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쟁 1618~1648 : 오늘의 유럽을 낳은 최초의 영토전쟁
[출처] https://m.blog.naver.com/knight0803/220195253728
- 작가
- C. V. 웨지우드
- 출판
- 휴머니스트
- 발매
- 2011.06.13
★ 책이름 : 30년 전쟁 1618~1648 : 오늘의 유럽을 낳은 최초의 영토전쟁
★ 글쓴이 : C. V. 웨지우드
★ 옮긴이 : 남경태
★ 펴낸곳 : 휴머니스트
이 책을 다 읽긴 했습니다만, 사실 이걸 읽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긴 합니다. 독해(讀解)라면 다 했지만, 이해(理解)를 다 했다고 보긴 어려워서요. 다른 책들도 한번 보고 이해를 하는 건 아닙니다만, 이 책은 전체의 반이나 이해했을런지.. 이제 어렴풋하게 뭔가가 잡히는 듯 하는 수준입니다.
그렇더라도 일단 현 시점에서 책리뷰를 해야 제 마음에 한 단락을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무리해서(?) 책리뷰를 해 봅니다. 30년 전쟁은 흔히들 근대 유럽을 낳은 전쟁이라고도 하고, 중세에 시작해서 중세를 지나 끝난 전쟁이라거나, 종교전쟁으로 시작해서 영토전쟁으로 끝난 전쟁으로 불리는 전쟁으로 이미 해당 전쟁을 다룬 글들이 충분하기에 그 전쟁의 양상에 대한 이야기는 자제하고 책 자체에 대해서 리뷰를 할까 합니다. (-_-; 사실 기존의 글들보다 더 잘 정리할 자신이 없다는게 사실.) 네이버캐스트 "30년 전쟁"을 읽어보시는게 가장 깔끔하지 않나 합니다.
일단, 이 책은 153*224*40mm, 727쪽, 1162g라는 묵직한 볼륨감을 자랑합니다. 아울러 초기에 전체적인 위치도 한번 나오고, 이후 주요 전장에서의 군대배치도 정도가 나올 뿐 다른 도판은 매우 드뭅니다. 그래서, 참 읽어나가는게 쉽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 막대한 분량이 30년 전쟁의 전개양상에 따라 12개의 챕터만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한 챕터가 매우 길고 방대한 편인지라, 읽으면서도 쉽지 않았네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30년 전쟁은 세계사 책에서 잠시 스친 정도이거나, 다른 책들 속에서 단편적으로 다루어진 내용들의 집합이었습니다. 종교전쟁인데, 구교에 속하는 프랑스가 신교연합에 참여한 것도 그렇고, 주 전장이 독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영국 등 상당한 거리를 가진 국가들이 개입한 점 등에 대해서는 '그냥 그랬던 전쟁이었다' 정도로만 남아있었기에 정리를 위해서 읽으려 한 책입니다만, 한번 읽고 정리가 되기에는 너무 방대한 책이었습니다. ^^; 뭐 그래도 '왜 그런 양상으로 흘러갔을까?'에 대해서 그나마 대략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출판사의 소개글 중에 유럽판 삼국지라고 하는데.. 삼국지처럼 친숙해지려면.. 삼국지처럼 마르고 닳도록 읽어야 할 듯 하네요.)
그나마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정리해본다면..
저자는 독일이 30년 전쟁의 무대가 되는 불행이 초래된 이유를 그 지리적 특성과 정치적 전통에서 찾고 있습니다. 당시 독일은 설탕(함부르크), 모피(라이프치히), 절인 생선(뤼베크), 비단과 향료(아우크스부르크) 등이 거래되는 상업지역으로서 외국인의 왕래 및 상업도시들이 조밀하게 발달한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성로마제국이라는 환영(이탈리아 등을 모두 포함하는 로마제국의 후예라는 관념)을 쫓았던 독일의 지배자들 덕분에 독일 내부에서의 지배권을 확립하지 못했고, 외국의 군주들도 신성로마제국 내에 봉토를 소유하고 있어서 단일적인 권력이 출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죠.
