독」(IVP 역간) 등이 있고, 「인간 장소의 심리학」(보이스사),「귀를 핥으시는 하나님」(불꽃),「선물의 의미」(컨콜디아사) 등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미국의 게리 콜린스 박사가 폴 투르니에의 생애와 사상을 총망라하여 그의 심리학, 신학, 방법론, 통찰력을 집대성하여 「폴 투르니에의 기독교 심리학」(IVP)을 출간한 바 있다.


역자 : 정동섭
저자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경희대와 침신대 대학원에서 각각 영문학과 기독교교육학(M.R.E.)을 전공했으며, 미국 트리니티 신학대학(TEDS)에서 상담심리학 석사와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극동방송 아나운서, 주한영국대사관 부공보관, 미국 대사관 홍보 전문위원, 전국 경제인연합회 국제부차장을 거쳐 1984년부터 침신대에서 상담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다. 서울 사랑의 교회에서 회심하기 전에 오대양, 구원파, 몰몬교 등 이단을 경험한 배경으로 인하여, 현재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이단연구위원과 가정사역학교 회장으로 연100회 이상의 집회를 인도하며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요단),「당신의 가정도 치유될 수 있다」,「그것이 궁금하다」(이상 하나),「어느 상담 심리학자의 고백」(IVP),「훌륭한 상담자」(생명의 말씀사),「폴 투르니에의 기독교 심리학」,「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이상 IVP),「상담과 치유 공동체」(이상 요단) 등 50여권의 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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