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 앨런 피즈




작가의 말처럼 당연히 고대로부터 여자는 남자의 억압을 받아왔었으나,
드디어 현대에 이르러서야 페미니즘 등의 영향도 있고, 발전된 인류의 지적성취, 세련된 젠더의식 등으로 말미암아 양성평등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줄 알았는데...
<< 남성과 여성은 태생적으로 다르다. >>
당연하다. 그런데, 그걸 왜 이제서야 깨달은 기분이 드는 걸까?
"먹이추적자"로서의 남성과 "둥지수호자"로서의 여성에 대한 본질적 차이를 상쾌하게 읽어볼수 있었다. 특히나 작가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 놓은 다음, 과학적 접근을 빌어 답을 찾고자 하지만, 유머러스한 예와 부드러운 결론으로 흥미를 돋우고 있다.
性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가진게 분명한 앨런 피즈의 말이다.
"남자의 의식은 결과의 획득, 목표의 성취, 지위와 권력, 경쟁에서의 승리, 효율적인 이익달성 등에 집중되어 있다. 여자의 의식은 의사소통, 협조, 조화, 사랑, 공감, 다른 사람과의 관계 등을 더 중시한다."

생물학적 차이를 통해 남과 여의 진짜 속마음을 풀어보는 남녀 심리 필독서. 국내 실정에 맞게 번역을 다듬고, 본문과 표지 디자인을 새롭게 해 개정판으로 펴냈다. 저자가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수많은 자료를 수집해서 만든 이 책은 남녀의 두뇌구조, 공간지각력, 언어구조, 감성체계와 논리구조가 생리학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는 과학적 주장을 생활 속 예로 들어 알기쉽게 설명한다. 또한 남녀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해 진정한 사랑과 존중, 평화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일상생활 속의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와 대화, 생각 등을 익살스런 카툰과 함께 실어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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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제 1장 남자와 여자,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제 2장 아하, 그게 그렇군요
제 3장 모든 것은 머리 속에 있나니
제 4장 말하고 싶은 여자, 듣지 않는 남자
제 5장 공간 지능, 지도와 평행 주차
제 6장 생각, 태도, 정서 그리고 또 다른 재앙의 영역
제 7장 알 수 없는 화학변화
제 8장 남자라고 다 남자는 아니다
제 9장 남자, 여자 그리고 섹스
제10장 결혼, 사랑 그리고 로맨스
제11장 새로운 미래를 향하여
역자후기
참고문헌

앨런 피즈 • 바바라 피즈 지음/이종인 옮김
가야넷/2000년 9월/364쪽/8,500원
▣ 저 자
앨런 피즈
그는 몸짓 언어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이다. 그의 책 『몸짓 언어』는 32개국에서 4백만 부 이상이 팔렸고, 그가 제작한 텔레비젼 시리즈는 1억 명이 시청했다. 인간의 의사소통 문제와 관련하여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강연하고 있고, 지금까지 6권의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그는 여자들이 말을 해올 때면 입을 꼭 다물고 그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바바라 피즈
비디오 제작, 학습과정의 조직, 전 세계 기업 및 상대의 세미나 준비 등을 주로 하는 피즈 트레이닝 인터내셔널의 CEO이다. 그녀는 국제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기억 언어』의 저자이기도 하다. 여성의 처세술에 대한 강연도 널리 하고 있다.
▣ 역 자 이종인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을 지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전문 번역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붓다』『셰익스피어』『연인에게 띄우는 e-메일』『미래는 어떻게 오는 것인가』등이 있다.
▣ Short Summary
남녀는 다르다. 사랑과 평화는 여기서 출발한다. 우린 지금 남녀가 동등한 기량, 능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맹신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여학생에게 '기술'을, 남학생에게 '가정'을 가르친다. 남녀 유별한 직업 또한 없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이렇게 '동일한' 남녀가 직업을 갖고 연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다보면, 문득문득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 왜 남자는 신문이나 TV를 볼 땐 아무것도 못 들을까?
- 왜 여자는 평행 주차를 그렇게 못할까?
- 왜 남자는 여자에게 거짓말을 하면 99% 들통이 날까?
- 왜 여자는 수다스럽고, 남자는 과묵할까?
- 왜 남자는 포르노를, 여자는 로맨스를 좋아할까?
- 왜 남자는 해결책은 제시하지만 충고는 싫어할까?
- 왜 남자는 섹스를 원하고, 여자는 사랑을 원할까?
아무리 되물어도 풀리지 않는 이런 의문 때문에 우리의 불행은 시작된다. 그렇게 사랑하던 남녀가 어느날 갑자기 의심하고 싸우고 원수가 되어 헤어진다. 끝내 남녀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해보지도 않은 채. 그러나 분명히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누가 더 우월하다거나 더 열등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단지 남녀가 다르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것을 원하고,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도록 타고났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여기서 출발한다. 남녀가 왜, 어떻게 다르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속시원히 밝혀내고 진정한 사랑과 존중, 평화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나아가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어떤 직업이 유리한지 숙고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남녀의 사고방식 차이를 연구하기 위해서 저자는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광범위하게 자료를 수집했다. 두뇌의 작용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종합하고, 진화생물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심리학자들의 의견을 분석하고, 사회 변화를 연구하고, 세계 각국의 관련자들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쇼킹하면서도, 흥미롭고, 또 때때로 유머러스한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 이 책은 남녀 사이의 전선은 어디이고, 왜 그런 전선이 형성되었고, 어떻게 그 전선을 돌파할지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제1장 남자와 여자.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누가 더 우월하다거나 누가 더 열등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남녀는 다르다는 것이다. 남녀 사이에 유일하게 공통되는 것이 있다면 동일한 종(種)에 속한다는 정도이다. 그들은 다른 가치관과 규칙 체계를 가진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누구나 다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선선히 시인하려는 사람(주로 남자)은 별로 없다. 그러나 진실은 결코 숨길 수 없다. 우선 구체적 증거를 하나 들어 보자. 서구 국가들에서 결혼한 부부의 약 50퍼센트가 이혼을 한다. 그리고 아주 진지한 남녀 간의 데이트도 장기적인 관계로 전환되기 직전에 끝나버리고 만다. 각기 다른 신념과 가치를 가진 모든 문화권에서 남녀는 이성(異性)의 의견, 행동, 태도, 신념 등을 놓고 끊임없이 말다툼을 벌인다.
