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되는 방법 : 매드사이언티스트가 알려주는 과학자 서바이벌 가이드
[출처] https://madscientist.wordpress.com/2018/07/25/%EA%B3%BC%ED%95%99%EC%9E%90-%EC%97%B0%EC%8A%B5%EC%83%9D/
이제 과학블로그에서 아이돌 전문 블로그로 전업합니다……는 아직 아닙니다
최근에 글로벌 걸그룹 발족을 목표로 진행되는 어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유심히 보고 있다. 아이돌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다 알고 있을만한 사실이지만,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10대 초중반부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춤과 노래 등을 연습해야 하며, 그 중에 극히 일부만 기획사의 연습생이 되고, 그 중에서도 역시 극히 일부만 데뷔의 꿈을 이룬다. 데뷔를 했다고 해서 모든 아이돌이 성공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화려한 무대에 서서 인기와 부를 쟁취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극소수이며 일부는 데뷔 이후에도 그룹이 해체되서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에 연습생의 신분으로 다시 도전하기도 한다.
설사 아이돌로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 직업의 수명은 그닥 길지 않다. 20대 중반만 넘어서면 아이돌이 아닌 다른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봉착하게 되며, 10대 중반부터 연마해온 춤과 노래 등의 스킬은 이제 앞으로의 인생에 큰 보탬이 안되는 스킬이 된다. 물론 솔로 가수나, 배우, 모델 등의 다른 직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사람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아이돌 은퇴후 급속히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진다. 한마디로 전반적인 성공의 확률이나 미래를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권하기 쉬운 직종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년소녀들은 외부에서 비치는 아이돌의 화려함에 매료되어 불나방(?)처럼 아이돌 연습생의 길로 뛰어든다. 어쩌면 아이돌 산업 자체는 아이돌을 지망하는 수많은 소녀 소년들의 청춘을 불태우며 겨우 유지되는 산업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지 아이돌 산업뿐만이 아니다. 많은 프로스포츠 산업, 이스포츠 산업, 예술계 등등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허무하게 소모되고 해당하는 경로를 선택한 극히 일부만이 자신의 노력에 어느정도 부응하는 댓가, 혹은 범인은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반대급부를 얻는 직군은 꽤나 많다.
그렇다면 과학은 어떨까? 과학을 좋아하여 ‘연습생’ 의 길을 시작한 초보 과학자 지망생들중 일부는 유명한 스타 과학자의 모습을 롤 모델로 하여 꿈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일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안정적이고 고소득인 직장을 얻기 위한 발판으로 과학자가 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상당수의 ‘과학자 연습생’ 은 자신의 평생 직업을 과학연구자로 생각하고 과학자가 되기 위한 고된 훈련을 감내한다. 그리고 현대 과학의 상당부분이 바로 ‘과학자 연습생’ 의 희생과 노력에 기반되어 왔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 연습생들이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현재 과학연구자, 특히 대학 등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 랩의 책임자로 일하는 것은 마치 아이돌 연습생이 정식으로 데뷔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책임자로 ‘데뷔’ 해도 자신이 꿈에 그리던 그런 중요한 연구업적을 내는 유명한 연구자의 길은 머나먼 길이고, 대부분은 생계를 유지하는데 급급한 평범한 연구자로 마감하게 된다. 아마도 상당수는 ‘과학자 연습생’ 신분을 마친 이후 곧바로 자신이 수년동안 연마한 과학과는 전혀 다른 일로 생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즉, 많은 사람들이 그닥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요즘 시대에서 ‘과학자 연습생’ 이 되는 것은 ‘아이돌 연습생’ 과 근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연습생의 길은 언제나 험하고 힘들다
그러면 오늘날 ‘과학자 연습생’ 이 되고자 하는 젊은이는 무작정 뜯어말려야 할까? 여기에 대해서는 좀 미묘하다. 나라면 아이돌을 꿈꾸며 아이돌 연습생을 희망하는 소녀 소년들에게 ‘현실을 봐라, 니가 무슨 아이돌이 되겠느냐’ 라고 부정하는 것보다는 ‘원하면 해 보렴. 그러나 아이돌의 길은 쉽지는 않단다’ 라고 일단은 격려를 해 보겠다. 아마 과학자 연습생이 되고자 하는 젊은이, 혹은 그 긴 여정에 있는 젊은이들에게도 일단은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일단 젊은이가 자신의 꿈을 쫒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그것에 대해서는 일단은 응원을 해 주는 것이 도리이다. 그러나 그 꿈을 쫒는 과정에서 치루어야 할 희생에 대해서는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고, 그 기나긴 과정 도중에서 한번쯤 자신의 꿈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것인지를 생각해보라고 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과학자 연습생’ 과 과학자의 길을 미리 걸어본 선배라면 그 과정에서 얻은 자신의 경험을 조금쯤은 나눠줄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취지로 라고는 하지만 뭐 책은 용돈 벌려고 쓰는 거 아니었냐 최근에 ‘과학자가 되는 방법 : 매드사이언티스트가 알려주는 과학자 서바이벌 가이드’ 라는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과학자 연습생으로써 과학자의 꿈을 향해 쫒아가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대략의 ‘생존 가이드’ 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책을 쓰게 된 또 다른 경위는 흔히 대중에게 비추어진 성공한 극히 일부의 과학자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과학자 연습생’ 과 ‘생계형 과학자’ 들의 존재를 세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즉, TV와 무대 속에서 비추어진 화려한 아이돌의 뒤에는 부각되지 않은 수많은 아이돌 연습생과 비인기 아이돌의 존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과학자 연습생으로써 당신이 가게 될 현실적인 진로에 대해서 가늠을 하고 싶은 모든 젊은이들, 혹은 막연히 자신의 자녀가 과학자가 되었으면 하는 학부모들이 한번쯤 읽어봤으면 좋을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이 ‘과학자 연습생’ 의 앞으로의 진로 결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 과학자가 되는 방법 :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알려주는 과학자 서바이벌 가이드’
남궁석 저
이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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