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철학의 고전들

억스리 2011. 4. 24. 18:11

[출처] http://prinjeal.com/80097682866

 

 

 

2009년 112권.  [철학의 고전들] - 서정욱 - 함께읽는책 - ★★★★☆

 

정말 오랫만에 고전을 읽었다.  그것도 철학이야기가 가득한 녀석으로.  '철학의 고전들'은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플라톤 <향연> 에서 보에티우스 <철학의 위안> 까지 언젠가 당신이 읽었다고 생각하는...' 이라는 카피문구를 가지고 나를 유혹한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에서 출발해 <향연>, <국가>, 그리고 아리스토 텔레서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이어 다양한 열가지의 이야기는 때로는 즐거움으로, 때로는 지루함으로 나를 철학이야기로 이끌고 있다.

 

고전을 읽으면 머릿속에 무언가 지혜로움을 채워주는것 같으면서도 그 딱딱한 껍질에 지루함을 덧붙여 따분함을 주기 쉽상이다.  게다가 철학이라니,,, 현재의 내 삶속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것도 복잡한 머릿속을 옛 철학자들의 고리타분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들어나가다보면 가뜩이나 어려운 머리속이 더 엉키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려운 고전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이 책 '철학의 고전들' 에서는 지루함없이 읽어 나갈 수 있도록 대화체로 풀어놓아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주인공이 직접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들이나 제자가 그 화자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아버지, 혹은 스승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누듯 펼쳐진 책 속에서 한결 좀 더 쉽게 철학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물론 오랫만에 고전을 읽느라 어느정도의 따분함은 남아 있었지만 말이다.  책에서도 이야기하듯 철학의 역사를 알지 못해도 재미있는 고전들을 담고 있다고 하듯이 나 역시도 어려운 철학이 어느것이 먼저이고 어느 이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그런 나에게 유명한 철학자들의 일화나 그들의 주장은 신선하게 다가와 수월하게 읽히고 있다.

 

머리말에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고전의 정의인 '현재에도 많이 읽히며 그 내용에 문학, 역사, 그리고 철학 이렇게 세가지 이상의 내용이 담겨있어야 한다' 라는 말처럼 책 속에는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낯선 이야기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가 저자가 이야기하는 세가지 이상의 내용을 가득 담고 철학자들이 살았던 시대의 배경과 시대상, 그리고 인간 삶의 진리등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문학을 토대로 흥미롭게 전개해나가고 있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이야기들의 원전을 찾아 좀 더 진지하게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열가지의 이야기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역시나 철학에 무지한 나도 알고있는 이야기인, 아마도 가장 많이 알려진 소포클레스 <비극_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의 이야기였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을 하게될 것이라는 저주어린 신탁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이야기와 함께 무지한 나로서는 처음 듣게 되는 그 뒤에 펼쳐지는 그 가족들의 이야기는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아버지가 들려주는 황제의 길인 에피쿠로스 <쾌락> 역시 왕으로서 아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이지만 왕이 되지 않을 나에게도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담겨있어 흥미를 끈다.  이렇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을 쉽게 풀어놓아 철학에 무지한, 고전에 약한 나에게도 나름의 쉬운 독서를 즐기게 해준 반가운 책이었던듯 하다.

 

 

어떤 누구도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혜가 없는 곳에는 행복도 없다.  오만한 자는 모든 일이 끝난 다음에 지혜를 배운다.  크레온은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우쳤다.  그럼 나는?  나는 이제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40쪽.   소포클레스 <비극_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