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책 대 책" : 전쟁의 민영화를 소개한다! 전쟁대행주식회사 vs. 전쟁을 팝니다.

억스리 2018. 12. 7. 10:45

[출처] https://blog.naver.com/sundin13/140062049137


21세기 들어서 처음 시작한 전쟁은 그 이전 세기의 전쟁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국적마크를 단 "군인"들만이 전장의 주인공으로 인식되던 20세기의 전쟁과는 달리, 21세기의 전쟁터에는 "국적패치" 대신 "소속 회사"를 대표하는 집단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차대전때도 군수시설을 짓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있었고, 군수물자를 군인들을 대신해 전장으로 운송했던 업체도 있었다.  당장  한국의 경우만해도 운송재벌로 유명한 한진그룹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을 위해 전선에서 군수물자를 수송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쟁터로의 군인력과 장비운송, 주요기지경비, 포로관리, 요인경호 등등 군인이 다루어야 할 본질적인 문제까지도 민간에 전면적으로 맞기게 된 것은 아마도 21세기  전쟁의 특징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오늘,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두 권의 책은   전쟁을 따라다니는 사람들, 즉 전쟁터의 민간인들을 다루고 있는  "전쟁대행 주식회사"  와 "전쟁을 팝니다" 라는 두 권의 책이다.

 

두 권 모두 국내에 출간된자는 몇 년 된 책이고,  "전쟁을 팝니다"의 경우는 해외에서 출간한 시기가 1999년인  상당히 오래된 책들이다.

하지만, 세월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알려주는 진실은 변함이 없기에  전쟁을 따라다니는 민간인들에 대한 보고서로서  이만한 책은 없다고 본다.

 

 

 

우선,   전쟁 대행주식회사를 보면....

 

 

 

이 책은 전쟁을 따라다니는 민간인,  그 중에서도 직접 인력을 지원하는 민간군사기업을 다루고 있다.   민간군사기업은  저자의 분류에 따르면  직접수행업체(전투수행),  간접지원업체로 크게 나뉜다.  간접지원업체의 경우는 다시  군사교육과 작전지도 등을 담당하는 소프트 웨어 업체와   군대를 위한 군장비 수송,  야전군용시설 건설 등 하드웨어 업체로 나뉜다.

 

저자는  내용을 민간군사기업의 역사, 각 유형별 업체의 설명 형식으로 분류해 소개하는데,  다양하고 풍부한 사례를 통해서 그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지만,  여러면에서 대학 논문처럼 딱딱한 형식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이해를 원한다면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다음으로,   전쟁을 팝니다 의  경우...

 

 

 

저자는  자신이 서두에서 밝혔듯이 취재를 통해 모은 자료를 구성해 만든 만큼,  논문이라기 보다는  "르포"에 가깝다. 내용도 국방부와 유착된 독일전범출신 무기상 "메르틴스" 나 "글라츠",  군수기업"록히드 마틴", "보잉","노스롭 그루만"등 "과  국방부의 유착관계,  민간군사기업"MRI, EO, 다인코프" 등 의 활동 등  일반인도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다루는 소재 역시 " 전쟁 대행주식회사"에서 다루고 있는 "민간군사기업"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 책에 대한 일반적인 평들은  민간군사기업인 MPRI, EO, 다인코프 등의 민간군사기업에 대한 것이 많은 편이다. 아마도 이 책이 한창 출간된 시기가 민간군사기업의 폐해가 드러나기 시작한 이라크 전쟁이 지리하게 이어지던 기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 보다는 군사기업과  국방부의 커넥션이  더 흥미로웠다.

필자가 애초부터 실용성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던 미사일 방어망에 대해서는  예상했던대로  적나라한 사기극의 실체가 까발려져 있었고,  전직 국방부 관리가 로비를 통해  한때 사장되었던  이 계획을 살려내면서 개인적으로도 어마어마한 거액을 챙겨서 갑부가 되는 과정과 이에 연관된 국방부 내 극우파, 이를 뒷받침 하는 군수기업의 실상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 취임한 오바마가 로비스트의 행정부 접근을 막는 지침을 내렸다고 하던데  정말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게 하는 내용이었다.

 

그외에도  필자가 유고내전을 다루면서 다소 의문을 가졌던, 정밀 병기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만한 내용도 있었다.