아무리 보아도 명백한 사실
남자가 화장실에 가는 이유는 용변, 그것 한 가지뿐이다. 그러나 여자는 화장실을 사교의 장 혹은 치료의 장으로 사용한다. 남자는 텔레비전 리모콘을 장악하고 자기 마음대로 채널을 휙휙 바꾼다. 여자는 채널을 잘 바꾸지 않고 광고를 보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남자는 열을 받으면 술을 마시거나 아니면 남의 나라로 쳐들어간다. 반면 열받은 여자는 초콜릿을 먹거나 아니면 쇼핑센터로 쳐들어간다.
여자는 남자들이 둔탁하고, 무심하고, 배려할 줄 모르고,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고 비난한다. 또 따뜻하고 동정적인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고 한다. 말도 잘 하지 않고, 충분한 애정 표시도 없고, 인간관계에 민감하지도 못하고, 은근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계속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동물적인 섹스나 하려 든다고 비난한다. 게다가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변기 뚜껑을 세워놓은 채 나오기가 일쑤다. 남자는 여자들의 형편없는 운전 실력을 비난한다. 도로 안내판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지도를 거꾸로 들고 읽고, 도무지 방향감각이 없다는 것이다. 본론은 온데 간데 없는 수다를 한없이 늘어놓는가 하면, 한번도 먼저 섹스를 하자고 요청하는 적도 없고, 또 화장실에서 나올 때면 늘 변기 뚜껑을 덮어놓은 채 나온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물건은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면서도 CD는 알파벳 순서로 정리한다. 여자들은 갑자기 사라진 자동차 열쇠 꾸러미는 잘 찾으면서 목적지에 이르는 가장 가까운 길은 제대로 찾아내지 못한다. 만약 운전을 하다가 길이 헷갈리면 여자는 차를 세우고 길을 물을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결코 물어보지 않는다. 그것은 허약함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그는 몇 시간이고 같은 지역을 뱅뱅 돌면서 이런 말을 중얼거릴 것이다.
“거기 가는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어.”
“이 부근인 게 틀림없는데.”
“이봐, 저기 주유소는 아까도 보았는데 말이야.”
모두가 남자의 음모인가?
1960년대 이래, 무수한 압력 단체들이 우리의 생물학적 유산을 무시하라고 주문해왔다. 그들의 주장은 이러했다. 지금껏 정부, 종교 단체, 교육 제도 등이 남성에 의한 여성 억압을 지원했고, 그리하여 암암리에 여성들을 비하시켜왔다는 것이다. 또 여성을 끊임없는 임신 상태로 몰아넣어 여성의 활동을 제한시킨 것도 실은 일종의 여성 통제책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역사적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그런 현상이 벌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다음과 같은 질문이 따라나와야 한다. 만약 압력 단체들이 말하는 것처럼, 여성과 남성이 동일하다면, 어떻게 남성이 이 세상을 일방적으로 지배하게 되었는가? 뇌기능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하여 많은 답을 내놓고 있다.
남녀는 동일하지 않다. 남녀는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는 기회의 권리는 동일하지만, 선천적 능력은 결코 동일하지 않은 것이다. 남녀가 동일하다는 것은 정치적 혹은 도덕적 문제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과학적인 문제는 될 수가 없다. 생물적 바탕이 우리의 행동을 좌우한다는 사상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 물론 선의의 의도에서 그렇게 하고 있지만 - 성차별주의를 거부하려는 의도에서 남녀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평등(equal)과 동일(identical)의 차이를 혼동하고 있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제2장 아하, 그게 그렇군요
여자에겐 레이더 탐지기가 있다
여자들은 상대방 여자가 당황하고 있는지 아니면 가슴 아파하고 있는지 금방 알아본다. 반면 남자들은 여자의 눈물, 신경질, 여자로부터의 따귀 세례 등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만 여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건 왜 그럴까?
대부분의 포유류 암컷처럼,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우수한 감각적 기량을 갖추고 있다. 아이 양육자이고 둥지 수호자인 여자는 남들의 미묘한 분위기 변화와 태도 변화를 간취(看取)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소위 ‘여자의 직관’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방의 모습이나 행동에서 사소한 변화를 파악하는 예민한 능력을 말한다. 둥지 수호자는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자식들의 행동거지에서 고통, 배고픔, 부상, 공격심, 절망 등 사소한 변화를 읽어낼 수 있어야 했다. 먹이 추적자인 남자는 동굴에 붙어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비언어 신호나 개인 간 텔레파시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신경심리학 교수인 루벤 거는 두뇌 스캐닝 테스트를 통하여 남자의 두뇌는 휴식 상태에 있을 때 두뇌의 전기활동 중 70퍼센트가 정지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반면 여자의 두뇌는 휴식 중에도 90퍼센트가 활동을 계속했다. 이것은 여자들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서 분석한다는 얘기가 된다. 여자는 자녀들의 친구, 희망, 꿈, 로맨스, 은밀한 공포, 그들의 생각, 그들의 감정, 그들이 꾸미고 있는 엉뚱한 장난 등을 훤히 알고 있다.