제가 책을 읽고 느낀 점으로는 전자보다는 후자의 영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대두와 출현에 대해서 각기 다른 이해를 가진 외국이 개입하려 했고, 독일인들은 그런 외부세력의 개입을 유도하기도 했으며, 외세를 배제한 독일의 단합을 꿈꾸는 이들도 각기 다른 형태(강력한 군주국가 vs 입헌군주국가)를 꿈꾸는 등 정말 복잡한 형국이었더군요.
그런 와중에 그 복잡한 상황이 더 복잡했던 보헤미아에서 불꽃이 튀게 됩니다. 당시, 보헤미아는 국가의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 종교적 자유를 원하는 세력, 중앙정부가 강해져야 한다는 세력 등이 경쟁하고 있었고, 종교적으로도 루터파, 양형영성체파, 칼뱅파, 가톨릭이 혼재하고 있었고 서로 간의 불관용을 두려워하는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전쟁에 대해서 그 부작용과 폐해를 걱정하는 세력이 없지 않았습니다만, 늘 각 세력들 간의 이해관계 등을 조정하지 못하여 무산되는데 이는 이 전쟁이 30년을 끄는 내내 발생하는 문제였습니다. 너무 많은 이해당사자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매달리다보니 그 누구도 끝낼 수 없는 전쟁이 된 것이죠. 이는 각 국가나 종교별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만, 발렌슈타인과 같이 자신의 국왕과는 별개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난세의 인물들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전쟁은 신 · 구교의 갈등으로 시작됐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종교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영토나 통상 같은 이익에 눈이 먼 열강들이 개입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커져 나가게 됩니다.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신교 국가는 신교도를 지원하며 전쟁에 뛰어들었고, 합스부르크 왕가의 신성로마제국은 구교도 편을 들었습니다. 여기에 구교 국가이면서도 에스파냐와 신성로마제국을 경계한 프랑스가 신교를 뒷받침하면서 전쟁은 유럽의 거의 모든 국가가 얽혀드는 형태로 발전하게 됩니다. 참전국들의 명분은 동일 종교 세력을 보호한다는 것이었지만, 속내는 혼란을 틈타 영토를 확장하려는 야심이었고, 그 과정에서 전장이 된 독일은 물론이고, 참전국이었던 에스파냐, 스웨덴 등에서도 민족이라는 개념이 출현하게 됩니다.
전쟁은 1648년에 역사상 첫 다국간 조약인 베스트팔렌 조약을 체결하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만, 30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친 전쟁이 남긴 영향과 파장은 매우 컸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은 전쟁의 와중에 태어난 아이가 다시 전쟁에 투입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 범위도 지금의 독일영토 대부분과 오스트리아, 폴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등을 아우르는 넓은 지역이었기에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저자는 12장에서 30년 전쟁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독일의 비극은 기본적으로 독일의 문제였다. 리슐이외, 올리바레스, 두명의 페르디난트, 스웨덴 왕의 개입이 적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그들이 기회를 만들었다기보다는 그들에게 기회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 독일에서 정치적 동맹을 분리시키고, 지배자들의 사적 이익을 이용해 서로 다투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쉬운 일이었다."고 말입니다. 이는 약 3년간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6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분단되어 있는 우리들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 끝으로 저자인 C. V. 웨지우드의 역사기술에 대해서 "섬세한 안목으로 과거의 인물과 장면을 살아 숨 쉬게 만들며, 인간의 악행과 어리석음, 파괴 본능이 빚어낸 황폐하고 비참한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전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읽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상대적으로 사전 지식이 없는 시대의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만. 너무 침착하고 차근차근 기술해가는 걸 따라 읽노라면.. 역사수업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달까요. ^^; 뭐, 이건 제가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한번 더 도전해봐야 할 문제이긴 합니다만.
저로서는 매우 힘들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들도 많이 읽긴 했지만.) 거의 두달 가까이 붙잡고 있었네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지만.. 그러다가 제2의 장미의 이름이 될까봐 그야말로 꾸역꾸역 읽은 책이네요. (제가 장미의 이름을 다 읽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려서.. 책을 읽다가 포기하면 다시 잡기가 정말 힘들더군요. ㅎㅎ) 왠지 책에 미안하기도 하고, 나중에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한번 더 읽어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어지간한 각오없이 덤벼들지는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