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이성적 낙관주의자 _ 우리 미래를 밝게 바라보자

억스리 2016. 9. 28. 14:36

[출처] http://blog.naver.com/armada1588/220715833538



이성적 낙관주의자

작가
매트 리들리
출판
김영사
발매
2010.08.19.

리뷰보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참 쉽지 않은 곳 같다살기 참 힘든 시기이다사람들이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혐오로 인한 범죄를 자행한다생태계는 연신 파괴되고 있고그에 따라 환경 오염은 극에 달하고 있다지구는 점점 더워지며 이상기후가 판을 친다여기저기서 전쟁과 살육이 벌어지는 가운데삶을 지탱해 줄 식량과 자원이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종말을 향한 시계바퀴는 멈추지 않는다파국이 점점 가까워지며 우리는 두려움에 휩싸이고 있다많은 사람들은 그런 걱정 없던 과거의 추억 속에 빠져든다그 때가 좋았는데... 그러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그들은 오직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벨 에포크그 시절은 돌아 올 수 없다남은 것은 암울한 잿빛 미래인것만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여기서 '아니 우리 미래가 밝은데 뭘' 이라 말하면 당장에 '이 생각 없는 놈' 취급을 받는 것 같다. 농담이 아니다. 


"혹시 당신이 세상은 점점 좋아져왔다고 말한다면, 순진해빠졌고 둔감한 사람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일 세상이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점점 좋아질 거라고 말한다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미친 사람’취급을 당할 것이다. 실제로 경제학자 줄리언 사이먼은 1990년대에 이렇게 말했다가 온갖 비난을 받았다. "


- 책 419 쪽 - 

 

그러나 매트 리들리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단호하게 말한다.


그렇지 않다


"나는 이성적 낙관주의자다. 이성적이라고 하는 것은 기질이나 본능 때문이 아니라 증거를 살펴본 결과 낙관주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펼치는 페이지들에서 독자들 또한 그렇게 만드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


- 책 26쪽 - 




대한민국 하위 루저 중년남의 삶은 루이 14세의 그것을 넘사벽으로 능가한다. 

 


2016헬조선 대한민국에 사는 어느 흔한 중년남을 (그렇다글쓴이가 맞다보자이 땅의 하위 20%에 속하는 이 루저남은 집도 없고 차도 없고 가진 재산도 없으며배우자나 자식도 없다그런데 이 사람은 최소한 지난 십수년간 굶주렸던 기억도 없고질병에 크게 시달린 적도 없다전쟁이나 기타 폭력테러등으로 인한 현실적인 죽음의 위험에 직면해 본 적도 없다기대수명은 약 80에 달한다.

 

그런데 지금 이 사람과 같은 계급에 속했던 사람들 중이 사람보다 높은 생활수준을 누렸던 사람은 과거에 없었다. (약 20년 내외의 한 세대도 지나지 않는 짧은 기간이라면 모를까시계를 조금 더 앞으로 돌리면근세 시절 왕들도 이 사람보다 생활수준이 높지 않다태양왕 루이 14세든강건성세 강희제이든조선의 정조이든간에.

 

이 남자는 마트로 가서 싱싱한 채소와 갓잡은 생선그리고 다양한 고기와 과자들을 구할 수 있다기분에 따라 한식,중식일식양식이탈리아식 중에 하나를 내키는대로 골라 먹을 수 있고겨울에는 따스한 물과 방바닥에서여름에는 시원한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24시간 이내 근거리에 있다.

 

심심할 때는 TV나 인터넷을 통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일면식도 없고아주 저렴한 가격에 나는 전효성이나 AOA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유재석이나 김구라김제동 같은 이들의 입담도흥미진진한 드라마들도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스포츠 경기도 모두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물질 문화측면에서 볼 때 나 같은 하류인생들도과거의 귀족님들보다 훨씬 풍요롭고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다.그래도 과거가 더 좋은건가.




직면한 위험, 그러나 유보된 위협


 

내가 어렸을 때중학퀴즈였는지장학퀴즈였는지에 이런 문제가 나온 적이 있다.

