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g.naver.com/ksi0428/220445821443
정말 오래전에 구입했던 책인데, 1/3쯤 읽다가 놔두었었다. 재미가 없었거나, 뭔가 바쁜일이 생기면서 잊혀졌을 거 같다.
최근에 다시 꺼내 읽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대략적으로라도 알고는 있는 얘기들이라 처음부터 정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되서, 머리말과 목차를 읽고는 맨 마지막 부분부터 읽었다.
어렴풋한 기억에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던거 같은데..... 이번엔 어찌나 재미있던지....
책은 늘 그대로였고, 그 사이 읽는 내가 바뀐 것이다.
1999년에 쓰여져 2001년 번역판 초판 발행, 내가 구입한게 초판 7쇄 2005년 버전이다.
내가 구입한게 05~06년 사이인걸로 보인다.... 벌써 거의 10년전이다.
10년의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것은 차지하고, 투자에서는 확실히 달라졌다.
10년전에는 완전 무지/무경험했었고, 지금은 투자세상에서 단맛도 봤고, 쓴맛도 봤고.... 고수는 아니지만, '유경험자'로 바뀐것이다.
그러고나서 읽어서 그런가, 이 책이 그리도 재미가 있었다.
마지막 챕터에 이런 소제목들이 나온다. 모멘텀 투기, 위험한 파생상품, 헤지펀드 매니아....
이 부분을 읽으면서 2008년 금융위기가 고스란히 재생되는 듯 했다.
완전 예언서급이었다.
설사 99년에 저자의 예언이 맞다고 쳤더라도, 버블은 다른 모양으로 왔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 버블이 형성되는 과정에 참여한 무수한, 무지한, 탐욕적인 인간들의 이해관계를 그 누가 어찌할 수 있었겠는가....
여하간, 이 책은 짬날때 다시한번 정독할 필요가 있는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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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
1971년 8월 15일 닉슨 미국 대통령이 달러의 금태환 중단을 선언.... 브레턴우즈 체제는 종말을 고하고, 투기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 ... 금이라는 존재 자체가 하나의 투기 제어장치로 기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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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턴우즈 시스템의 붕괴 이후 돈은 질량과 본질이 없는 상상의 조각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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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볼 때 금태환이 정지된 시기에는 투기가 만연했다. 1920년대 프랑스와 1860년대 미국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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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통화가치는 미래가치를 반영하고, 다시 미래가치는 현재의 가치에 의해 영향받는 소용돌이가 벌어진 것이다.
353
역사적으로 금융정보의폭넓은 이용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투기의 세계로 새로운 참여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낳았다. 1세대 일간지의 출현과 맞물려 사우스 시 버블이 발생했고, 영국 신문들이 금융시장 지표를 싣기 시작한 1825년 광산회사 투기가 벌어졌다. 또 철도가 건설되었던 1845년 철도버블이 부플어올랐고, 주가표시기가 도입된 1870년대와 라디오가 출현했던 1920년대 미국 증시에도 투기가 발생했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과 확산은 주식시장을 가정으로 끌어들였다.
==> 이 글이 쓰여진 99년엔 인터넷이....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무제한적인 접근이 가능해졌다.
357
브레턴우즈 시스템은 1946년 숨을 거둔 케인즈 생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하지만 실행상의 문제점 때문에 이 시스템은 붕괴했다. 그리고 케인즈의 경제이론은 1970년대 초반까지 20년 동안 지속적인 공격을 받게 된다.
이 공격의 선봉장은 시카고 대학의 교수였던 밀턴 프리드먼이었다. 그는 19세기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통화주의로 분장해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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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자유주의를 부활시킨 미국 경제학자 가운데 가장 저명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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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이 무덤 속에서 화폐수량론을 부활시켰다면, 시장의 효율성을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은 뉴턴의 물리학적인 균형론과 라이프니츠가 주장한 이성이 지배하는 세계를 모방해 시장의 균형론을 주장했던 애덤 스미스의 논리(보이지 않는 손)를 되살려냈다.
===> 이성이 지배한다는 가정은 행동경제학을 설명하는 심리학자와 경제학자들이 나오면서 완전히 틀렸다는게 증명되었고, 인정되었다고 보인다.
