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석교수(EBS인문학특강)

억스리 2013. 12. 6. 01:01

[출처] http://hosamsof.blog.me/80190284277



5월의 황금연휴가 끝나간다. 다들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난 남아있었다. 쉬는 날이면 쉬는 날 답게 방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이 들어서 였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광주가길 잘했다. 덕분에 연휴동안 밖에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오히려 편안했다.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푹 잤다. 오랜만에 느끼는 숙면이였다. 숙면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그래도 질이 안되면 양으로라도! 평균 10시간 정도 잤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날이면 밥 먹고 다시 자고, 밤늦게까지 컴퓨터하다가 늦게 자는 날이면 정오 넘어서 일어나고 했다. 너무 늘어진걸까. 내일부터는 다시 학교를 나가야하고 수요일날 있을 시험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언젠가부턴가 공부하는게 싫지 않았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해야하나? 시험기간 아니면 책 펼칠리도, 열람실 갈 일도 없는 내가 요즘은 틈만 나면 책 읽거나 열람실에 가니까. 열람실에 가서 공부만 하는 건 아니지만, 간다는 그 자체가 나에겐 놀라운 변화다. 작년까지만 해도 열람실을 끔찍이도 싫어했던 나니까 더욱 놀랍고도 신기하다. 근데 시험을 위한 공부는 무언가 부담스럽다. 느긋한 감이 없다. 범위가 적은 것도 아니고 엄청난 양을 짧은 시간에 이해하긴 커녕 외우는 데 급급하다. 하... 그래도 오늘까지는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겠다.

 

 

 다음 주에 있을 시험준비를 하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연휴동안 뭐한거지?'

 오늘은 빼더라도 이틀동안 방안에만 콕 박혀서 나오질 않았다. 그 많은 시간동안 무엇을 했을지?

 

 

 

 

'EBS 인문학 특강'  '인간이 그리는 무늬(최진석)'

 

 

 

 

'인간의 그리는 무늬'의 저자는 최진석 교수로 현재 EBS 인문학특강을 하고 계신 분이다. 저번 주부터 틈틈히 인문학 강의를 들어왔다. 6강부터 였나, 본격적인 동양철학자 노자 이야기로 넘어가서부터(최진석 교수의 강의 주제는 '현대철학자 노자'이다) 강의로는 만족을 할 수 없었다. 좀 더 깊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Yes24에서 최진석교수를 검색해 보았다. '노자의 목소리를 듣는 도덕경'이라는 책이 있었지만, 최근에 펴낸 이 책을 골랐다. 이유는 단 한가지. '느낌이 좋아서'

 '인간이 그리는 무늬' 말 그대로 인문이라는 것이다. 강의 내내 교수님께서 하신 말이다. 분명 강의와 연관성이 있을거라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 책으로 읽는 EBS인문학 특강이라고나 할까.  나름 인문학 책인데 어려운 용어없이 차근차근 설명해주셔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EBS 인문학특강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복습, 반복하기에도 좋았고 EBS인문학특강을 듣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강의에서와 같이, 이 책에서도 중심은 '동양철학' 구체적으로 말하면 '노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노자의 도덕경을 자세히 설명하는 내용이 아니라, 노자의 철학을 발전시켜 나가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이론보다 행동, 실천에 무게를 두었다.

 

 

 

 여러분은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서 더 자유로워졌습니까?

 여러분은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서 더 행복해졌습니까?

 여러분은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서 더 관용적인 사람이 되었습니까?

 여러분은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서 가족이나 이웃들과 더 잘 지내게 되었습니까?

 

 ...

 

 

여러분은 지금까지 바람직한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아니면 바라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여러분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가?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여러분은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아니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가?

 

 

 지금, 지금만의 무늬를 그리고 있습니까?

 

 

 

 

 많은 걸 깨닫게 해준 책이다.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 한 두번 읽기엔 너무 아까운 책.

 

 

 

 

 

 

 

 

 만화에서 이 장면, 이 대사가 나오기 전에 10년 후에 지금 내 모습을 본다면 후회하지 않을까? 아쉬워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었다. 10년 뒤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고 있다면 어떤표정을 지을까하고. 이런 생각을 한 나를 면박하듯 만화의 주인공은 말했었다.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이와 크게 다를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