남자들은 말뜻을 모른다
린과 크리스 부부는 파티를 마치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남편이 운전대를 잡았고 아내는 조수석에 앉아서 방향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 사이에 막 언쟁이 벌어졌다. 아내가 우회전이라고 말한다는 것이 그만 좌회전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불편한 침묵의 순간이 9분쯤 지나가고 나서 남편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챘다. “여보, 아무 일 없는 거지?” 남편이 아내에게 물었다. “그래요. 아무 일 없어요!” 아내가 대답했다. 아내가 ‘없어요’를 강하게 말한 것은 실은 무슨 일이 있다는 뜻이다. 남편은 파티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한다. “여보, 내가 오늘 밤에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 “그 얘긴 하고 싶지도 않아욧!” 아내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은 그녀가 화났다는 뜻이고 내심 그 얘기를 하고 싶다는 뜻이다. 한편 남편은 도대체 자기가 뭘 잘못했길래 아내가 화났는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제발 말해줘.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난 정말 모르겠어!” 이런 대화의 상황이 대개 그러하듯이, 남자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그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당신이 바보 같은 행동을 했으니, 내가 한 마디 안 할 수는 없군요!” 하지만 그건 행동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다는 의식조차 없다. 따라서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녀는 일단 심호흡을 한다. “그 나쁜 년이 온갖 ‘추파’를 던지면서 당신 곁에 딱 달라붙었잖아요. 그런데도 당신이 가만히 있었어요! 그 년을 물리치지 않고 말이에요!” 이제 크리스는 완전히 놀라 자빠진다. 웬 나쁜 년? 웬 추파? 크리스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는 그 ‘나쁜 년’(이것은 아내가 스는 표현이고 남편은 ‘섹시’라는 말을 썼을 것이다)이 얘기를 하면서 취한 동작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엉덩이를 살짝 크리스쪽으로 기울였고, 한 발을 앞쪽으로 내밀었고, 머리카락을 가볍게 휘날리고, 허벅지를 살짝 비비고, 귓밥을 만지고, 필요 이상으로 크리스를 오래 쳐다보고, 크리스가 쥐고 있는 와인 잔의 줄기를 쓰다듬었으며, 여학생같이 코맹맹이 소리로 발랄하게 말했던 것이다.
남자는 사냥꾼이다. 그는 멀리 지평선에 있는 얼룩말을 발견할 수 있고 또 그 말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사람의 내면적 관심을 보여주는 시각, 음성, 몸짓 언어를 읽어내는 능력은 별로 없다(이런 능력은 여성이 뛰어나다). 파티에 참석한 모든 여자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서도 그 ‘나쁜 년’이 무슨 수작을 하고 있는지 훤하게 알고 있다. 그리하여 파티에 참석한 여자들 사이에서는 ‘나쁜 년 주의보’가 텔레파시에 의해 널리 퍼져나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의 비난에 나는 정말 억울하다고 말하는 남자는 정말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의 두뇌는 세부사항을 보고 파악하도록 장치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제3장 모든 것은 머리 속에 있나니
두뇌 분석
1990년대 초 이래, 두뇌 스캐닝 장비가 아주 발달되어 두뇌가 작동하는 모습을 ‘라이브’로 볼 수 있게 되었다.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 양전자 방출 단층 X선 촬영법) 스캐닝과 MRI를 이용하면 텔레비전 스크린에 두뇌의 작동 상황이 리얼타임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위싱턴 대학 의과대학의 마커스 레이클은 두뇌의 신진대사가 증가하는 특정 영역을 측정함으로써 특정 기능에 동원되는 특정 부위를 아주 구체적으로 짚어내는 데 성공했다. 1955년 베넷 셰이위츠와 샐리 셰이위츠 박사가 이끄는 예일 대학의 연구팀은 남녀가 단어의 운을 맞출 때 뇌의 어떤 부분을 사용하는지 살피는 실험을 수행했다. 그들은 MRI를 사용하여 뇌의 서로 다른 부분들에 흘러드는 피의 흐름이 경우에 따라 약간씩 바뀌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남자는 말을 할 때 주로 좌뇌를 사용하지만, 여자는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1990년대에 수행된 이러한 실험과 그후의 유사한 실험들은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즉 남녀의 두뇌는 다르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연구조사는 또한 소녀의 좌뇌가 소년보다 훨씬 빨리 발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소녀는 소년보다 빨리 말을 할 줄 알고, 글을 읽을 줄 알며, 또 더 빨리 외국어를 배운다. 바로 이 때문에 언어 장애 심리 치료사를 찾아오는 환자는 대부분 남자인 것이다. 그러나 소년은 소녀보다 우뇌가 더 빨리 발달한다. 그리하여 공간, 논리, 지각 지능이 더 빨리 피어난다. 그래서 소년은 수학, 건축물, 퍼즐, 문제해결 등에 능숙하고 또 이런 분야를 소녀보다 더 빨리 깨우친다.
