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금오신화 - 김시습

억스리 2009. 4. 12. 22:24
⑴ 만포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①줄거리
산 남자와 죽은 여자의 사랑을 그린 애정 소설이며, 구조유형상 명소설(명혼소설) 또는 시애소설(시애소설)이라고 한다. 전라도 남원에 사는 양생(양생)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만복 사의 구석방에 서이 외로이 지내며 배필 없음을 슬퍼하던 중 부처와 저포 놀이를 해서 이긴 대가로 아름다운 처녀를 얻었다. 그 처녀는 얻었다. 그 처녀는 ‘오구의 난’에 부모를 이별하고 정절을 지켜 3년간 궁벽한 곳에 묻혀서 배


필을 구하던 터였다. 둘은 부부관개를 맺고 며칠 간 열렬한 사랑을 나누다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양생은 약속한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딸을 대상을 치르러 가는 양반집 행차를 만나, 자기와 사랑을 나눈 여자가 3년 전에 죽은 그 집 딸의 혼령임을 알았다. 여자는 양생과 더불어 부모가 베푼 음식을 먹고 나서 저승의 명을 거역할 수 없다며 사라지고 양생은 홀로 귀가했는데, 어느 날 밤 여자의 말소리가 들리기를, 자신을 타국에 가 남자로 태어났으니 당신도 불도를 닦아 윤회를 벗어나라고 했다. 양생은 여자를 그리워하며 다시 장가들지 않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약초를 캐며 지냈는데, 그 마친 바를 알 수 없었다.

②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인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주적인 성격을 보여주면서 산 남자와 죽은 여자를 사랑을 통해 강렬한 삶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생인(생인)과 사자(사자)의 사랑은 살아있는 이승과 저승의 사랑을 다룬 것은 현실의 남녀간의 사랑보다 더욱 강렬한 의지를 표현하고 그 의지를 좌절시키려 드는 세계의 횡포를 고발하는데 더욱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작풍의 결말은 비극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통이나 도교적 초월로 보기도 한다. 죽은 여자는 민간 속신에 나타나는 문자 그대로의 귀신이 아니라 역설적인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귀신이 아니라 역설적인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작자의 논설에 나타난 사상과 일치한다. 현실적·일원론 세계관에 입각해 현실을 깊이 있게 주시하면서 현실이 지닌 문제점을 드러내준다는 점에서 현실주의적·사실주의적 경향을 띠며,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학적 가치와 사설사적 의의를 지닌 작품이다.


⑵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①줄거리
송도에서 사는 이생(이생)이라는 총각이 학당에 다니다가 노변에 있는 양반집의 딸인 최씨녀를 알게 되어 밤마다 그 집 담을 넘어 다니며 애정을 키워갔다. 아들의 행실을 눈치챈 이생의 부모가 이생을 울주(울주)의 농촌으로 보내 버리자 둘은 서로 만나지 못해 애태우다가 최씨녀의 굳은 의지와 노력으로 양가부모의 허락아래 혼인을 하였다. 이생이 과거에 급제함으로 써 행복이 절정에 달하였으나 홍건적의 난으로 양가 가족이 죽고 이생만 살아남아 슬픔에 잠겨 있는데 죽은 최씨부인이 나타났다. 이생은 그가 이미 죽은 여자인 줄 알면서도 열렬히 사랑한 나머지 의심하지 않고 반갑게 맞아 수년간을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 날 최씨부인의 뼈를 찾아 묻어준 뒤 하루같이 그리워하다가 병을 죽었다.

②이해와 감상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우리나라 사람을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자주적인 성격을 지닌 작품이다. 전반부는 주인공이 효라는 도덕규범을 파괴해가면서까지 힘겹게 사랑을 성취해 가는 과정이고, 후반부는 강렬한 사랑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좌절되어가는 과정이다. 이 두 과정을 통하여 소외된 자아 고독이 표현되어 있다. 죽은 여자는 민간전설에 나타나는 문자 그대로의 귀신이 아니라 역설적인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작자의 논설이 사상과 일치하다. 산 사람과 죽은 사랑의 사랑은 살아있는 남녀간의 사랑보다 강렬함을 표현하고 세계의 횡포를 고발하는 데 더욱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결말의 비극성과 더불어 작품의 비극적 성격이 특히 뚜렷한 작품이다. 현실적·일원론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그려내준다는 점에서 현실주의적·사실주의적 경향을 띠며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학적 가치와 소설사적 의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된다.


