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소비를 그만두다

억스리 2015. 12. 30. 09:51

[출처] http://blog.daum.net/softlove1024/226





소비를 그만두다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출판사
더숲 | 2015-01-1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일본의 한 행동하는 지식인이 왜곡되고 부조리한 현대 소비사회에 ...
가격비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다. 알고보면 돈은 그냥 종이에 지나지 않는데, ‘이 왜 중요할까? 당장에 우리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재난, 예를들면 전쟁, 지진, 핵발전소 사고, 석유고갈 등이 일어난다고 하면 은 어떻게 될까? 그저 휴지조각에 불과할 것이다. 왤까? 그 돈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알고보면 돈은 소비행위를 하기 위한 수단.도구일 뿐이다.

지극히 개인화 되어 고립되어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이 없으면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렵기에 을 벌려고 하고, ‘으로 구입한 소비재 외에는 자신을 과시할 것이 별로 없기에 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면 현재 우리의 소비패턴은 어떻게,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우리의 소비패턴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도록 자극하는 기업의 수법이며, 경제성장만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제구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와 가족공동체가 무너지고, 현대인은 노동자가 되어 개개인이 고립되었다. 개인화가 되어 익명성이라는 자유를 얻었지만,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을 벌어, 익명성이 보장되는 도시에서 더 싼 제품을 더 많이 사고자 하는 대형마트와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의 얼굴없는 소비자가 되었을 뿐이다. 또 그 소비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에 처해도 꼼짝없이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자유를 찾아 공동체를 떠나 도시로 떠났지만 결국엔 이름 없는 소비자로, 그저 기업을 살찌우기 위해, 새장 속의 통닭 같은 존재가 되어 돈을 쓰고, 기업의 이익을 창출시키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런 구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탈소비자를 지향해야 한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나 아무 것도 안 사는 것을 넘어서서 현재 우리 사회의 경제시스템의 한계와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이제 시장은 포화상태이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그럼에도 억지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없어도 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는 물건을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해 사게 하는 사기수법의 시장 창조경제가 현재 우리 경제구조이다. 그럼에도 대기업 수법에 고스란히 속아 넘어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카드를 긁어 빚을 내면서 물건을 사들인다. 이런 사회에서는 돈이 전부라는 가치관이 생겼고, 공동체가 붕괴된 이 도시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는 이 되었다. 그 결과 우리는 부자 아니면 가난뱅이의 범주로 분류되고, 얼굴없는 소비자가 되어 빅데이터의 재료가 될 뿐이다.

    대형마트나 도시 중심의 소비생활이 아니라 지역공동체를 살려야 한다. 지역 안에서 작은 상점들이 많아져서 그 안에서 경제생활과 공동체 생활을 회복해야 한다. 지역에서 물건을 사려면 조금은 더 비싸겠지만, 우리가 더 싼 것을 찾아 헤매면 알고보면 나중엔 우리가 더 빈곤해진다. 월마트가 활발하게 장사를 했던 곳에서는 빈곤율이 더 높았다는 결과가 있다. 더 싼 물건을 찾아 헤매면, 월마트나 대기업은 더 싼 물건을 만들기 위해 제조업을 망가뜨린다. 결국은 일자리를 없애게 되는 결과를 일으킨다. 쓰레기 같은 싼 물건을 쌓아가는 소비 보다는 좀 더 비싸게 물건을 사더라도 꼭 필요한 물건만 지역에 있는 작은 상점들에서 사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스팬드 시프트를 일으키자.

   상품 경제 속에서 증여경제를 끌여들이자. 엄청난 돈을 들여야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은 증여를 통해 교환하는 것이다. 아니면 공유를 할 수도 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적게 벌어 잘 순환시키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도시를 좋아하는 것은 쾌적함을 찾아 소비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쾌적함이란 변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변하지 않음은 동질의 것으로만 둘러싸여 있는 것이며, 이는 인간을 나약하게 만든다.

    이제 동네’, ‘마을을 살리는 것만이 살 길이다. 동네, 마을은 그곳에 사는 소비자들이 만든다. 작고 다양한 소상공인들과 생산자들이 있고, 그들이 곧 소비자들이 되는 곳이 마을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동네, 마을이라는 사회적 공통 자본을 잃을 것인가? 거액의 융자를 받아서라도 쾌적하고 폐쇄적 공간을 만들 것인가?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 인생 목적이 돈벌기가 아닌 살아가기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돈 대신 무엇을 손에 쥘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욕망이 진실로 자신의 욕망인지 성찰하고, 남과 다른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소비밖에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돈 없이 사는 것은 가능하고, 오히려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가 위축되어가는 미래 사회에서는 돈에만 기대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