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 저/베스트트랜스 역 내용 |
“레미제라블”은 몰라도 장발장(Jean Valjean)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이 작품은 레미제라블이라는 원제보다 “장발장”이란 제목으로 세계의 독자들에게 더욱 더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처음 이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을 때도 제목이 “레미제라블”이 아닌 <짠발짠의 설음>이었는데 이 작품은 1920년경에 홍영우란 번역가가 우리말로 번역하여 경성박문서관에서 발행한 작품이 아마도 우리나라에 최초의 <레미제라블> 번역본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도 이 때는 영어가 친숙한 언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책을 번역했던 번역가가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비중이 높았던 “장발장”을 책의 제목으로 삼았던 것 같다. 그런데 참 적절한 번역인 것 같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은 우리말로 풀이하면 ‘가난한 사람들’ 또는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이 작품 속에는 수많은 불쌍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 하면서 고난과 역경을 겪었던 장발장이란 인물을 통해서 1800년대 프랑스의 다양한 모습들을 생동감있게 보여준다. 잘 알다시피 장발장은 1796년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항구의 감옥에서 19년이란 긴 세월 동안 노예처럼 살다가 나와서 죽는 순간까지 자유롭지 못한 불쌍한 인물이다.
나는 장발장입니다. 감옥에서 19년 동안 징역살이를 하다 나왔습니다. 나흘 전 석방되어서 퐁타를리에로 가려고 길을 나섰지요. 나흘동안 걸었습니다. 저녁때 디뉴 시에 도착해 여관을 다녔지만, 번번이 쫓겨났습니다. 개집에 잘못 들어갔다가 개한테도 쫓겨났습니다. 개조차 나를 사람으로 취급해 주지 않더군요. 이게 내 통행증입니다. 이것 때문에 어디를 가나 모두 나를 쫓아내지요. ‘장발장, 석방된 죄수, 태생은…19년 동안 징역살이 함. 가택침입 및 절도죄로 5년, 4번의 탈옥 시도로 14년, 아주 위험한 자.’
이 작품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장발장이란 인물을 통하여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나온 그가 한 사제(司祭)의 자비심으로 선악에 눈뜨게 되고, 사회에 항거해 가면서 고민하다가 점차 순화되고, 성화(聖化)되어 죽음에 이르러서 비로소 완전한 자유를 찾게 되는 영혼의 과정을 묘사하였다. 문장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들이 담겨 있어서 많은 걸 생각하며 읽게 하는 작품인 것 같다. 이 책은 원서가 함께 있어서 우리말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이해가 잘 안 될 때는 오히려 원서의 도움을 받으면서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번역서와 원서의 페이지가 크게 어긋나지 않아서 금방 찾을 수가 있다. 비록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단언하기는 뭣 하지만, 내가 생각건대 근래에 나온 여러 “레미제라블” 작품들 가운데서 이 작품이 단연 최고인 것 같다. 1920년대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힐 정도로 대단한 인기와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세계 4대 뮤지컬 가운데 한 작품이기도 하며, 소설 영화, 뮤지컬, 애니메이션, 만화, 동화 등 다양한 문화컨텐츠의 소재로 거의 전 세계에서 제작되었다고 봐도 될 것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린 작품이었다. 레미제라블 혹은 장발장 이 소설의 배경은 1800년대 프랑스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조선후기로 정조임금 시대였으며, 연암 박지원이 허생전, 양반전과 같은 소설 작품들을 창작했던 시기에 해당되기도 한다. 유럽과 우리나라의 시대상황과 역사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이 작품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사흘만 여유를 주시오. 이 불쌍한 여자의 아이를 데리러 가는 데 사흘의 여유를 주시오. 필요한 비용은 내가 치르겠소. 나를 따라가도 좋소”, “말도 안되는 소리” 자베르가 말했다. “내 딸이 여기에 와 있지 않나뇨?” 팡틴이 죽었다.
1권은 장발장이 사업가 및 시장으로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고 있지만, 숙적 자르베에 의해 자신의 신분이 탄로나면서 팡틴의 딸 코제트를 찾으러 떠나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
'문화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노사이드 - 인류의 미래는? (0) | 2013.01.31 |
---|---|
프랑스를 뒤흔든 거대한 민중의 힘, 68년 5월 혁명 (0) | 2013.01.27 |
박완서 <한 말씀만 하소서> (0) | 2013.01.14 |
골목사장 분투기 : 자영업이란 정글에서 살아남기 (0) | 2013.01.14 |
MPI 병렬프로그래밍 (이홍석, 김정한, 이승우, 이식) (0) | 2013.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