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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색일대남 : 에도시대의 으뜸 문학작품

억스리 2021. 6. 6. 18:59

[출처] https://blog.naver.com/escholar/222274950875

 

호색일대남 : 에도시대의 으뜸 문학작품

현대에 이르기 전, 일본이 가장 풍요로웠던 시대가 에도시대였다. 메이지유신을 통해 일본이 강해졌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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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이르기 전, 일본이 가장 풍요로웠던 시대가 에도시대였다.

메이지유신을 통해 일본이 강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현재의 도쿄로 이어진 17세기, 에도의 인구는 이미 100만에 달해 그 시대의 세계 최대의 도시였다.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사람과 물건의 흐름이 많아지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무사들에 비해 자유로운 상인들의 숫자가 늘고 그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일본사회는 체면과 명분보다는 실용을 중시하게 되었으며 

성적으로 리버럴한 사회로 변해갔다.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자유주의가 만나니 헤도니즘이 강화되었다. 

풍속산업이 늘어났고, 때맞춘 인쇄술의 발달로 호색문학이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문학작품으로 많은 문학가와 학자들이 호색일대남을 꼽는다. 

하지만 제목이 시사하는 것 만큼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것은 아니다. 

 

일본판 금병매 같은 내용이 아닐까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학자들 중에는  조선의 구운몽과 비교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것과도 달랐다. 

금병매처럼 청소년들이 읽으면서 자위를 할 자극적인 내용도 아니고 

세상의 권력이나 명예나 섹스를 다 누리고 난 후에 현자타임으로 돌아가는 구운몽과도 달랐다. 

굳이 비슷한 내용을 찾으라고 한다면 나는 킨제이 보고서와 닮았다고 말하고 싶다. 

 

남자의 성욕이나 성행동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아주 흥미로운 소설의 형태로 기록해 놓았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다.  

7세에 시작된 호색의 성향을 60세까지 매년 한가지의 에피소드를 연결하여

연대기적으로 서술해 간 소설인데 상당한 정도의 보편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이 호색이긴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보통 남성의 범주에서 

병적인 일탈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일본식 나이로 7세는 우리 나이로는 8세이니 초등학교 1학년 때인데... 

내 경우에도 그 당시에는 분명히 이성에 관한 인식은 존재했었던 것 같다. 

여자애에게 말을 거는 건 그때 이미 부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3,4 학년이면 예쁜 여자애들에게 눈이 가는 시기였고  풋사랑 같은 것도 시작되었다. 

호색남도 다를 게 없었다. 다만 부잣집 도련님으로 당당하게 자기의 욕망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게 달랐다. 

 

내게 놀라운 것은 그 당시 일본에는 이미 남성 간의 성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퍼져있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상 아닐까 싶지만 내가 아는 게 없으니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

....

..........

 

세월은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인공의 성행태는 변해간다. 

수천명의 여인과 경험을 맺게 되니 당연히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경험을 쌓아가며

온갖 성적인 욕망을 채워간다. 

 

마침내 60세에는 자연적으로 깨달음이 오고 이제 끝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종교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여자들만 있는 섬을 향해 간다. 

깨달음은 나름대로 겪었고, 몸은 늙어 세상에서 더 이상 욕망을 채울 수는 없어졌지만 

그런다고 인간의 본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소설은 알려주는 것 같다. 

 

80에도 비아그라 먹는다는 요즘의 노인네들을 보면... 늙어도 깨달아도 본능은 어쩔 수 없다는

이 소설의 암묵적 결론이 현실성이 있는 것 같다. 

 

 

 

 

영화도 나와 있는데... 끝까지 보려고 애를 썼지만.. 보다가 졸다가 마침내 잠이 들어버렸다. 

소설도 그런 자극을 기대하면 아무것도 얻을 게 없지만 영화는 더 지루하다.

야한 내용이긴 하지만 관능적인 자극보다는 그 시대를 이해하는 재미가 훨씬 크다. 

야한 것을 원한다면 금병매가 낫고, 야한 영화를 원한다면 일본 AV가 답이다. 

호색일대남은 상식을 늘리는 재미, 인간에 대한 이해를 늘리는 재미로 봐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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