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g.daum.net/gaeulai/62
문제아를 만드는 참 쓸쓸한 규칙
모래밭 아이들 / 하이타니 겐지로 / 양철북
이 책의 저자 하이타니 겐지로가 작가이면서 존경 받는 스승으로 기억되는 것은
교단에서 뿐만 아니라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는 그의 참 스승상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학교가 있다.
학교에는 교사가 있고 또 규칙이 있다.
교사는 그들이 앞서 배운 지식을 제자들에게 가르친다.
그런데 그 가르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학교는 학생들이 해서는 안 되는 규칙을 만들었다.
법이 존재하지 않았던 옛 원시시대에 비해 법이 만들어진 이후 인간들의 범죄는 늘어나고
법은 필요이상으로 자꾸 만들어진다.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지켜야 할 규칙들은 거의가 학생의 입장에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통제하기 쉽게 만들어졌다.
일테면
어떤 이유로든 지각을 하면 벌을 받아야 하고(교사들은 지각을 해도 된다)
복장을 통일 해야 하며(교사들은 자유복장이다)
학생들은 좋아하는 수업을 더 들을 수 없고 싫어 하는 수업을 듣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은 적성이나 개인의 능력에 상관 없이 똑 같은 숙제를 하고 똑 같은 시험을 봐야 한다.
학생들은 머리 길이를 정해진 대로 쩗게 깎아야 하고
정해진 곳 외에는 출입을 해서는 안 된다.
그 밖에 수 없이 많은 규제가 있다.
위의 사항을 어기는 행동을 하는 학생은 문제아로 구분된다.
그런 문제아만 따로 모아놓은 <문제아 반>에 방송국 일을 그만두고 유기농업을 하다가 늦게 교사가 된 <임시교사> 구즈하라 준이 담임이 된다.
문제아 반에 임시 교사는 어찌보면 딱 어울리는 조합이다.
구즈하라 준은 문제아로 찍힌 아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시시한 수업시간에는 수업을 듣는 대신 만화를 그리는 니시 분페이
두발규제에 항의해서 등교를 거부하는 호시노 도시오
선생들로 부터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한 가난하고 병약한 아이 간바라 미치꼬
사사건건 반항 하는 가지 요시오
.............................
3학년 C반 학생들은 선생들이 등을 돌리는 문제아만 따로 모아 놓은 반이고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문제아 반은 새로 온 임시교사가 담임이 됐다.
선생은 말한다.
"너희도 담임을 선택 할 수 없고 나도 학생을 선택 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불합리한 관계다."
그렇게 출발한 교사와 학생들에게서는 쉴새 없이 일이 벌어진다.
임시교사 구즈하라 준은 C반 아이들에게서 다른 아이들(일테면 모범생)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강한 개성과 주관을 보게 된다.
그들은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고 불합리한 규칙에 대항하는 용기를 가진 아이들인 것이다.
문제는 아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선생들에게 있음을 알게 된다.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학생들이 배우고 변화 할 수 있는 교육을 위해 노력 하지 않는
패배주의에 빠진 너무 많은 교사들
아이들의 불행을 알면서도 권력과 물욕에 약해 잘못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 교사
사소한 것 까지 간섭하고 지도해야 할 만큼 학생들을 믿지 못하는 교사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고 권위로 누르려고만 하는 교사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 하지 않는 교사들
구즈하라 준은 수업에 거의 흥미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특방( 특별한 수업)을 한다.
그는 교과서를 줄줄 읽어 주는 대신 다른 책을 가져와서 아이들에게 읽어 주고 아이들은 특방에 관심을 갖는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 처럼 원래부터 문제아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은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잘못된 일을 보면 그 어떤 권력 앞에서도 용감하게 말 할 수 있는 용기와
잘못된 오랜 규범 속에서 자신을 지켜나가는 꿋꿋함과
그리고 어느 때 그들이 원하는 스승을 만날 때 까지 기다리는 인내심
을 가진 아이들이다.
어른들은 반성해야 한다.
아이들을 통제 하려 하지 말고
그들이 타고 난 개성을 잘 키워 나가도록 해야 하며
사소한 잘못을 크게 나무라지 말아야 하며
상처를 주지 말고 상처 받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어른으로 어른들의 잘못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어른들을 반성하게 한다.
아이들이 믿을 수 있는 어른들이 교사가 되어야 함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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