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랑을 못할까? / 양창순 저
정신과 의사이자..정신분석학자인 저자는...
사랑이..인간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의 하나라는 전제 하에
사람들이 갈망하면서도 사랑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를....파헤친다.
그가 말하는 사랑하지 못하는 경우는....매우 다양하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사랑하는 감정 자체를 갖지 못하는 사람...
사랑을 시작할 수는 있으나 지키지 못하는 사람...
짝사랑만 하는 사람...
고통스러운 사랑만 하는 사람...
우리가 생각하기엔...
운이 없어서 어쩌다 한 번 실패하는 것일 뿐...
한 번 실패하고 나면 그 경험을 밑거름 삼아...다음 번엔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한번 실패한 사람은 또 실패할 확률이 크며..
그 유형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저자는....사랑이라는 것이..무의식의 작용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사랑할 때...멀쩡한 정신에서..즉 의식이 작용하는 줄 아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반하고, 눈이 맞고...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은....무의식
즉, 과거의 경험에 의해 형성되었으나...무의식의 세계로 가라앉아 버렸기에...
이제는 의식할 수 없는...욕망과 갈망 때문이라는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사람들은 대체로...자신의 안에 존재하는 이성적 자아...
즉..남자라면 여성적 자아인 아니마, 여자라면 남성적 자아인 아니무스와 닮은 이성에게 끌린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강인하고 터프한 남성적 자아를 가진 여자는....그런 유형의 남자에게 끌리고...
섬세하고 유연한 여성적 자아를 가진 남자는....여성적인 여자에게 끌린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자신에게 열등한 기능을 풍부하게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경향도 있다.
사고 능력은 발달했으나 감정 기능이 열등한 사람은...감정을 잘 표현하고 컨트롤하는 사람에게 끌리고..
감정 기능은 발달했으나...사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논리적인 사람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이처럼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는 무의식의 작용이기 때문에....
머리로는 용납하지 못하는 사랑을 자꾸 반복하기도 한다.
알콜중독 아버지를 둔 여자가...알콜중독인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든지...
한번 사랑에 실패하고 나서...전과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또 만난다든지...하는 식이다.
결국 사랑하지 못하고..사랑에 실패하는 것은...
임자를 못 만났거나 실수 탓이 아니라...
자신의 무의식 세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패하는 사랑만을 선택하는 무의식의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것은 상처와 억압의 결과다.
불성실한 부모에 의한 상처, 지나친 강요에 의한 욕구 억압...
상처 받고 억압 받았을 때..건강하게 표현해서 해소하면...그것은 건강한 의식으로 남는다.
그러나 표현되지 못하고 해소되지 못하면....내면의 무의식 세계에 그림자가 되어 가라앉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거나...어떤 결정을 내릴 때....고약한 기질을 드러낸다.
저자는 따라서..사랑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무의식 세계와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무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는 상처와 불안을 직시하고...표현해줌으로써....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의식 안에 버림 받는 내가..있어....자꾸만 버림 받는 사랑만 한다면...
아프더라도 버림 받은 상처를 직시하고 풀어주어야 한다.
무의식 안에 불안해 하는 내가 있어...자꾸만 사랑을 놓쳐 버린다면...
나를 불안하게 만든 상처를 직시하고...더이상 불안해 하지 않도록 다독여야 한다.
결국....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자신의 상처를 돌보고...어루만져주어...건강한 자아로 거듭날 때..
건강한 상대를 만나서 건강한 사랑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