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도움되는 독서방법
[출처] http://moonlgt2.tistory.com/416
독서하는 방법에 대하여 쓴 책들이 많다.
어떤 사람은 항상 10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라 하고 어떤 사람은 한 권만 제대로 읽어라 혹은 지독이 정답이다, 속독이 정답이다 또 꼼꼼이 읽어라, 어려운 부분은 건너뛰라...이렇듯 독서의 방법은 말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 모든 걸 동시에 다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것이 아니다.
이전에 한국일보의 편집국장을 지냈던 故 조풍연씨는 직업이 그러하다 보니 생전에 신문 칼럼을 자주 쓰셨는데, 아주 오래전 어느 날 신문을 뒤적이다 우연히 그 분이 독서에 관한 글을 쓴 것을 보았다.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가물거려 대충 주제만 옮긴다.
몇 십년이 흐르고 난 지금 그 노트들은 나의 보물 제 1호가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독서 습관으로 내가 글쟁이를 할 수 있었고 또한 지금도 누가 나에게 아무리 황당한 주제의 글을 청탁한다고 해도 그 노트들만 참고하면 못 쓸 글이 없습니다.
이 글만 봐도 알겠지만 조풍연씨는 진정한 독서가이셨다.
어떤 책이라도 읽고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이 나중에 참고가 되도록 기록으로 남기는 독서를 하였던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책에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한다고 해서 그 부분을 언젠가 다시 열어보지 않는 한, 그냥 읽는 독서와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느냐?"
당연히 그냥 읽는 독서보다야 페이지를 더럽혀가며 읽는 독서가 기억과 여운에 오래 남겠지만 그것도 시간의 문제일 뿐, 어차피 시일이 지나가면 그냥 눈으로 하는 독서랑 비교하여 그리 큰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곰곰히 씹을수록 참으로 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회사에 있을 때 알게 된 모 회사의 임원 한 사람이 골프 매니아였다.
주말에 몇 번인가 같이 골프를 치고 서로의 집이 한강다리 하나 사이만큼 밖에 안 떨어져 있던 터라 사적으로도 가끔 만나 술을 한잔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어느 날 그 분이 느닷없이 나에게 한 권의 수첩을 보여 주었다. 뭔가 하고 봤더니 그 안에 온갖 잡지와 신문, 책등에서 끄집어 낸 잡다한 인용문과 참고사항, 지식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출장가면 비행기에서 잡지를 보면서, 사무실에서는 신문에서, 집에서는 독서를 하면서 그렇게 유용한 정보와 글귀등을 습관적으로 정리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틈틈이 펼쳐 보는데 자기 방에는 그런 수첩이 20여권쯤 더 있다고 했다.
어쩐지 평소 대화할 때 해박한 지식등 풍기는 분위기까지 좀 틀리더라니..
그 날, 그 분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새로 가졌음은 물론이다.
작년 봄, 청계산을 등산하다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그 분의 명복을 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쯤에서 눈치를 채셨으리라 믿는다.
보다 나은 독서의 방법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보자는 것이다.
블로그에 독후감을 쓰는 나의 행위도 사실 중수의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블로그를 찾아오는 손님들이 읽기에는 따분한 단어정리나 스포일러의 면이 농후한 줄거리, 중요한 주제 옮기기 및 문장베끼기 등의 행위를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로그에 못쓰는 그러한 것들이 정작 나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늘리는데는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그래서 나 또한 얼마전부터 블로그에 못쓰는 내용들을 쓰기위한 나만의 수첩을 항상 지참하며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조풍연씨가 그랬고 작년에 돌아가신 나의 친구가 그랬으며 지금은 나도 그리하고 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 습관을 들이느냐 못 들이느냐에 따라서 가랑비에 옷젖듯 나이가 들수록 인생을 느끼는 깊이가 달라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방향을 약간 틀어서 서평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
우리는 흔히 책에 대한 평을 쓰는 사람을 서평가라고 칭한다.
하지만 사실 서평이란 특정한 분야에 해박한 지식과 연륜을 가진 사람이 그 분야의 글이 실린 책에 대해서 평가하는 매우 전문적인 행위이다 (대부분의 일반 독서애호가가 쓰는 서평은 여기에 상관이 없으니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전문지식을 갖춘 서평가는 책의 어느 한 부분만을 읽거나 머리말과 목차만 봐도 대충 그 책의 수준을 짐작하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책의 전부 혹은 일부분만을 가지고 평가할 수도 있다.
서평에는 굳이 책을 다 읽어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역설적이지만 전문 서평가는 자기의 전공 분야에 관한 한 고유한 의미에서의 진정한 독서가가 아니다. 그냥 자기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한 책을 평가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러한 전문 서평가들 역시 자기의 전공이 아닌 분야의 책에 대해서는 일반 독서 애호가의 위치에서 책을 읽게 된다. 또한 그러한 독서가의 자세를 견지함으로써 전문 서평가로서의 식견도 점점 깊어지고 넓어지게 되는 것이다.
틈날 때마다 진지한 독서를 하지 않는 서평가는 아무리 화려한 말빨로 치장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그 밑바닥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나는 서평가가 아니라 3류 독후감을 쓰는 일개 평범한 독서가일 뿐이다. 그래서 다행히 나의 화두는 항상 하나다.
또한 블로그에 못 적은 나만의 정보가 가득한 수첩을 자주 참고하는 독서가가 되는 것.
대부분의 사람은 단지 책이 좋아서 책을 읽고 그 느낌과 배운 것을 오래 간직하기를 원하는 진정한 독서가가 되고싶을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결론을 내자.
당신이 서평가이든 독서애호가이든 1년에 책 한 권만 읽는 사람이건 상관없이, 독서란 행위를 통하여 뭔가를 배우고 깨닫기를 원한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다름아닌 독서의 효과를 될수록 오래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속독을 하건 지독을 하건, 10권을 읽든 한 권만 읽든, 책을 읽으며 또한 읽고난 다음에는 반드시 자기만의 정리를 따로 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권한다. 악서이건 양서이건 구별없이 모든 책에서는 그 나름대로 배울 것이 있다고 했다. 또한, 이는 책 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만화등에 다 적용하면 된다.
그럴듯한 좋은 방법같지 않은가.
동의한다면 오늘부터 당장 실천으로 옮기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