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g.naver.com/hong8706/40169162762
안녕하세요~최근 자본주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거의 고전들(현금의 지배, 월스트리트 제국, 버블의 기원 등)을 다시 꺼내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감명을 준 것은 역시 로버트 쉴러 예일대학 교수의 명저, "이상과열"이었습니다. 쉴러 교수는 2000년 발간한 이 책(이상과열)으로 불후의 명성을 얻었으며,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를 전후해서도 다시 한번 버블 붕괴의 위험을 경고(버블 경제학)함으로써 이제는 거의 구루(Guru)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을 쓰던 당시 2000년 초, 쉴러 교수는 아마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호황이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는 "다우 40,000"류의 책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당시 미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껴있으며 호황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과감하게 경고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학자답게 그의 주장은 대단히 강력한 데이터의 기반 위에 서 있습니다. 특히 지속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주가를 비교 분석하는 부분은 이 책에서 주장하는 근거를 확고하게 보여줍니다. 조금 길지만 이 부분을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 로버트 쉴러 교수 홈페이지.
"<그림 1.1>은 1871년부터 2000년 1월까지의 미국 월간 실질 S&P500 주가지수를 대상 기업의 연간 실질 수익과 함께 보여준다. 이 그림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수준에 대해 진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최근 주식시장이 과거와 비교해서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1982년 바닥을 친 이후 주식시장은 계속 상승해왔던 것이다. (중략) 그러나 1982년 이후의 이 극적인 주가 폭등은 실질 수익의 성장과는 상응하지 않는다. 그림을 보면, 기업의 수익이 최근에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수익은 1세기 동안이나, 진동하면서 느리고 점진적인 성장 경로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쉴러 교수는 신경제 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기업들의 끝없는 이익을 올릴 것으로 생각하던 당시의 분위기가 사실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구'라는 것을 훌륭하게 입증하였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써, 쉴러 교수의 작업이 얼마나 지난한 것이었을지.. 또 작업을 해가면서 이 결과를 과연 발표해도 좋을 지 얼마나 망설였을지 짐작이 가는 바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기업이익 성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미국 주식시장은 왜 그토록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을까요? 그 답은 바로 사회 구성원 전체가 1982년부터의 주가 상승에 도취되어, 주가의 하락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는 일종의 집단 최면에 걸렸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이 부분을 설명하며 1929년 대공황 직전의 상황을 현재와 비교해는 부분은 참으로 가슴 뜨끔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이 부분을 잠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929년 여름 사람들이 지난 일을 회고해 볼 때, 그들은 과거 몇 년 동안의 폭락은 언제나 결국에는 더 높은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다. 이 보 전진, 일보 후퇴 그리고 다시 이보 전진, 시장은 식으로 움직였던 것이다. 만약 당신이 주식을 판다면, 다음 번 폭락을 기다린 후에, 다시 사면 되었다. 사실 주식을 팔 이유가 전혀 없었다. 보유한 주식이 건전하기만 하면, 결국에는 돈을 벌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은 '구매한 뒤 계속 보유하는' 사람들인 것처럼 보였다."
무섭지 않습니까? 이 책이 발간되던 2000년 당시의 미국인들은 주식은 한번 사면 계속 오르는 것이라는 집단적인 착시 현상에 빠져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난 2008년의 미국 서브 프라임 위기 속에서 이런 현상을 또 한번 경험했지요.
왜 이렇게 인간들은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요? 각 자산의 내재가치(이익 혹은 임대료 등)와 가격을 비교하고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질 때 랠리에서 과감하게 내리는 것. 말로는 쉽지만, 실행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며, 하나 하나 배워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자제력과 실행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즐거운 투자되세요~
목 차
옮긴이의 글 ... 5
서문 ... 9
1장 역사적 관점에서 본 주식시장의 수준 ... 19
1부 구조적 요인
2장 촉진 요인: 인터넷, 베이비 붐 그리고 다른 사건들 ... 37
3장 증폭 메커니즘: 자연발생적인 폰지 과정 ... 75
2부 문화적 요인 ... 111
4장 뉴스 매체 ... 113
5장 새로운 시대라는 경제적 사고 ... 149
6장 전세계의 새로운 시대와 버블 ... 181
3부 심리적 요인 ... 203
7장 시장의 심리적 앵커 ... 205
8장 무리짓기 행위와 전염 ... 225
4부 과열을 합리화하려는 시도 ... 253
9장 효율적 시장, 랜덤 워크 그리고 버블 ... 255
10장 투자자가 배운 것과 배우지 못한 것 ... 285
5부 대응의 노력
11장 자유로운 사회의 투기적 불안정성 ... 303
저자 후기
참고 문헌
[출처] 이상과열(로버트 쉴러) - 잊혀져서는 안될 불후의 명저|작성자 채훈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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