오늘날 남녀의 차이는 거의 없어서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의 지적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 사실은 이런 유행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남녀가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남녀의 두뇌 회로가 서로 다르고 그에 따라 다양한 내적 능력과 경향을 키우며 성장한다는 증거가 산처럼 쌓여 있는데도, 우리 사회는 남녀동일 타령만 하고 있는 것이다.
왜 남자는 ‘한 번에 하나씩’밖에 못할까?
남자의 두뇌 구조에 대한 모든 연구 자료는 일치하고 있다. 남자의 두뇌는 특화되어 있고 구획화되어 있다. 남자의 두뇌는 한 번에 한 가지씩 특화된 일에만 집중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남자는 ‘한 번에 하나씩’만 한다고 얘기한다. 남자가 도로 안내 지도를 보기 위해 차를 세울 때, 그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 그는 먼저 라디오를 끈다. 대부분의 여자는 이런 남자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여자는 듣고 말하면서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왜 남자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왜 남자는 전화가 걸려오면 텔레비전 소리를 낮추는가? 왜 남자는 신문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볼 때 내(여자)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가? 이런 의문과 불평은 전 세계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만한 것이다. 그 대답은 남자의 두뇌가 ‘한 번에 하나씩’만 하도록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것은 우뇌와 좌뇌의 연결상태가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두뇌의 기능이 구획화되어 있어서이다. 남자가 신문을 보고 있을 때 그의 두뇌를 스캐닝해 보라. 아마도 거의 귀머거리 상태임을 발견할 것이다. 여자의 두뇌는 다중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녀의 두뇌는 결코 산만해지는 법이 없으며 늘 활발하게 돌아간다. 전화를 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새로운 음식을 요리할 수 있다. 또는 차를 몰고 가면서 화장을 하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손잡이 없는 전화기로 통화까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남자가 어떤 조리법에 따라 요리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옆에 다가와 말을 건다면 그는 버럭 화를 낼 것이다. 조리법을 읽으면서 남의 말까지 들어줄 수는 없노라며. 어떤 남자가 면도를 하고 있는데 그 옆에 다가가 말을 걸면 그는 틀림없이 턱을 벨 것이다. 대부분의 여자는 남편 옆에서 수다를 떨다가 고속도로상의 램프(출구)를 제때에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 여인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남편을 확실히 화나게 하는 방법이요? 그거 간단해요. 남편이 못을 박을 때 그 옆에 가서 말을 걸면 돼요.”
여자들은 우뇌와 좌뇌를 동시에 쓰기 때문에 오른손과 왼손을 금방 구분해내지 못한다. 말하자면 일종의 양손잡이가 되는 것이다. 약 50퍼센트의 여자가 순간적으로 헷갈린다고 한다. 그래서 반지나 상처 등을 보고서 좌우를 구분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남자들은 좌뇌면 좌죄, 우뇌면 우뇌 이렇게 확실히 구분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좌우의 구분이 아주 명확하다. 그래서 전 세계의 여성들은 남성으로부터 비난을 당하는 것이다. 왼쪽이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에 오른쪽이라고 말하는 바람에.
제4장 말하고 싶은 여자. 듣지 않는 남자
남자는 혼자 묻고 혼자 답한다
남자는 전사, 보호자, 문제해결자로 진화해 왔다. 그들의 두뇌 편향과 사회적 조건화는 남자들에게 공포나 불확실성을 절대로 내보이지 말라고 가르쳐왔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까다로운 문제 해결을 의뢰받은 남자는 “제게 맡겨주시겠습니까?”, “제가 좀더 생각해보지요.” 하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그는 좀더 생각을 한다. 자기 혼자서, 무표정하게 앉아서.
그는 해답을 얻었을 때에만 비로소 말을 하거나 환히 웃는 얼굴이 되어 해결안이 있다고 알린다. 남자들은 여자들처럼 말로 적절히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기 혼자서 머리 속으로 생각한다. 남자가 조용히 앉아서 창 밖을 내다본다면, 그는 자기 자신을 상대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앉아 있는 남자를 여자가 본다면, 그녀는 남자가 따분해 하거나 게으름을 핀다고 생각하고 그에게 말을 걸거나 아니면 뭔가 소일거리를 주려고 애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 사색의 순간에 방해를 받은 남자는 화를 벌컥 낼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그는 한 번에 하나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자는 생각나는 대로 말해버린다
우리의 세미나에 참석한 한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내에게 어떤 문제가 있을 때, 혹은 하루 일과를 미리 말할 때, 나는 미칠 지경이 되어버려요. 그녀는 대안, 가능성, 관계된 사람, 자기가 할 일, 하려고 마음먹은 것들을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마구 말해버려요. 아주 헷갈리게 말이에요. 난 도저히 아내의 말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여자의 두뇌는 언어를 주된 표현 수단으로 사용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사실 이것은 여자의 장점 중 하나이다. 만약 어떤 남자가 해야 할 일이 대여섯 가지가 된다면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난 해야할 일이 좀 있네. 나중에 보세.” 그러나 여자는 대안과 가능성 등 어떤 문제에 관련된 사항을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해버린다. 그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가만 있어 봐. 난 세탁물을 가져와야 하고 차를 세차해야 돼. 그런데 레이가 전화를 걸어서 당신보고 전화해 달라고 했어. 그런 다음에는 우체국에 가서 소포를 찾아와야 하고, 그 다음에는….” 바로 이 때문에 남자들은 여자가 수다스럽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여자의 잔소리, 괴로운 남자
말을 통해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여성의 두뇌 회로에서 하나의 우선 사항이다. 여자는 별 어려움 없이 하루에 평균 6~8천 단어의 말을 한다. 여자는 또 의사 소통을 위해 8천~1만 개의 제스처, 표정, 머리 끄덕임 이외에 추가로 2~3천 개의 소리를 사용한다. 이렇게 볼 때 여자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하루 평균 2만 개 이상의 의사 소통 ‘단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사실은 영국의학협의회의 가 최근 보고한 ‘여자는 남자보다 턱이 아플 가능성이 네 배나 높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여자의 일상적 ‘수다’를 남자의 그것과 대비해 보라. 남자는 하루 2~4천 개의 단어, 1~2천 개의 소리, 2~3천 개의 몸짓 언어를 사용한다. 여자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러한 언어 사용의 차이는 하루 일과가 끝나고 남녀가 저녁 식사 테이블에 앉았을 때 더욱 분명해진다. 그는 7천 개의 ‘단어’를 모두 소진하였으므로 더 이상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래서 입을 꽉 다물고 있어도 아무런 불만이 없다. 반면 그녀의 상태는 그날 일진에 따라 다르다. 만약 그녀가 사람을 만나면서 2만 개의 ‘단어’를 다 사용하였다면, 그녀 역시 더 이상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을 것이다. 만약 그녀가 하루 종일 애들과 함께 집에 있었다면, 고작 2~3천 개의 ‘단어’밖에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 1만 5천 개의 여분이 남아 있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가 잘 아는 저녁 밥상에서의 갈등이 벌어지게 된다.