 

금은 9알루미늄은 21~23석유는 30석탄은 200...’ 숫자는 다소 부정확할 수도 있다여기서 말하는 것은 광물자원이 고갈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가 핵심이었다. (퀴즈의 문제는 이런 이야기를 한 단체가 어디냐였고답이 아마 로마클럽이었던 것 같다.)

 

그때로부터 이십몇년이 흘렀다금이나 알루미늄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석유도 여전히 30년 정도는 더 캘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석탄 역시 아직도 충분히 우리의 에너지 사용을 지탱해 주고 있다.

 

인구 폭발과 세계적 기근자원의 고갈산성비와 이상 기후강력한 전염병의 유행과 유전자 조작 작물에 이르기까지과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파국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것처럼 여겨졌으나처음에 이야기했던 종말의 시간이 이미 지났음에도 우리는 별다른 위협 없이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다.

 

비관주의자들이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가 현재의 연장' 이라 단순히 여기기 때문이다.


"비관주의자의 오류는 외삽법에 있다. 미래가 단지 과거의 확대판이라고 상정하는 것이다. 일찍이 허브 스타인이 말한대로 '무언가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면 그것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 이다. 


(중략)


브라운의 외삽법은 완전히 옳다. 하지만 그렇기로 치면 '1950년이 되면 런던 거리는 3미터 두께의 말똥으로 뒤덮일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도 옳다." 


- 책 422~423쪽 - 


하지만 우리에게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정신적, 문화적으로는 후퇴? No No. 절대 그렇지 않아 



물질적 풍요를 누리지만 문화적 정신적으로 우리는 더 공허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하지만 생각해보자당장 우리시대의 이상향이자 아이콘인 북유럽의 중심스웨덴에서는 1970년대만 해도 열등종자들에 대한 불임 수술이 버젓이 자행되었다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은 그냥 강제로 불임 수술을 당해야 하는 것이다.

 

시장 주의자들은 어차피 쓸 일도 없는 것을 쓸데없이 국가가 나섰다는 점을 들어 비판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적어도 진보와 인권을 부르짖는 사람이라면 내가 열등하다는 이유로 강제 단종되는 현실을 바람직하다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195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유색인종은 갓양남녀 분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거나 버스 자리에 나란히 앉을 수 없었다.유색인종이 감히 수영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을 때면갓양남녀들이 와서 온건히는 소금을과격하게는 염산을 뿌리기도 했다.

 

20세기 초중반의 인종청소를 들 필요도 없다근대 초기의 마녀사냥을 들 필요도 없다근대까지 자행되던 박살형 역시 말하지 않으련다조선이 당대 보기 드문 인권국가였다는 이야기는 농담이 아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고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논리는 놀랍게도 불과 백년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진리였다.  

 



낙관주의가 이성적이다. 



TV를 보면 (그리고 인터넷을 보면세상은 정말 위험천만한 것 같다하지만실은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지금 더 많이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9세기때는지금처럼 자신이 사는 곳으로부터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교류가 적은 나라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그런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세상에 위협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여전히 굶주리는 사람은 많으며여전히 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도 존재한다자원은 유한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유전자 조작이나 전자 및 기계 기술 발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다생태계 문제나 지구 온난화는 정말 문제인 것이 맞다.

 

문제는 인정하자그러나 너무 불안해하지 말자우리는 문제를 인식하고그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다.로마클럽이나 196,70년대 지성인들이 제기했던 식량과 자원의 문제를 농업 생산력과 자원 효율성을 높이면서 개선했던 것처럼현재 직면한 문제들도 그렇게 해결할 것이라 믿어 보자.


"만일 세계의 상황이 지금과 같이 지속된다면, 모든 인류가 재앙을 맞는 것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과 똑같은 상태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인류 진보의 핵심이자 문화 진화가 보내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며, 역동적 변화의 취지이고,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다. 진정한 위험은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데서 온다."


- 책 421쪽 - 

 

우리가 여지껏 지내온 역사적 결과물을 볼 때낙관적인 미래 전망은 결코 허황된 생각이 아니다오히려 그것이 더 이성적인 사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