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문명의 붕괴 ★★★★★ - 환경 문제로 인한 사회의 붕괴

억스리 2018. 5. 31. 17:33

[출처] https://zhuda.blog.me/220888067807



문명의 붕괴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출판 김영사

발매 2016.04.21.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3부작 중 가장 늦게 구매한 책인데, 제일 먼저 읽게 됐다. '총균쇠'는 구매한 뒤 앞부분만 몇 차례 반복해서 읽고 있고, '어제까지의 세계'는 사놓기만 한 상태다. 책의 두께 때문인지, 이번에 이북으로 구매한 '문명의 붕괴'를 먼저 읽었다. 

마지막 나무를 베었던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런 교훈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은 분명히 많은 공을 들여 쓴 훌륭한 책이긴 하나, 기행문을 쓰듯이 장황하게 세세히 나열하는 본문은 과하게 서술적인 느낌이어서 읽는데 지루한 면이 있었다.  핵심 사상은 머리말과 마지막 챕터에 모두 제시가 되어 있고, 본문은 이것을 뒷받침하는 실제 과거와 현재 문명의 사례를 연구한 내용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환경 문제로 인한 사회의 붕괴'이고, 주제는 부제와 동일한 'How Societies Choose to Fail or Succeed'이다. 어떤 환경 문제가 어떻게 문명을 붕괴시키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이 이슈를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지에 대해 '집단 사고'의 문제점도 같이 다룬다. 

환경 문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이해 충돌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환경 파괴는 문명을 붕괴시킬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설득한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중국의 인구 급증과 이로 인한 환경 문제를 예로 드는데, 이 책이 씌어진 지(2005년) 약 10여년이 지난 오늘 상황은 더 심각해진 상태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그럼에도 본인은 '신중한 낙관주의자'라고 평하며, 앞으로의 개선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ㅇ 과거 8가지 요인
삼림파괴와 서식지 파괴
토양 문제
물 관리 문제
지나친 사냥
과도한 고기잡이
왜래종이 토착종에 미친 영향
인구 폭발
사람의 영향

ㅇ 신규 4가지 요인
기후 변화
유해 화학물질
에너지 부족
지구의 광합성 역량을 극한까지 사용하려는 인간의 욕심

ㅇ 붕괴의 5가지 요인
환경 파괴 : 소유욕, 환경의 속성 (취약성, 복원력)
기후 변화 : 온난화, 건조화 등에 대한 부적응
적대적인 이웃
우호적인 이웃의 지원 중단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의 대응

ㅇ 집단 의사결정의 실패
1. 문제 예측 실패
2. 문제 발생 후 인지 실패
3. 인지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의 실패
4. 재앙을 초래하는 결정

ㅇ 현대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 문제 12가지
1. 자연 서식지의 파괴
2. 어류와 갑각류가 공유의 비극으로 훼손 (양식 어류가 20배의 자연산 어류를 먹이로 소모)
3. 야생 생물종 등 유전적 다양성 훼손
4. 토양 침식
5. 화석 에너지원 고갈
6. 물 부족
7. 광합성 역량의 고갈
8. '비자연적인' 유해물질 배출
9. 외래종
10. 가스 (이산화탄소, 메탄)
11. 인구 증가
12. 인구 증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몬태나는 겉으로는 목가적으로 보이지만 유독성 폐기물, 삼림, 토양, 물, 기후 변화, 생물학적 다양성의 상실, 유해한 외래종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심하게 앓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곧바로 경제적 문제로 이어진다. 달리 말하면 몬태나 경제가 수십 년 전부터 쇠락하면서, 한때 미국에서 가장 부유했던 주가 가장 가난한 주로 전락한 이유가 이런 환경적 문제들을 통해 설명된다.
이스터 섬은 삼림 파괴의 결과를 보여주는 태평양 지역에서, 아니 세계 전체에서 가장 극단적인 예이다. 삼림 전체가 사라졌고, 모든 수종이 멸종되었다. 그 결과는 곧 바로 섬사람들에게 미쳤다.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했고, 살코기를 제공하던 야생 동물까지 크게 줄어들었으며, 식량 생산까지 곤두박질쳤다. 천연자원의 감소로 나무와 새에서 얻던 것, 예컨대 목재와 밧줄, 천을 만들던 나무껍질, 깃털까지 사라지거나 크게 줄었다. 큰 나무와 밧줄이 사라지면서 석상을 운반해서 세울 수도 없었다. 바다로 나갈 카누조차 만들 수 없었다.
환경적으로 취약하고 까다로운 곳에 살면서 정착민들은 납득할 만한 대책으로 '단기적'으로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 대책이 장기적으로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시킨 궁극적인 원인이 되었다.
붕괴가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변방 사회의 전유물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가장 발달한 창의적 사회도 붕괴할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마야는 우리에게 전해준다.
1994년의 대량학살은 토지 재분배의 기회를 제공했다. (...) 인구 과잉의 문제를 해결하고 각자 적당한 규모의 토지를 얻기 위해서 전쟁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르완다인이 지금도 드물지 않다.
중국의 환경 문제는 주요 국가들 중 가장 심각하며, 계속 악화되고 있다. 중국의 환경 문제를 나열해보면 생물의 종 감소, 경작지 감소, 사막화, 습지대 상실, 초지의 질 저하, 인재의 빈발 등에서부터 외래종의 유입, 목초지의 황폐화, 강물의 흐름 정지, 염화, 토양 침식, 쓰레기, 수질 오염, 물 부족에 이르기까지 무수이 많다.(...) 중국의 환경 문제는 중국을 넘어서 중국과 같은 혹성과 바다와 대기를 공유하는 타국에도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확실하다.
오스트레일리아 토지 중 60퍼센트, 인간이 사용하는 물의 80퍼센트가 농업에 할애되고 있지만 오스트레일리아 경제에서 농업의 기여도는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국민총생산의 3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요컨대 별 가치가 없는 사업에 소중한 땅과 물의 막대한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셈이다.(...)과연 오스트레일리아의 납세자들의 돈으로 이처럼 무익하고 파괴적인 농업을 보조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하지만 꼭 종교가 아니더라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집요하게 매알리는 세속적 가치의 예는 현대에서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 누구나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하던 핵심 가치가 이제 생존과 양립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그 가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런 일이다.
아마도 한 사회가 생존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떤 가치관을 고수할 것인지, 어떤 가치관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관으로 대체할 것인지를 현명히 판단하는 데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