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에드윈 르페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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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생에서 우연치고는 묘한 타이밍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두가지였는데, 그중 하나가 우연이 보게 된 기사 한 줄 때문이였죠. 과거 해외선물 거래를 위해 새벽에 잠을 설치며 연구하고 차트를 분석하는 나날 중 이었습니다. 해외선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으므로 상당히 오랫동안 조심스럽게 관찰을 하며 거래를 준비하다가, 어느날 새벽에 차트 패턴상 큰 거래기회가 와서 실제로 첫 해외선물 거래를 하게 됐습니다. 매수 거래 버튼을 누른후 차트 목표가격 근처까지 가격이 움직이는 동안, 심장이 쪼그라들고 폐에 문제가 있는거처럼 가슴이 조여들더군요. 불안함과 초조로 인해 허리는 더욱 구부려져 책상 앞에 노틀담의 곱추가 된 자세로 가격움직임을 보고 있었습니다.
더딘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첫 거래에 큰 수익을 얻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냉장고에서 시원한 맥주 한 캔을 가져와 모니터를 바라보며 건배를 나눴죠. 성공적인 첫 거래로 인해 입꼬리가 살짝 거만한 듯이 위로 올라간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켜져 있는 hts 실시간 뉴스 티커바에서 '제시 리버모어'라는 제목의 기사가 지나갔습니다.
예전에 고인이 됐을텐데 왜 그 사람 이름이 기사 제목에 나왔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하자 이미 지나가 버린 그 뉴스를 찾아봤는데, 내용을 보니 제시 리버모어가 사망한 날이라는 것과 함께 생전 투자활동에 대한 설명이 곁들어져 있었습니다.
기분이 묘하더군요. 첫 거래에서 나름 큰 수익을 얻었는데 전설적인 투자가의 사망일이라니.
과거 주식거래를 공부하기 위해 읽었던 '시장의 마법사들'(이레미디어 출판)이란 책 내용에 제시 리버모어에 대한 위 책이 자주 언급이 되면서 안그래도 읽어보려 했는데 말입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반드시 저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넘어 그 짧은 찰나에 그 제목을 본 것은 무엇인가 그 책을 반드시 읽어보라는 계시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다음날 서점에 가서 살만한 책인지 내용을 좀 뒤적이며 보다가 구매를 하였고 집에 돌아와 읽는데 감정 이입이 되다 보니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과거 국내 주식거래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저의 모든 모습이, 아니 거래자라면 할 수 있는 모든 실수와 영광들이 섬세한 심리표현과 함께 묘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줄 한 줄 읽을때마다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고, 손실을 보는 과정의 내용에서는 제가 겪었던 심리상태나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한 팁들이 줄을 이어 적혀 있더군요.
어느 부분에서는 마치 저의 일처럼 침통하며 가슴이 아팠고, 그가 큰 거래에서 성공을 하게 된 내용에서는 저도 같이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미 국내주식거래에서는 많은 실전을 겪어봤기에 거래를 해보지 않았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분 보다 더욱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제가 국내주식거래를 통해 겪었던 수많은 경험들이 이 책 한권에 대부분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흘렀어도 사람의 행동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들을 일부 살펴보도록 하죠.
▶ 2장 매일 매매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
주식시장에서의 바보는 항상 자신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 누구도 매일 자신이 주식을 매수하거나 혹은 매도해야 할 합당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게다가 주식을 현명하게 거래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도 없으며, 그런 사람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 저는 데이트레이딩도 잘 하는 편인데, 과거 한때는 데이트레이딩이 매일 거래하는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틀린 의미는 아닙니다만, 제 거래 경험상 데이트레이딩을 할만한 날이 매일 있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가격이 조밀하게 횡보하는 장에서는 제 아무리 단타거래를 하려고 해도 기회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억지로 매일 거래를 하게 된다면 반복되는 거래횟수 증가로 인해 별다른 수익 없이 대단치 않게 생각했던 수수료가 원금을 갉아먹고 있게 되더군요.
매일 거래를 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거래를 할 만큼 변동성 있는 장이 와야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시의 저 또한 하루라도 거래를 하지 못하면 불안하여 견딜수가 없는 거래 중독이 아니였나 싶네요.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들을 하셨을 겁니다. 특히 큰 손해를 보게 되면 본전을 찾고 싶은 마음에 더욱 거래를 늘려가기 때문에 과다 매매가 되기 싶습니다. 위의 내용을 읽으면서 거래시 제가 하지 말아야 할 원칙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거래 경험이 없으신 분들은 사전에 한번이 아니라 10번정도 정독 할 것을 권합니다. 거래 원칙 같은게 없는 분들은 더욱이 읽어보시고 중요한 부분을 반복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도 막상 거래를 해보면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게 거래자들의 심리입니다. 그러니 더욱 가슴에,머리에 새기도록 반복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 5장 내용중
내가 큰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사고력 때문이 아니라 진득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시 리버모어는 피리미딩 기법등 추세매매를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추세가 눈에 쉽게 보이면 다 추세매매를 쉽게 할텐데 말처럼 추세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려운것이죠. 실거래자분들은 많은 거래 경험을 통해서 한참이 지난후에야 어떤 이론이 아닌 경험으로 이해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중간에 급락하는 구간이 여러번 나오므로 그 수많은 파도들을 다 버티며 매수후 유지를 하기가 어려운거죠. 그런데 가격이 한참 올랐거나 내린 후에 보면 추세가 너무 확연하게 보이지만 거래 결정 당시에는 어느 방향으로 가도 다 말이 되게 보이게 됩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반성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언론이나 대중들이 비관론과 공포에 눌려 있을때 매수를 해서 오랜 시간 홀딩하는것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길이었음을 여러분들이 이번에 직접 겪으셔서 알게 되셨을 겁니다. 물론 사람마다 거래 방식이 있으니까, 초단타 거래부터 장기 홀딩까지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제 경험상으로도 위 얘기가 맞기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었습니다.