아내는 아직 재고가 남아 있는 말을, 말하자면 왕창 떨이 세일을 하는 것이다. 남편은 왜 아내가 입을 다물고 나를 좀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할까 하고 생각한다. ‘내가 왜 이런 귀찮은 수다공세를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나’라고 생각이 들자 갑자기 언짢아지기 시작한다. “날 좀 조용히 내버려둬!” 이것이 온 세상 방방곡곡에서 울려오는 남자들의 목멘 외침이다. 그는 사냥꾼이다. 하루 종일 먹이를 추적했다. 그는 화롯불을 멍하니 쳐다보며 조용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 그러나 아내가 자기를 무시한다면서 화를 불끈 내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여자가 말을 하는 주된 목적은 그저 말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의 그런 주절거림을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분석적인 마음을 가진 남자는 계속 여자의 말에 끼어든다. 그러나 남자는 반응할 필요 없이 들어만 주면 된다. 여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리면, 위안을 받고 또 행복해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당신을 정말 신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그 다음부터 당신은 아주 행복한 밤을 맞이하게 된다.
제5장 공간 지능. 지도와 평행 주차
운전 중에 벌어지는 부부싸움을 피하려면
아내에게 자동차 운전을 가르쳐주려고 하는 남편은 그게 이혼법정으로 가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전 세계의 남자들은 아내에게 동일한 지시사항을 내린다. “왼쪽으로 돌아…, 속도를 늦춰!…, 기어를 바꿔…, 행인들을 잘 살펴봐…, 정신을 집중해…, 소리치지 마!” 남자에게 있어서 운전은 차를 몰고 가면서 자신의 공간 지능을 얼마나 잘 발휘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된다. 그러나 여자에게 운전의 목적은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얻어탄 남자는 눈을 질끈 감고 라디오 소리를 높인 뒤 일체 논평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다. 왜냐하면 전반적으로 볼 때, 여자가 남자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착실히 남편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단지 시간이 평소보다 더 걸린다는 것만이 좀 불편할 뿐이다. 그것만 의식하지 않는다면 남편은 편안하게 살아서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가 있다. 여자는 남자의 난폭한 운전을 비난한다. 자신의 공간 지능만 믿고 여자가 보기에는 위험스러운 결정과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만약 남자가 무사고 기록을 갖고 있다면, 여자 역시 느긋하게 앉아서 비판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여자의 돈주머니를 여는 방법
여자에게 “북쪽으로 가라.”라든지 “서쪽으로 5킬로미터를 가라.” 등의 방향 지시를 하지 마라. 이것은 나침반을 읽어내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주문이므로 당연히 여자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 대신 지형지물을 이용한 방향지시를 하라. “맥도날드를 지나서 국립은행 간판이 건물 꼭대기에 설치되어 있는 건물 쪽으로 가세요.” 여자들은 주변 시야가 넓기 때문에 이런 주문을 잘 소화한다. 전 세계의 건축업자와 건축사들은 여성 결정권자에게 2차원 평면도와 청사진을 제시했기 때문에 수백만 달러의 사업 건수를 놓쳐버렸다. 남자의 두뇌는 평면도를 재빨리 3차원으로 변형하여 완공된 건물의 모습이 어떠리라는 것을 쉽게 상상한다. 그러나 여자들에게 평면도는 무의미한 줄과 선의 집합일 뿐이다. 여자들에게 아파트나 집을 팔려면 마땅히 3차원 투시 모델이나 컴퓨터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이런 입체적 정보를 제공하면 여자들은 지도를 들여다 볼 때 바보가 된 느낌을 받지 않는다. 지도는 남자들에게나 줘라. 그 지도를 읽는 것은 남자들의 일인 것이다.
