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억스리 2011. 1. 6. 19:56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의 결정에 희생당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세상 중 가장 나은 세상이 아니다.

 우리가 다른 종류의 결정을 내렸다면 지금 다른 모습의 세상에 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들이 확고한 증거와 제대로 된 논리에 근거한 것들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

 그런 후에야 기업, 정부, 국제기구 등에도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릴 힘을 가진 사람들은 상황이 아무리 불행하고 불공평해도 그렇게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변화를 가져올 방법도 없다고 말한다.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그들의 결정에 희생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이 책의 목적은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하도록 돕는 데에

 있다.(.....) 경제학의 95%는 상식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나머지 5%도 아주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아니지만 거기에 숨은 근본 논리를 쉬운 말로 설명 가능하다.

 ㅡ서론에서ㅡ

경제 문제에 대해 말하는데 고도의 전문 지식은 없어도 된다.

 

 부실 자산 구제 조치의 효과나 G20의 필요성, 은행 국영화의 장단점이나 경영진에 대한 적합한 보수 수준을 정학하게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 지식을

 샅샅이 익히는 데 들일 시간이나 배경 지식을 가진 사람이 우리 중 얼마나 되겠는가?

 한술 더 떠 아프리카 빈곤 문제, WTO업무, 국제결제은행이 요구하는 자기자본 비율 등의 문제가 나오면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멍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내가 말하는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날마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 온갖 종류의 판단을 내리고 있다.

 식품 공장, 정육점, 식당 등의 위생 기준이 어때야 한다는 것은 전염병 학자가 아니어도 모두 아는 사실 아닌가.

 경제에 관한 판단을 내리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나처럼 경제지식이 없거나 경제에 관심이 없거나, 혹은 자본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기초 상식을 들려줄 뿐만 아니라 거시적 안목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내가 그랬듯이...

 난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생각도 없거니와 권익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아왔다.

 단순하고 사고 파는 행위에서 이루어지는 것들 조차 모든 것이 귀찮게 생각되기도 했고, 내 권리를 행사하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다못해 당연히 받아야 할 서비스조차 상대방에게는 민폐로 다가가지 않을까를 더 많이 생각했었던 것 같다.

 경제는 무조건 어렵고 머리아프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단순히 제목에 끌려서였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간결한 문구와 왠지 모를 카리스마...책 제목에 의해 베스트셀러가 되느냐, 마느냐의 희비가 갈릴수도 있다는 어디선가 본

 글이 갑자기 떠오른다. 참 잘고른 제목이지 싶다.

 우리는 자유시장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우리는 흔히 자유로운 자본시장이 정부의 억제와 규제에 놓인 시장보다 더 자유롭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부강한 나라가 될거라 생각한다.

 그러나..이 책을 읽고 나면 그것이 참으로 위험한 생각임을 알게 된다.

 2008년 경제위기가 세계를 강타했다. 그 때 내가 예치해 둔 펀드값이 반토막나고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뛰었었다.

 그 경제위기가 그냥 단순하게 일어난 일이 아닌 근본 원인을 작가는 실제 예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자유 시장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아면 '시장을 자유롭게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각종 규제에 반대하는 소리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경제의 역동성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촉진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정부에 대해 널리 퍼진 불신이 근거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지금까지 들어온 것처럼 부자들에 대한 감세정책이 우리 모두를 더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드는 정책임을 알게 된다.

 세계 경제가 겪어온 일들은 단순히 우연히 일어난 것도 아니고, 저항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의 결과가 아님도 알게 될 것이다.

 또 가난한 나라들이 더 가난해지는 것은 결코 열대기후, 불리한 지리 조건, 경제 발전에 맞지 않는 문화때문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이 책은 목차에서 보다시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상식들을 뒤집는다.

 예를 들어 컴퓨터보다 세탁기가 자본 경제에 더 많은 공을 세웠다는 식이다.

 앞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을 읽는 7가지 방법을 먼저 읽고 7가지로 다양하게 읽어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이미 경제서를 많이 읽거나 익숙하다면 그냥 순서대로 읽으면 그만이다.

 우리가 늘 접했지만 어렵게만 생각했던 경제 지식.

 이 책은 이해하기 쉽게 풀어 기초를 탄탄히 할 뿐만 아니라 넓은 안목을 갖게 해주는 쉽고 작지만 넓은 책이다.

 그러나 아직도 경제서가 어려운 나는 밑줄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읽었던 부분을 되돌아가 다시 읽어야 하는 어려움을 감내했다.

 나라와 나라를 비교하고 각주를 들어 설명한 친절한 설명 덕에 경제에 대해 어렵게만 생각했던 한 경제 문외한이 앞으로 경제서와 친해지려 한다.

 

 2011년 새해가 밝고 처음 접한 책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뿌듯하다.

 

 목차


 

[출처] http://blog.daum.net/shiny119/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