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편안함의 배신

억스리 2014. 6. 20. 10:23

[출처] http://blog.naver.com/hong8706/220034838467



오늘 소개할 책은 "편안함의 배신"이 되겠습니다. 이책 제목도 별로 맘에 안듭니다. 그냥 근원을 알 수 없는 공포, 혹은 특정 조건에서 발생하는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되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휴가를 낼 때마다 아픈 징크스(?)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휴가 가기전에 무리해서 아픈 줄 알았는데, 이게 계속 반복되는 순간 정체를 알 수 있겠더군요. 옙. 제 머리 속에 있는 어떤 공포 기제가 '휴가'를 계기로 자동 발현되는 느낌? 혹은 스위치가 켜지는 느낌을 갖게 되더군요. 왜 난 휴가를 갈 때 이런 징크스를 가지게 되었는가?

 

오늘 소개하는 책("편안함의 배신")을 읽으면서 그 근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책 32~33 페이지 부분).

 

이론적으로 볼 때 오늘날 선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전한 삶을 살고 있다. 감염성 질환으로 죽을 일도 없고, 의학의 발전 덕분에 평균 수명이 수 십년이나 늘어났다. 범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졌으며, 미국의 경우에는 거의 150년 동안 내전이 일어나지 않았다. (중략)

 

하지만 그 덕에 우리는 불편에 대한 내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불편해지려나 싶은 기색만 비춰도 사람들은 불편을 제거하려고 호들갑을 떤다. 어떤 편법을 써서라도 그런 불편을 해결하지 않으면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이 커진다.

 

이런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점점 항우울제, 진통제, 수면제, 항불안제 등 약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정서적으로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정서적으로 과도한 반응을 나타내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불편'에 대한 면역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가만히 기억을 돌이켜보면, 예전휴가 때 아팠던 기억이 이런 징크스를 낳게 하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는 폭식 하는 여성 환자(케이트)의 사례를 들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책 40~41 페이지 부분).

 

그녀가 느끼는 것은 배고픔이 아니라 전반적인 불안감이었다. 이는 신체적으로 느껴지는 불편한 느낌이었고, 케이트는 이것을 "가만히 있기 힘들고", "안절부절 못하고", "초조하다"는 단어로 표현했다 이런 느낌이 들면 그녀는 식탐에 빠졌다. 음식을 먹으면 이런 느낌이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 뇌에는 제일 오래된 영역이 있는데, 이 영역은 지금 먹을 것이 없거나 앞으로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인다. 이 뇌 영역은 위기에 처했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본능적인 방식으로 행동에 나서게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이 생존 본능에 불이 들어오면 이 오랜 뇌 영역은 생존 확보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결국 본능이 우리의 이성적 사고를 장악하고, 몸 전체를 집어 삼키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는 가능할 때마다 음식을 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특히 언제 다시 음식을 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을 때는 음식 섭취가 더더욱 중요했다. 그리고 칼로리 밀도가 높은 음식은 이런 자양분을 빠른 시간 안에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기에 이 본능적인 행동은 그 후로도 우리 몸속에 깊숙이 새겨지게 되었다.

이 대목에서 아주 감동하게 됩니다. 제가 주변에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는 살 찌는 데에만 효과가 있을 뿐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하는데,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 지를 한방에 설명하네요.

뇌 깊숙한 곳에 있는 '도마뱀의 뇌'를 작동시키는 순간, 우리는 이성적인 존재라기보다는 본능적인 존재로 회귀해버리는 것입니다. 물론 저의 경우 '불쾌한 여행의 기억'이 휴가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구요. 조금만 더 이 부분을 인용해보겠습니다(책 47 페이지 부분).

 

대뇌는 생각이 깊고, 계산이 빠르고, 논리적이다. 대뇌는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좋아하고, 분석적 사고, 연역적 사고, 귀납적 사고 등을 선호한다.  대뇌가 무언가 판단을 내리거나 선택을 할 때에는 보통 자료들을 입수해서 결론을 내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에 나서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

 

반면 번연계(=도마뱀의 뇌)는 두려움, 안전, 고통, 쾌락, 아픔, 분노 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대해 원시적 감정과 신체반응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변연계는 대단히 예민하고 반사적으로 활동하는 부분이다. (중략) 대뇌와 번연계 사이에 갈들이 생기면 보통 어느 쪽이 이기는지 추측할 수 있겠는가? 변연계라고? 정답이다!

디저트나 빵, 사탕 같은 음식을 앞으로 절대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경험해본 적 있을 것입니다. ㅋ  예. 더욱 그 음식을 먹고 싶어 안날이 납니다.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욱 그 일이 하고 싶죠. 아예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눈 앞에서 그 음식을 치우는 게 올바른 방법이지.. 머리 속에서 다짐한다고 그 결정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책에서 이 부분을 소개해보겠습니다(책 78 페이지 부분)

 

어떤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역경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말을 되뇐다. 그러나 실제로 조사해보면 결과는 정반대이다. 역경이 오래 지속되다보면 실제로는 사람이 강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약해진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고통이나 역경으로부터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사람은 '높은 수준의 불편'을 관리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 뿐이다.

휴우 멋지네요. 각자 가지고 있는 징크스. 더 나아가 잘못된 습관(및 중독)을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까요?

 

그에 대한 저자의 답은 분명합니다. '휴식'입니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도마뱀의 뇌를 자극하는 첨단기술로부터 자신을 차단시키라는 것입니다(책 182~183 페이지).

 

(앞에서) 첨단 기술이 우리의 전체적인 동요수준을 얼마나 높이는 지 살펴보았다. 이메일에서 시작해서 핸드폰 문화, 인터넷 서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첨단기술을 통해 우리의 동요는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떠밀려 올라가 있다. (중략)

그 중 한가지 방법은 첨단기술 타임아웃을 실천하는 것이다. 첨단 기술 타임아웃으로 디지털 상호작용으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되어 당신의 몸과 마음이 숨을 돌리고 동요를 가라앉힐 시간적 여유와 기회를 주자.

 

나는 처음 이 '처방'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잠자리 들기 적어도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정도는 업무와 관련된 모든 첨단 기술의 사용을 중단하라고 권한다 (중략) 더 나아가 정말로 필요한 때가 아니면 팬드폰, 문자, 컴퓨터 등의 첨단 기술에 접속하지 말고 하루를 보낼 수 있는지 확인해보라. 특히 주말이나 휴가,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시간 등이면 이런 것은 더욱 중요하다.

예. 드디어 해답이 나왔네요. 예전 휴가 때 아팠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핸드폰 통화' 때문이었습니다. 업무를 간신히 마치고 휴가를 떠났지만, 계속 업무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죠. 그 결과 휴가가 아주 엉망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휴가'와 연결되어 저의 스트레스를 높이는 증폭작용을 일으켰던 것 입니다.

 

'휴가를 갈 때 스맛폰을 두고 가라'는 말이 정말 진리라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스맛폰 확인해봐야, 사실 휴가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스트레스 받을 뿐이죠. 차라리 그럴 바에야, 잠시 스맛폰을 끊고 '첨단기술 타임아웃'을 시행하는 게 훨씬 더 행복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이 뿐만 아니라 대단히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