뉴턴의 물리학적 균형론에 근거한 경제학의 모형들도 이제는 실제 세상이랑 안맞는다는걸 인정해야 한다. 복잡계 경제학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열역한 제1법칙(닫힌계에서의 균형론)이 아닌 제2법칙의 이론을 받아들이고, 변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먼거 같다.
1970년대 기업과 은행들이 효율적 시장가설을 현실에 적용하는 동안 이 가설은 미국의 모든 대학으로 퍼져나갔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이론은 주식과 채권(자본자산)의 수익률을 과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는 '자본자산 가격결정 모델'을 비롯해, 옵션가격 결정을 규명한 '블랙-숄즈 모델' 등이다.
1970년말 시장의 효율성을 옹호하는 경제이론은 금융자본주의 최고의 이데올로기 반열에 올랐다. 워렌 버펫의 말을 빌리면 '성전'이 된 것이다.
====>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성전'의 위치에 있는 듯하다. 여전히 똑같은 교과서와 이론으로 가르치고 있다. 행동경제학은 부록정도로 가르치고 있는 듯하다.
360
워렌 버펫은 "시장이 '심심치 않게' 효율적인 양상을 보일 뿐인데, 시장주의자들은 '항상'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고 공격했다. 조지 소로스도 ... "난해한 방정식을 동원하는 효율적 시장론자들은 근대 이성에 근거한 학자라기보다는 '바늘 끝에 천사 몇 명이 올라설 수 있는가'를 계산하는 중세 스콜라 학자와 닮았다"고 비판했다.
361
1970년대 이후 가장 활발한 금융혁명 영역은 파생상품 시장이다. 파생상품은... 자본주의만큼이나 오래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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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많은 나라들이 파생상품 거래를 불법화했다. 하지만 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새시대'에 해묵은 장벽이 제거되자 파생상품이 금융혁명을 이끌게 된 것이다.
365
새로운 파생상품의 출현은 1990년대에도 계속되었다. 투자회사에 고용된 우주과학자와 양자역학자들은 생소한 파생상품들을 개발해 내놓았다.
366
노벨상 수상자이면서 시카고 상품거래소 이사인 머턴 밀러 교수는, "파생상품은 브레턴우즈 시스템 붕괴와 1974년 오일쇼크 이후 시장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업적인 도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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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을 이용해 미래의 위험을 헤지 했다면, 헤지를 하지 않은 쪽에는 엄청난 투기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367
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강단에서 정치권으로 번져나간 1970년대는 금융혁명이 발생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였고, '정치적'인 경제학자였던 밀턴 프리드먼이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정치권으로 전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370
위험을 무릅쓰고 높은 수익을 원하는 세력들은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을 피해 상품과 귀금속에 자금을 묻어두었다. 그리고 이 기회를 잘 활용해 한몫 챙긴 사람이 당시 아칸소 주지사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이다. 1978년 말 미래의 퍼스트 레이디 힐러리는 투기꾼으로서 짧은 경력을 쌓기 시작해, 소 선물과 콩, 수퇘지 등에 대한 투기를 통해 10개월 만에 1,000달러로 10만 달러를 벌어들인 다음 이내 도박을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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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벌였던 투기적 약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값이 2배 이상 뛰어오르는 기간에 주로 공매도해 일시적인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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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중에 "<월스트리트 저널>을 꼼꼼하게 읽어 뜻밖의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변명했다.
480
[금융시장의 야수; 파생상품]의 저자인 알프레드 스타이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파생상품은 금융공황의 다이너마이트이고, 이 공황을 동시에 전세계로 전파시키는 도화선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뇌관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인물들은 다른 시각을 갖고 있어 장외시장 옵션상품을 노상방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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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텀캐피털의 사태는 한마디로 이 펀드가 딛고 서 있는 논리의 파산을 의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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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시장 이외에 적용된 효율적 시장가설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주주가치의 스톡옵션,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 등을 산출하는 각종 모델뿐만 아니라 주가지수옵션 등도, '주가는 시장의 효율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섬뜩한 공상에 근거해 만들어진 개념들이다.
493
케인즈도 투기를 벌여 큰돈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는 머턴과 숄즈와는 달리 시장은 본질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저서 [일반이론]에서 그는 투기란 시장의 심리변화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퀴즈게임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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