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자기 혁명 - 나로부터

억스리 2012. 6. 27. 09:38

[출처] http://blog.naver.com/ljb1202/160693782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작가
박경철
출판
리더스북
발매
201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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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이 바로 박경철이라는 인물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것 자체가 '감히'라는 표현이 들어갈 정도로 한국에서는 일정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박경철이라는 이름은 애초에 주식쪽에서부터 출발을 했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주식에 관한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고 그의 글이 당시 여타의 글들에 비해  꽤 수준높은 글이라 더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런 '시골의사'라는 필명이 실제로도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회의 지도층 - 상대적 개념이겠지만 - 사람이라는 호기심과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주식과 의사라는 교집합의 차이로 인해 본격적인 대중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시작은 분명히 주식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박경철이라는 사람만의 뷰를 통해 보여주는 시선이 사람들에게 지지를 이끌어 냈다. 각종 방송과 기고를 통해 단순히 주식뿐만 아니라 경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사고를 이야기하며 더더욱 사람들로 하여금 특별한 사람이라는 지지를 얻었다. 그러면서 의사라는 직업은 어느덧 박경철이라는 이름에서 지워지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한다.

 

정작, 주식과 관련되어서는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린다. 본인은 주식에 대해 이야기하며 주식을 하지 말라고 하는 모습이나 실제로 '시골의사'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느냐와 같은 약간은 소모적인 논쟁을 통해 사람들의 의견들이 나눠졌지만 정작 그때부터 박경철이라는 사람은 새로운 길을 가기 시작한다

 

단순히 주식에 머물지 않고 좀 더 확장된 경제라는 분야에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다양한 분야에 대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서서히 이 시대의 이야기 전달자에서 사람들의 가려움을 긁어주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하는 인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틈틈히 신문이나 대담형식의 대화나 인터뷰를 통해 박경철이라는 사람이 저토록 사고의 확장을 이뤄낸 과정이 신기했다. 단순하게 봤을 때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그러한 작업을 했을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힌 것이다.

 

한 사람의 오늘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다. 어느 사람에 대해 알려고 하면 그 사람의 과거부터 추적해야만 그 사람의 대해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긍정이든 부정이든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박경철의 '자기혁명'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결코 어느날 갑자기 대오각성하여 환골탈태를 한 것이 아니였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조금씩 그는 오늘날의 박경철이 되기위한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고 물을 주며 가꾸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의사가 된 이후에 보다 본격적으로 그는 자신의 갈 길을 선택하고 준비하고 이를 실행해 옮긴 것이다. 의사라는 특수한(??) 직업은 지금의 박경철을 이룬 큰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시골의사'라는 필명처럼 시골에서 의사가 되어 사회의 소외된 측면이 강한 곳에서 활동한 부분은 더더욱 지금의 박경철이라는 사람의 내공을 만들었다고 보인다.

 

이처럼 박경철이라는 인물에 대한 품평 아닌 품평을 먼저 하게 된 이유는 이 책은 박경철이라고 하는 이 시대 한국에서 영향력면에서는 아마도 손가락에 꼽힐 인물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듣기 위해서 사전 그가 하는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단순하게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 저 이야기를 한 의미를 보다 더 자세하게 알고자 한 이유다.

 

'자기 혁명'은 아주 만든 책이다. 흔히 말하는 기승전결이 확실하다. 책을 집필한 후에 탈진했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책에 자신이 갖고 있는 많은 것을 쏟아냈다는 것이 느껴진다. 책의 내용이 독해하기 심히 어렵지 않을 정도로 만들었고 읽는데 달달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지도 않다. 그 완급조절이 아주 잘 되어 있다고 보인다. 본인 표현대로 현학적인 내용도 제법 있어 보이지만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나는 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상대방은 어렵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감히 이야기하자면 책에 나온 내용중에는 격하게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주장도 있고,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하는 글도 있었고, 그 대목에서 '나는 다르게 생각합니다'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글자도 있었다. 스스로의 주체성을 갖고 책을 읽었다며 위안을 할 수도 있고 '니까지게 어디서'라며 내 사고의 미숙함을 탓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이 땅의 고민하고 고통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이 책을 펴 냈다고 하지만 내가 볼 때 이 책이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저술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박경철이라는 사람 자신의 사고를 정리하기 위해 쓴 듯 하다. 10대는 무리가 갈 수 있어도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등등 자신의 나이와 경험과 사고에 따라 이 책을 읽으며 받아들이는 정도와 생각은 천차만별일 것으로 보인다.

 

박경철 스스로도 인정한 것처럼 어느 정도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 재능이 자신이 갖고 있는 소질과 만나면 박경철이라는 이 시대의 선지자(??)처럼 자신만의 아우라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의 지적 경지와 지혜를 갖게 되는 것이 일반인으로써는 -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 오히려 일반인이라 보이게 된다 -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책을 읽다가 어느 문장을 읽거나 어느 대목을 읽은 후에 잠시 책을 덮고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은 개인적으로 아니였다. 고즈넉한 장소에서 모든 잡념을 버리고 침착하게 책 속에 빠져 읽으며 집중을 하게 만드는 책이였다.

 

다양한 분야와 현상과 흐름에 대해 자신만의 사고를 통해 자신만의 말로 이야기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그러한 능력을 갖고 이야기하기도 힘들지만 그렇게 모든 것에 대해 일일히 자신만의 생각을 하고 이를 정리한다는 것은 나처럼 게으른 인간에게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또한 대단히 많은 책이 소개되는데 그 책들을 다 소화하는 것도 벅차 보인다.

 

본인에게 득이 될지 해가 될지 모르겠지만 박경철이라는 시대의 인물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각지도 못한 현상으로 인해 예전처럼 다양한 곳에서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쉽고 안타깝다. 그가 하는 이야기는 가치중립이라는 표현에 맞게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어 보이는데 그러한 사람의 이야기나 글을 예전처럼 듣거나 볼 수 없어 아쉽다. 혹시, 내가 그의 이야기와 글을 굳이 찾지 않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