남자는 주변의 흥미로운 지형지물을 자상하게 말해주는 여자의 설명을 들으며 운전하는 것이 한결 마음 편하다. 당신도 알다시피, 남자는 여자에 비해 언어 능력이 열등하다. 따라서 그에게 탁월한 운전 능력이 있다는 것은 적당한 균형책인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게 된다. 남자는 새 여자친구의 집까지 가는 길은 귀신같이 찾아낸다. 하지만 막상 그 곳에서 여자친구를 만나면 그 다음부터는 할 말이 없다.
제6장 생각. 태도. 정서 그리고 또 다른 재앙의 영역
왜 남녀는 헤어지나?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여자를 보호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또 여자가 그런 본능을 인정해주면 그걸로 남자는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여자가 행복하면 그도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만약 그녀가 행복하지 못하면 그는 자신을 실패작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충분히 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인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남자들은 끊임없이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아무리 해도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가 없어.” 이런 절망은 남자로 하여금 다른 여자를 찾아 떠나게 하는 충분한 사유가 된다. 그는 자신이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여자를 찾고 싶은 것이다.
여자는 사랑, 로맨스, 대화를 원한다. 남자는 여자로부터 “당신은 성공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당신(남자)이 제공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말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남자는 지금보다 좀더 로맨틱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여자가 얘기를 할 때 불쑥 문제 해결안을 제시하려 들지 말고 묵묵히 들어주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왜 남자는 화난 여자를 다루지 못할까?
여자는 당황하거나 감정이 상하면, 와락 울어버리거나 팔을 흔들거나 쉴새없이 말을 하면서 자신의 울분을 토로한다. 이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온갖 형용사가 동원된다. 그녀는 위로를 얻고, 보살핌을 받고 사정을 하소연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자신의 우선사항에 입각하여 여자의 행동을 해석한다. 남자는 여자의 말을 이렇게 해석한다. ‘나를 구해줘요. 내 문제를 해결해줘요!’ 그래서 남자는 위안과 격려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 해결안을 찾기 위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여자에게 너무 당황하지 말라고 말한다. “울지 마!” 남자는 겁먹은 표정으로 말한다. “당신은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사태는 그렇게 절망적이지 않다구!” 그는 어머니처럼 여자를 위안해주는 것이 아니라 엄정한 비판가(아버지)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문제를 그런 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커왔고 그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늘 해오던 방식이었다.
여자에게 있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의사 소통의 한 형태이다. 그녀는 그런 감정을 곧 극복하고 손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남자는 그처럼 슬퍼하는 여자에게 어떤 해결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면서 그런 것을 마련해주지 못하면 자신을 실패작이라고 치부한다. 바로 이 때문에 여자가 감정이 상해있을 때면, 남자는 당황하거나 화를 내면서 그만 삐치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가 일단 울기 시작하면 저 울음이 계속되면 어쩌나 하고 겁을 먹는 것이다.
제7장 알 수 없는 화학 변화
여자를 미치게 만드는 호르몬
월경 후 21~28일 사이에 여자의 호르몬 수치는 급격히 떨어져서, 흔히 PMT라고 불리는 격심한 위축 증상이 발생한다. 많은 여자에게 있어서 이 증상은 암울함, 어두움, 우울증,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불러일으킨다. 여자 25명 당 1명 꼴로 호르몬 불균형에 의한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이런 증상은 성격의 변화를 수반하기도 한다.
여러 연구 조사에 의하면, 폭행이나 절도 같은 대부분의 여성 범죄는 월경 후 21~28일 기간에 벌어진다. 여성 교도소의 조사 결과, 여성의 살해 및 폭행 사건 중 50퍼센트가 PMT를 앓고 있는 여자에 의해서 저질러졌다. 이 기간 동안에 여자들이 정신과 의사, 카운슬러, 점성술사 등을 방문하는 빈도가 부쩍 높아진다. 그리고 많은 여자들이 ‘통제 상실’ 혹은 ‘발광 직전’을 경험한다. 여러 가지 연구에 의하면, PMT를 앓고 있는 여자가 운전대나 조종간을 잡으면 자동차 사고나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4~5배 높아진다. 그러니 당신이 예약해 놓은 비행기의 조종사가 여자라면 그때는 차라리 표를 물리고 기차를 타고 가도록 하라. 여성 호르몬은 공격적인 사람(상습적인 사람)을 진정시키는 데 사용되어 왔다. 일부 국가에서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여자들을 선고할 때 판사들이 PMT를 정상참작 요인으로 감안하고 있다.
40대 후반 혹은 50대 초반에 폐경에 도달하면, 여자는 다양한 심리적, 정서적, 호르몬적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나 남자의 폐경기는 그 예후가 균일하게 예측가능하다. 그는 조종사용 선글라스나 운전용 가죽장갑을 사거나, 모발 이식 수술을 받거나, 오토바이나 빨간 스포츠카를 사들이거나, 웃기는 옷을 입고 돌아다닌다.
테스토스테론, 축복인가 저주인가?
남성 호르몬, 특히 테스토스테론은 공격형 호르몬으로서 남자들로 하여금 사냥을 하고 먹이를 죽이는 기능을 맡도록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에게 먹이를 잡아오고 공격자를 물리치는 힘을 주어 인간의 생존에 크게 기여했다. 그것은 또한 남자에게 턱수염, 대머리, 묵직한 목소리를 주는 힘이며 또 공간 지능을 향상시키는 힘이다. 현대의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호르몬은 주로 신체적 출구를 통해 표출되기 때문에, 공격심을 강화하여 반사회적인 문제를 조장한다. 12세와 17세 사이의 소년들은 체내에 테스토스테론이 솟구침에 따라 가장 범죄율이 높은 시기로 들어서게 된다.