⑶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①줄거리
개성의 상인 홍생(홍생)이 달밤에 술에 취하여 대동강 부벽루에 올라가 고국의 흥망을 탄식하는 시를 지어 읊었더니 한 아름다운 처녀가 나타나 홍생의 글재주를 칭찬하면서 음식을 대접하였다. 홍생이 처녀와 시로써 회답하며 즐기다가 신분을 물었더니 처녀는 위만에게 나라를 빼앗긴 기자의 딸로서 천상계에 올라가 선녀가 되었는데, 달이 밝자 고국 생각이 나서 내려왔다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기씨녀는 홍생의 청을 받고 긴 시 한 수를 더 읊었는데, 그 내용은 자기들의 사랑의 아름다움과 고국의 흥망성쇄에 관한 것이었다. 그 뒤 기씨녀는 천명을 어길 수 없다며 사라지고 홍생은 귀가하여 기씨녀는 천명을 어길 수 없다며 사라지고 홍생은 기씨녀의 주선으로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는 내용의 꿈을 꾸고 세상을 떠났다.

②이해와 감상
평양을 배경으로 하고 역사적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써 토속적인 성격 및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이며, 남녀간의 사랑을 제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작자인 「만복사저포기」 및 「이생규장전」과 동일하나 정신적 사랑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들과 구별된다. 불의와 폭력에 의하여 정당한 삶과 여사가 좌절되는 아픔을 표현한 작품이어서 짙은 우수가 서려 있다. 귀가한 주인공이 기씨녀를 그리워하다가 죽은 것으로 되어 있어 작품이 비극적 성격을 지니나 죽어서 신선이 되었다고 함으로써 그러한 성격이 다소 약화되어 있다. 이 작품의 해석과 평가에는 여러 가지 견해가 엇갈려 있다. 작품에서 나타난 사건이 수양대군이 왕위를 빼앗은 역사적 사건의 우의라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선녀와 연애 및 선계로의 승화를 현실도피로 보고 그것은 작자의 현실주의적 사상과 모순되는 것이기에 작품은 결국 작자의 정신적 갈등을 반영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모순에 찬 세계의 대결을 통하여 역설적 진실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견해도 있고, 작품을 도가적(道家的) 문화의식의 투영으로 해석하여 작품에 나타난 갈등을 동이족(東夷族)의 문화적 우월감과 함께 여사 의식을 바탕으로 한 극렬한 민족문화적 민족저항의 분한이라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⑷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①줄거리
경주에 사는 박생(박생)은 유학으로 대성하겠다고 포부를 지니고 열심히 공부하였으나 과거에 실패하여 불쾌감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러나 뜻이 높고 강직한 데다 인품이 훌륭하여 주위의 칭찬을 받았다. 그는 귀신·무당·불교 등의 이단에 빠지지 않고자 유교정전을 읽기도 하고, 세상의 이치는 하나뿐이라는 내용의 철학 논문 「일리론(一理論)」을 쓰기도 하여 끗을 더욱 확고하게 다졌다. 어느날 꿈에 저승사자에게 인도되어 염부주라는 별세계에 이르러 염왕과 사상적인 담론을 벌였다. 유교·불교·미신·우주·정치 등 다방면에 걸친 문답을 통하여 염왕과 의견일치에 이름으로써, 자신의 지식이 타당한 것임을 재확인하였다. 염왕은 박생의 참된 지식을 칭찬하고 그 능력을 안정하여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선위문(선위문)을 내려주고는 세상에 잠시 내려주고는 세상에 잠시 다녀오라고 하였다. 꿈을 깬 박생은 가사를 정리하고 지내다가 얼마 뒤 병이 들었는데, 의원과 무당을 물리치고 조용히 죽었다.