목차를 한 번 보고 설명을 하죠.
제1장 15세에 주식매매를 시작하다
제2장 매일 매매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것은 없다
제3장 초 단타매매로 승부하다
제4장 사기꾼들
제5장 차트쟁이들
제6장 샌프란시스코 지진과 예감
제7장 피라미딩기법의 발견
제8장 거대한 돈더미를 삽으로 퍼 담는 법
제9장 하루 동안 월스트리트의 황제가 되다
제10장 불안하면 보유물량을 축소하라
제11장 투자자들의 심리
제12장 절대 설득 당하지 마라
제13장 당신이 돈을 걸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제14장 우산도 없이 폭풍우 속을 걸어가며 비에 젖는 것처럼 돈 버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시기가 있다
제15장 비밀정보 다루는 법
제16장 저명한 만화가, 로저스의 모자
제17장 주도주의 탄생과정
제18장 내부거래자들을 혼내다
제19장 주가조작자들
제20장 유연한 사고방식
제21장 세력의 심리
제22장 타란툴라 독거미
제23장 투기꾼의 적
제24장 주식투자의 정도
목차만으로도 거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봤을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가치는 출판사 서평이나 독자들이 여태 쓴 리뷰에 없는 것들에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얘기를 이어가 보죠. 금융위기 이후로 전세계는 디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제가 봤을때는 그 이후 미국의 극단적인 양적완화(실질 이자율 제로, 이말은 화폐가치가 화장실 휴지와 다를바 없다는 뜻입니다. 화폐의 가격은 이자율인데 그것이 제로라면 화폐는 그저 종이에 불과해지는 것입니다)정책으로 인해 몇 년후 인플레이션이 올거라고 생각했었고 실제로 그 당시부터 일관된 논리로 주장을 하며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 또한 디플레이션 공포가 있었기에 인플레이션이 올거라고 이론의 정립을 하기 전에는 디플레이션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에 대한 시대적 배경이 위 책의 저자가 거래하던 시기입니다. 책 내용에서도 당시의 상황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만약에 제 예상과 달리 디플레이션이 온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에 대한 경험들 또한 위에서 약간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위 목차 내용중 색깔이 입혀진 샌프란시스코 지진과 예감이란 내용이 있는데, 이것이 실제로 최근에도 비슷한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지진 발생시 무엇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이런 논리 과정을 통해 과거 해외에 지진 발생했을때 어떤 해외선물 거래에서 큰 수익을 얻은 경험이 있습니다.
단순히 거래자로서의 경험담 뿐만 아니라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거래 기회에 대한 대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어떤 서평이나 리뷰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음 목차중 색이 입혀진 당신이 돈을 걸기전에는 알 수 없다 이 말이 저는 정말 가슴속에 다가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미 겪으셨겠지만 내 돈을 걸지 않으면 거래에서 오는 심리적 고통이나 가격 움직임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금융위기 이후 온라인에서 난무한 실제 거래를 하지 않는 고수들이 폭락론을 주장하며 대세로 이끌었던걸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겁니다. 자신의 폭락 주장에 따라 선물 매도 내지 인버스 매수 실거래자였다면 현재까지 이어진 상승장에 계좌는 깡통이 됐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면 아직도 인정을 안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장이 가는 길이 옳은 것이지 조작이니 양적완화를 예상 못했다는 변명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친절하게 장기적인 실질 제로 이자율 정책을 편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파급 효과를 부정하다가 이제 와서 그럴줄 몰랐다고 하기엔 너무 많은 개미들이 손해를 본 거 같습니다.
'어느 주식 투자자의 회상'은 소설 형식으로 쓰여져서, 기존 주식관련 책에서 설명하는 차트나 이론 설명에서 오는 난해한 설명과 졸음이 오는 상황을 배제하고 거래에 관심이 있거나 참여하고 있는 분들에게 재미와 감동, 교훈, 그리고 역사적 이해까지 얻을 수 있는 명작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투자자의 회상'은 시장의 마법사들, 뉴 마켓 위저드라는 책들과 함께 실제 트레이더들에게 듣는 시행착오 과정과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이야기 형식으로 전해주는 거래자들의 지침서들이라고 봅니다. 앞서 두권의 책에서도 제시 리버모어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해외의 스타 트레이더들도 제시 리버모어에게 큰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꼭 거래를 위해서가 아니래도 인생에 있어 책에서 얻을수 있는 다양한 간접 경험과 세상을 살아가는 작은 지혜들이 구석 구석 녹아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분들이 제 블로그에 답변과 질문을 해주셔서 그에 대한 답변을 썼는데 제 생각보다 아주 길게 답변을 하게 됐습니다. 비밀답글로 물으신 분들이 있으시지만, 제 답변을 통해 위 글 말고도 다양한 의견과 거래에 대한 내용들이 있으니 한 번쯤 위글에 대한 제 블로그 답변을 읽어보시면 또 다른 내용들을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나와서 저로서도 좋은 경험이었고, 생각이 다른 말씀들을 들이니 저의 시각도 넓어지는거 같아 좋았습니다.)
2011.4.26. 작성된 금 왕의 글입니다. 옮기실 때는 출처를 밝혀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