50대와 60대에 들어서면, 남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저하되면서 덜 공격적이 되고 또 그만큼 관용적이 된다. 여자의 경우에는 이와는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수치가 줄어들면서 테스토스테론 대 에스트로겐 비율이 역전되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45~50세 사이의 여자가 갑자기 공격적으로 되고 또 자신감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쁜 점도 있다. 이 경우 여자는 얼굴에 털이 전보다 더 많이 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뇌졸중을 당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제8장 남자라고 다 남자는 아니다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간 태아의 신체와 두뇌의 원판은 구조상 여성이다. 수태 후 6~8주가 지나면 남자 태아(XY)는 안드로겐이라는 다량의 남성 호르몬을 공급받는다. 안드로겐의 첫 번째 단위가 고환을 형성하는 데 투입되고 그 나머지 단위가 여성적 두뇌를 남성적 두뇌로 바꾸는 데 투입된다. 만약 남자 태아가 적절한 시점에 충분한 남성 호르몬을 공급받지 못하면, 다음 두 가지 사항 중 하나가 발생한다.
첫째, 두뇌 구조가 여성적인 남자아이가 태어난다. 바꾸어 말하면 이 아이는 사춘기 무렵에 게이가 될 가능성이 많다. 둘째, 이 유전적 남자아이는 완전 여성적 두뇌와, 일련의 남성 생식기를 갖춘 채 태어난다. 이런 사람은 나중에 양성이 된다. 이 사람은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에 속하지만 마음 속으로 자신이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유전적 남자아이는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둘 다 가지고 태어나기도 한다.
‘선택’은 바뀔 수 있을까?
게이와 레즈비언은 이성애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성적 성향을 임의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과학자와 인간 성욕 전문가들은 동성애가 변경 불가능한 정향(orientation)이라는 데 동의한다. 연구 조사자들은 이렇게 믿고 있다. 대부분의 동성애적 성향은 자궁 속에서 발달하고, 동성애적 패턴은 다섯 살 무렵에 고착되어서 당사자의 통제권 밖으로 나가버린다. 지난 수백 년 동안 가슴 절단, 거세, 약물 치료, 자궁 적출, 전두엽 절제, 정신치료, 전기충격 치료, 기도회, 영적 카운슬링, 엑소시즘 등 동성애적 성향을 제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억압조치들이 실시되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그 어느 것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기껏 해봐야 양성애자를 어느 한 성에 국한시키거나, 일부 동성애자들을 죄의식과 공포 속에 가두어 평생 독신 생활을 하도록 하거나, 많은 사람들을 자살로 내몬 것이 전부였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90퍼센트 이상이 이성애자이다. 그런 독자들은 동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현상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체내에 그런 소질이 없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게 될 것이다. 만약, 동성애가 많은 사람이 주장하듯 후천적 선택이었다면, 제 정신 박힌 사람 치고 그 누가 적개심, 편견, 차별 등으로 얼룩진 험난한 생활방식을 일부러 선택하겠는가? 단지 호르몬이 원수이지, 인간의 선택은 아닌 것이다.
제9장 남자. 여자 그리고 섹스
왜 남자들은 성 충동을 주체하지 못하나?
남자의 충동적이고 열광적인 성충동은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종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포유류 수컷이 그렇듯이, 남자는 종의 보존을 위해 여러 가지 사항을 진화시켜왔다.
첫째, 그의 성충동은 집중도가 높아야 하고 또 다른 것 때문에 주의력이 분산되어서는 안 되었다. 바로 이 때문에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섹스를 할 수가 있다. 위협적인 적들이 어른거리는 상황에서도 또는 아주 순식간에 불과한 성의 기회에서도 섹스를 치를 수가 있는 것이다. 둘째, 그는 가능하면 멀리까지 그의 씨를 퍼트려야 했다. 인간의 성문제에 관한 한 세계적인 연구기관인 미국의 킨제이 연구소는 사회적 억압이 없었다면 거의 모든 남자가 성적으로 문란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인간 사회의 80퍼센트는 성적 문란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일처제가 확립된 이래, 남자의 생물학적 욕구는 건전한 부부관계의 구축에 끊임없이 위협이 되어 왔고 또 현대의 남녀관계를 긴장시키는 제1요인이 되었다.
왜 여자는 정절을 지키는가?
여자의 시상하부는 남자의 것보다 훨씬 작고 또 그것을 활성화시키는 테스토스테론의 양도 아주 적다. 바로 이 때문에 여자는 남자에 비해 성충동이 아주 낮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볼 만도 하다. 왜 자연은 여자를 색정광으로 만들어 종의 보존을 보장하지 않았는가? 그 대답은 간단하다. 임신과 양육의 기간이 굉장히 길기 때문이다.
가령 토끼 같은 경우, 임신 기간이 6주에 불과하고, 새로 태어난 토기는 2주면 스스로 먹을 것을 마련하고, 달릴 수 있고 또 몸을 숨길 수 있다. 아버지 토끼가 새끼들을 지키고 먹여주어야 할 필요가 없다. 갓 태어난 코끼리나 사슴은 태어나서 곧 달릴 수가 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인 침팬지도 생후 6개월이면 저 혼자서 앞가림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여자는 임신 9개월 동안 육체적으로 제한을 받고, 또 갓 태어난 아기는 적어도 5년은 지나야 제 힘으로 앞가림을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자는 남자를 고를 때 그가 음식과 둥지를 제공하고 또 적을 물리칠 능력이 있는가를 면밀히 검토하게 되는 것이다. 여자의 두뇌는 아이가 자랄 때까지 주위에서 보호막이 되어줄 만한 남자를 찾아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바로 이것을 여자는 장기적인 남녀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제10장 결혼. 사랑 그리고 로맨스
사랑, 왜 남자는 빠져들고 여자는 도망치려 할까?