마치 무적인 것처럼 소개되었던  레이저유도시스템 "랜턴"의 실제적인 효용성이나  걸프전이 끝난 직후 국방부 관리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E-8 조인트 스타스 의  치명적인 약점 따위는  미 군부의 자랑에 비해 너무도 시원찮던 전과를 제대로 설명해 준 셈이다.

 

참고로, 소개하자면  조인트 스타스의 경우 지상감시시스템으로 미공군과 육군이 함께 사용하는 항공기 이다.  지상의 물체이동에 관해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이 탐지해 내므로서  찬사를 받았던 이 장비는  1991년 걸프전에서는 이라크 군의 전장 이동상황을 거의 모두 감지해 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1991년 걸프전 당시  실전배치 전에 임시로 투입했을때와 달리 1999년 코소보 내전에 투입되었을 당시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조인트 스타스는 여전히 지상의 인력과 장비의 이동사항을 확인해 주었다.   문제는  이 장비가 이동사항의 속도나 방향등을 탐지하는데는 귀신이었지만,  구체적으로 이것이 민간인의 피난행렬차량인지  세르비아군의 차량인지까지는 확인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1991년의 걸프전 처럼 민간인의 이동이 거의 없는 사막에서는 이동물체를 이라크 군으로 판단 공격해도 무방하지만, 1999년의 코소보의 경우는 피난행렬과 세르비아군이 동시에 전장에 나타나는 상황이라 직접 정찰기를 띄우거나 위성사진을 판독하기 전에는 그 확정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코소보와 같이 피난민과 군병력이 뒤섞이는 현대의 전장에서는 조인트 스타스의 효율성이  국방부의 찬사만큼이나 대단하지는 못한 것이다.  더구나  코소보 항공전 당시에는 악천후로 인해서  항공작전도 상당수 제한적으로 활용되었으니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 책들은 납세자인 국민이 무지하면 얼마나 많은 기생충들이 국민이 낸 세금을 이용해서 돈잔치를 벌이는지에 대한 적나라한 보고서다.

그들은 허무맹랑한 궤변을 안보라는 공포와 버무려서 확대 재생산하고,  정부관료직과 관련기업 중역직을 "회전문"처럼 들락거리면서 국민을 우롱하고 자신들의 뱃속을 챙기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도, 전임 조지 부시 정권의 2인자인 부통령 딕체니는 아프간과 이라크 전에서 맹활약하며 납세자를 등쳐먹은 "켈로그 앤 브라운루트"사의 전직 회장으로 막대한 스톡옵션을 보유중이다. 그런 그가 부통령이 되어서 전쟁을 벌였고, 그가 재직했었던 이 회사는 미군의 각종 숙영지와 포로수용소 등을 관리하는 업무룰 수주해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 그것도 실제 사용된 실비용의 3배 이상을 미군에 청구해 국민을 등쳐먹으려 했다.

 

국민이 무지하고 관심이 없다면,  이러한 현상은 어디에서나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한국은 어떠한가?

금번 미군주둔지 이전계획사업의 수주업체는 딕체니가 근무했던 "켈로그 앤 브라운루트"다.    한국군은  전시작통권 이전을 서두른 탓에 막대한 비용을 신형 군장비에 쏟아 부어야 할 판이다.  돈냄새에 벌써부터 파리가 꼬이고 있다는 소문은 세계적으로 파다하다.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미군과 동급의 신형장비가 도입된다는데 열광할 지도 모르나,  본인은 그 반대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어마어마한 돈에 꼬여들 엄청난 똥 파리떼 들과 그들이  한국군과 정부관료들에게 로비하며 국민의 피땀어린 세금을  도둑질 해 갈 궁리만 할 것이니까.....

 

역대 대형 군장비 도입사업치고, 조용한 일이 거의 없었고(최근에는 공개적이라 좀 뜸하지만...) ....

 

그런 점에서 이러한 책은  단순히 그들의 숨겨진 비리를 흥미롭게 파헤쳤다는데만 관심을 둘 일이 아니라,  여기 나오는 상당수의 업체가 지금도  한국정부를 노리고 있고, 결과적으로는  우리 납세자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충고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필자는 반전이나 자주국방 반대파는 아니다.

다만,  자주국방이라는 구호에 매몰되어서  저런 업체에게 지나치게 털리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대한민국 이땅에 사는 우리 백성들의 주머니가 따뜻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보험은 들어야 하지만,   여러개 지나치게 중복가입할 필요가 없다

 

필자는 국방도 마찬가지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