②이해와 감상
작품에 나타난 염왕은 작자가 자신의 사상이 타당한 것임을 입증해 보이기 위하여 설정한 가상적인 존재가 이것을 매개로 하여 그 타당성을 입증된 사상은 그게 나누어 세 가지이다.
첫째는 유교가 불교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그러한 주장에 곁들어 불교의 미신적 타락상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유교사상은 주인공의 기본사상이자 작자의 기본 입장이기도 하다.
둘째는 세계관에 관한 것으로 세계에는 현실 세계에만 존재할 뿐 천당. 지옥. 저승같은 별세계가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세상의 이치도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즉, 미신적. 신비주의적 세계관을 부정하고 현실적 비합리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는 정치적 견해로 폭력과 억압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자에 대하여, 백성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경고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사상의 타당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러한 사상에 투철한 유능한 인물을 받아들이지 않는 그릇된 세상을 은연중 비판하고 있다. 작자의 깊은 사상을 집약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나 사상을 밀도 있게 다룬 최초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5)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①줄거리
글에 능하여 그 재주가 조정에까지 알려진 한생이 어느 날 꿈속에서 용궁으로 초대되어 갔다. 용왕이 새로 지은 누각의 상량문을 지어주었더니, 용왕은 그 재주를 크게 칭찬하고 잔치를 뻬풀어 대접하였다. 잔치가 끝난 뒤 용왕의 호위로 한생은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한 물건들을 골고루 구경하였다. 하직할 때 용왕은 구슬과 비단을 선물로 주었다. 꿈에서 깬 한생은 이 세상의 명리를 구하지 않고 명산으로 들어가 자취를 감추었다.

②이해와 감상
작품의 중심적인 내용은 주인공이 꿈을 자신이 지닌 지적인 능력을 발휘해 보이고 환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꿈에서 깬 뒤에는 세상의 명리를 구하지 않고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되어 있어 작품은 지적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자 하나 세상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에서 오는 작가의 의도적 불만을 나타낸 작품이다. 작자는 어릴 때 탁월한 글재주를 인정받아 조정에 초대되어 가서 세종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작자의 전기적 사실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것으로 흔히 해석되고 있다. 작품의 기본적인 성격은 『금호신화』에 실린 다른 작품들의 경향과 유사하나 문제의식은 비교적 깊지 않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4. 글의 특징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을 등장인물로 하여 한국인의 풍속사상·감정을 표현하였다. 소재와 주재가 특이한 관개로 결합되어 훌륭한 문학적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 소재가 귀신·염왕·용왕·염부주 같은 비현실적인 것인데, 이러한 소재가 작품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수단으로 작용하면서 오히려 주제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구실을 한다. 김시습은 인간 속성을 논설을 통해 일체 부정했을 뿐 아니라 작품 구조 속에서도 그런 것이 실재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 않다. 그는 작품에서 귀신을 통해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별세계를 통해 별세계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비현실적 소재를 교묘하게 이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현실적인 문제를 더욱 생생하게 표현하고 거기에 내포된 주인공과 세계의 대결을 더욱 날카롭게 부각시켜 문제의식을 부여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고도의 창작기교의 하나인 역설법으로, 그 역설은 주인공의 요구를 용납 않으려는 세계의 횡포와 고기에 맞서 세계를 거부하고 개조하여 세계와의 화합을 이루고자 하는 주인공의 간절한 소망을 동시에 반영하였다.
결말 처리 방식이 특이하다. 주인공들은 끝에 가서 하나 같이 세상을 등지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대부분이 고전소설에 종결부가 행복한 결말로 종결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주인공이 세상에 대해 던지는 것은 운명에 대한 순서이거나 패배가 아니라 그릇된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비장한 결말의 표현이다. 표현 형식에 있어서 유려한 문어체 문장이나 시에 의해 애상이 서정적으로 미화되고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구성 또한 정교함을 지니고 있다. 시가 다량 삽입되어 인물의 심리와 분위기 표현에 독특한 효과를 낮고 있다. 시의 다량삽입은 서정시가 국문학을 주도하던 조선전기의 문학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인공이 대체로 작가자신을 본보기로 하여 만들어진 인물이고 따라서 자전적 성격을 지닌다. 또 많은 사건이 특정한 역사적 사실을 본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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