사랑은 헷갈리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특히 남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남자는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되면서 눈망울에까지 욕망이 넘쳐나고 그리하여 쉽사리 사랑에 빠지는 욕정 단계로 이행한다. 열중 단계에서, 남자들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너무나 강하게 받아 어느 것이 올라가는 길인지, 아니면 옆길인지 분간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 그 본 모습을 드러내면 남녀관계는 아주 살풍경해진다. 지난 밤 그토록 매혹적이던 여인이 그 다음날 아침, 해가 뜰 때에는 그리 매력적인 여자가 아닌 것이다. 게다가 머리마저 똑똑하지 않다.
그러나 여자의 두뇌에서는 정서와 이성 중추가 서로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여자는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기 때문에, 어떤 남자가 배우자로서 적절한지 아닌지 훨씬 잘 분간한다. 바로 이 때문에 대부분의 관계는 여자에 의해서 끝장이 나버리고, 남자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잘 알지 못한 채 버림을 받고 헷갈려 하는 것이다. 여자들은 남자를 차버릴 때에도 헤어지는 순간만큼은 상냥하다. 남자에게 작별을 통지하는 편지 속에서도 웃는 얼굴을 그려 넣거나 아니면 앞으로도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말을 적어넣는 것이다.
남자는 어떻게 사랑과 섹스를 구분할 수 있을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가 바람을 피우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생활 중에서도 바람을 피우는 남자는 흔하다. 외도의 90퍼센트가 남자에 의해서 주도되지만 80퍼센트 이상의 외도행각이 여자에 의해서 중단된다. 이것은 왜 그런가 하면, 남편의 외도가 정신적인 것이 아닌 육체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안 아내가 그 관계의 청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남자의 두뇌는 사랑과 섹스를 엄격히 구분한다. 게다가 남자의 두뇌는 철저하게 구획화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하나씩만 생각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그는 외간 여자와의 육체적 관계에도 만족해 한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남자의 주의력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다.
남자의 두뇌 어디에 사랑이 위치해 있는지는 아직도 불분명하다. 그러나 연구조사에 의하면, 여자의 두뇌는 사랑 중추와 섹스 중추(시상하부) 사이에 연결망이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여자의 섹스 중추가 작동되려면 먼저 사랑 중추가 가동되어야 한다. 그러나 남자는 이런 연결망이 없기 때문에, 섹스와 사랑을 따로따로 처리할 수 있다. 남자에게 있어서 섹스는 섹스이고, 사랑은 사랑일 뿐이다. 그리고 때때로 그 둘이 합쳐지기도 한다.
바람을 피우다가 걸린 남자에게 여자가 처음 불어보는 질문은 이런 것이다. “당신, 저 여자를 사랑했나요?” 그러면 남자는 대부분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 그저 육체적인 관계일 뿐이야. 그 이상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 이렇게 말하는 남자는 대부분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남자는 섹스와 사랑을 철저히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의 두뇌는 그런 대답을 용납할 수 없게끔 프로그램되어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여자들이 외도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남자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에게 있어서 섹스는 곧 사랑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마음 속에서 괘씸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이 아니라, 남자에 대해 갖고 있던 그녀의 정서적 연계와 믿음을 여지없이 박살냈다는 그 사실이다. 반대로 여자가 바람을 피우고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었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여자가 섹스의 최종선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새로 나타난 그 남자와 정서적 유대를 느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제11장 새로운 미래를 향하여
이제 결론을 말하자면
남녀관계는 엄청난 성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잘 굴러갈 수 있다. 이렇게 관계가 원만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여자들의 공로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간관계와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기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언어와 행동 뒤의 동기와 의미를 꿰뚫는 지각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결과를 재빨리 예측하고 조치를 일찍 취해 문제를 회피한다. 남자들은 사냥을 하고 먹이를 추적하고 집에 돌아와 멍하니 화롯불을 쳐다보고 그 다음에는 번식을 하도록 두뇌가 형성되어 있다. 그게 전부이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현대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배워야 한다.
남녀가 생물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거부하고 서로 자기의 고집을 내세운다면, 남녀관계는 아주 위태로워진다. 우리가 남녀관계에서 목도하는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남녀가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이 동일한 우선사항, 충동, 욕망을 갖고 있다는 그릇된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남녀를 동일한 방식으로 양육, 교육하고, 그들이 동일하다고 가르치고, 남녀가 상호 교환적으로 상대방의 일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한 남녀는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모든 방식, 형태, 양식 등에서 남녀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관계와 결혼이 오늘날처럼 재앙의 상태로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이 있다. 이러한 성적 차이의 근원을 이해하면, 더불어 사는 것이 쉬워질 뿐만 아니라 그 차이를 관리, 평가하고 나아가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남자는 권력, 성취, 섹스를 원한다. 여자는 관계, 안정, 사랑을 원한다. 이제 남녀관계의 정확한 이해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이렇게 공부를 해야만 당신은 행복하고 보람찬 남녀관계를 영위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남자와 여자는 그런 관계를 누려야 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